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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이 진짜 좋구나" 155㎞ 쾅→위기 삭제, 오승환 없지만 또 다른 '돌직구 투수'의 발견 [P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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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사진  벳조이28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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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구=안호근 기자] 삼성 김윤수가 13일 LG와 PO 1차전 7회초 2사 1,2루에서 삼진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7-4 3점 차로 쫓긴 7회초 2사 1,2루. 타석엔 32홈런 타자 오스틴 딘. 그러나 결과는 3구 삼진이었다. 김윤수(25)의 시속 155㎞ 빠른 공에 헛스윙이 나왔고 최대 승부처에서 삼성이 완전히 승기를 굳히게 된 장면이었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10-4 대승을 거뒀다.

승리의 요인으로 구자욱과 김영웅, 르윈 디아즈까지 홈런 3방으로 6점을 뽑아낸 화끈한 타선과 선발 데니 레예스의 6⅔이닝 3실점(1자책) 호투도 있었지만 위기를 완벽히 틀어막은 김윤수의 깜짝 쾌투도 결코 빼놓을 수 없었다.
홈런 3방으로 일찌감치 7-1로 크게 앞서간 삼성이지만 7회 위기를 맞았다. 레예스가 안타 2개를 허용한 뒤 송은범에게 공을 넘겼는데 투수 맞고 굴절되는 타구가 나와 주자 만루가 됐다.

이어 3차전 선발로 내정돼 있는 좌완 이승현까지 마운드에 올렸으나 디아즈의 포구 실책으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신민재에게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점수는 7-4,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졌다.

역투를 펼치는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설상가상 타석엔 올 시즌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을 기록한 LG의 강타자 오스틴이 나섰다. 삼성 벤치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최고 시속 158㎞의 김윤수를 투입한 것. 위력적인 속구가 강점이지만 제구 불안 이미지를 안고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투수였기에 더욱 예상하기 힘든 선택이었다.

초구부터 타자를 압박했다. 한가운데 초구 속구 150㎞를 뿌렸고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타이밍을 빼앗은 김윤수는 2구로 25㎞ 차이가 나는 커브로 카운트를 잡았다. 공격적으로 투구에 나섰다. 3구도 패스트볼이었고 이번에도 오스틴의 방망이는 허공을 맴돌았다. 전광판엔 시속 155㎞가 찍혔고 위기를 막아낸 김윤수에게 만원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LG로선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됐다. 이날의 가장 큰 승부처였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에 투수 파트와 의논을 했다. 우리 불펜진에서는 김윤수 선수가 구위가 제일 좋다. 걱정은 볼넷인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1루가 비어 있는 위기 상황 때, 삼진을 잡아야 한다면 원 포인트 식으로 쓰기로 했는데 확실하게 우리가 구상했던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아주 오늘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윤수는 2020년 12홀드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해 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고 그해 4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올 시즌 상무에서 14경기에 나서 74이닝을 소화했고 8승 3패 평균자책점(ERA) 2.43, 피안타율도 0.228에 불과했고 39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동안 탈삼진 86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박진만 감독은 "상무에서 수술 후 제구가 매우 안정됐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김윤수가 오스틴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지난 7월 15일 전역 후 팀에 합류했으나 다시 제구가 말썽을 부렸고 4경기에서 승패 없이 ERA 10.13에 그쳤다. 긴 호흡으로 제구 안정화에 힘썼고 가을야구를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매우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더니 결국 가을야구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경기 후 만난 김윤수는 "정신없이 올라갔다. 2아웃 1,2루에서 오스틴을 보고 어떻게든 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투구했다"며 "마지막 공으로 저도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민호 형이 그 사인을 내주셔서 생각하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진을 잡아낸 김윤수는 마치 승리를 확정짓는 세이브를 올린 것처럼 포효했다. 그만큼 간절히 바라고 원하던 그림이었기 때문이었을 터. 그는 "첫 경기이고 팀이 일단 이겨야 하기에 위기 상황에서 막아내 그런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삼진이 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 느꼈다. '자신감을 갖고 계속 이렇게 투구하면 팀 승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제구가 잡힌 김윤수'라는 말은 상상으로만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앞두고 특별히 공을 들였고 결국 어느 정도의 성과로 이어졌다. 김윤수는 "전역하고도 제일 큰 문제가 제구력이었다. 직구 제구가 많이 안 돼 연습을 많이 했고 후반에 들어오면서 계속 연습을 했던 게 잘 나오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1군에 다시 올라오고 나서부터 직구에 자신감이 붙다 보니까 직구가 잘 들어갔고 연습경기까지 마친 뒤엔 더 자신감을 찾았고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 대한 점수는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박한 평가를 했다. 8회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강판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욕심도 크다. 김윤수는 "다음에는 좀 더 집중을 해야 될 것 같다. 더 좋은 공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윤수가 13일 PO 1차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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