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선수 야구에 진심이었다는 평가 받고 싶어"…추신수가 우리 곁을 떠난다, '다시 태어나도 야구' [MD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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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바라보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국제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2021년 SSG 랜더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발을 내디뎠고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시애틀에서 긴 시간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치를 쌓은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06년 중반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뒤 빅리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09년 156경기 175안타 20홈런 21도루 86타점 87득점 타율 0.300 OPS 0.946을 마크하며 아시아 메이저리그 선수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2010년에도 22홈런, 22도루를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20-20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2시즌까지 클리블랜드에서 뛰었던 추신수는 2013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로 이적하게 됐는데, 154경기 162안타 21홈런 54타점 107득점 타율 0.285 OPS 0.885를 마크했다. 단일 시즌 274출루를 기록하며 FA 대박을 예고했다.
이후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81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텍사스에서 아시아 빅리거 최초 사이클링히트, 52경기 연속 출루 등의 기록을 세웠다. 52경기 연속 출루는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장 연속 출루 기록이자, 텍사스 구단 단일 시즌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SSG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추신수는 7년 간의 텍사스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에 대해 "냉정하게 저를 평가하면, 뭔가 하나 특별히 특출난 것이 없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5툴이라고 하면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가 정말 듣고 싶은 것은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그거 하나면 제가 했던 모든 야구 인생을 보답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데뷔했을 타석이 가장 기억난다. 제가 어려서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것을 외적으로 하자면, 빅리그 마지막 타석인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관중 없이 경기를 했다. 텍사스 팬들에게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못하면서 7년의 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아쉬웠다. 당시 부상 때문에 방망이를 쥘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텍사스에서의 마지막을 벤치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조건 번트만 하겠다고 약속하고 했다"고 밝혔다.추신수는 이후 SSG와 계약을 맺으며 프로 생활 처음으로 KBO리그 무대를 뛰게 됐다. 2021년 그는 137경기 122안타 21홈런 25도루 69타점 84득점 타율 0.265 OPS 0.860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20-20클럽 가입자였다.
이후 022시즌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를 꼈다. 112경기 106안타 16홉런 58타점 77득점 타율 0.259 OPS 0.812라는 성적을 남기며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및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2023시즌에는 112경기 97안타 12홈런 41타점 65득점 타율 0.254 OPS 0.777을 마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한 추신수는 은퇴 시즌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78경기 71안타 5홈런 37타점 40득점 타율 0.281 OPS 0.776을 기록했다.
올 시즌 추신수의 정규 시즌 마지막 타석은 지난 9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 시즌 최종전이었다. 대타로 나와 팬들과 마지막 인사 시간을 가졌다.
당시 추신수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관중석에 있던 아내 하원미 씨와 딸 추소희 양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SSG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진행된 은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당시를 회상한 추신수는 "감정이 복받쳤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것을 경기 중에 표현하기 싫어서 많이 참았다. 텍사스 때 인사 못한 것에 너무 후회됐다"며 "한국에서 짧으면 짧고 길면 긴 4년 동안 보냈다. 팬들께 인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구단과 많이 상의했다. 한 달 동안 훈련을 못 했는데, 그때 점수 차이가 크게 나서 그런 기회가 생겼다. 마지막 타석 좋은 결과는 없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팬들과 인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시즌 추신수는 각 구장을 돌며 경기 전 은퇴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시차가 있음에도 일찍 일어나서 제 경기를 보기 위해 아침을 시작했다는 말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며 "이번에 은퇴 사인회를 하며 마음에 와닿았던 말이 멀리 있어서 못볼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볼 수 있어서 감사하는 말이었다. 옹호와 질타를 많이 받았는데, 질타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에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지 곰곰이 생각하겠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추신수는 "다음 생에 태어나도 야구하겠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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