법주사 승려들 ‘세븐 포커’ 도박 사건…검찰, 벌금형 구형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천년 고찰 법주사에서 승려들이 도박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며 불교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주사 승려 6명에게 검찰이 벌금 400만∼700만 원을 구형했다.

23일 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 등 승려 6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사찰 내부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세븐 포커’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사찰 내 일부 승려들이 지속적으로 도박 행위를 해왔다는 내부 고발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이들이 다른 승려 1명과 함께 약식기소돼 벌금 300만∼800만 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며 사안이 다시 법정에서 다뤄지게 되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전 법주사 주지 스님 B씨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B씨가 도박을 하는 승려들의 행위를 알고도 방조한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B씨는 사찰 내 도박 방조뿐만 아니라, 2015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마카오를 비롯한 해외 카지노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슬롯머신 등 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가 승려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원정

도박까지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불교계에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은 2020년 한 신도가 청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되었다. 고발장에는 일부 승려들이 사찰이라는

종교적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도박 행위를 해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고발은 당시 불교계 내부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고,

법주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검찰은 "도박 행위는 승려라는 종교인의 신분에 걸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체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들의

행위는 신도들 및 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겼기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반응도 뜨겁다. 일반 신도들뿐만 아니라 불교계 내부에서도 승려들의 도박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수행자로서의 기본적인 책임을 망각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신도들은 사찰의 자정 노력과 승려들의

윤리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씨 등 승려 6명에 대한 선고 공판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전 주지 B씨와 관련된 해외 도박 혐의 재판도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종교인들의 도덕성과 신뢰를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 내부에서도 이 사건을 계기로 종교 지도자들의 윤리 의식 강화와 사찰 운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