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전 그날처럼, 요코하마 기적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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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지도자로 일본시리즈 제패… 51세 미우라 감독
감독님 만세 -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야구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11대2로 꺾고 2패 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베이스타스 인스타그램
지난 3일 막을 내린 2024 일본 프로야구(NPB) 일본시리즈는 극적이었다. 정규 시즌 센트럴리그 3위(71승69패3무·승률 0.507)로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상위 팀들을 ‘도장(道場) 깨기’처럼 차례로 격파하고 패권을 차지한 것. 마지막 일본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 1위 팀 소프트뱅크 호크스. 91승49패3무(승률 0.650)로 정규 시즌에서 요코하마보다 20번 더 이긴 팀이다.
그 과정도 극적이었다. 센트럴리그 2위이자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파이널 시리즈에 진출했다. 여기서 리그 1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3연승을 거둔 뒤 다시 2연패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6차전에서 3대2 역전승을 따내며 기어이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에선 소프트뱅크에 홈 1~2차전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지는 듯했으나 후쿠오카 원정 3연전을 모조리 승리하면서 기세를 장악한 뒤 홈에서 열린 6차전에서 소프트뱅크를 11대2로 대파하면서 2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일본시리즈 역대 우승팀 중 가장 낮은 정규 시즌 승률(0.507) 팀이란 진기록도 세웠다.
그 우여곡절을 이끈 지휘자는 ‘요코하마의 대장’ 미우라 다이스케(51) 감독. 요코하마에서만 33년째. 1998년 요코하마가 마지막으로 일본시리즈 패권을 차지할 때 그는 마운드를 지켰고, 이번엔 감독으로 영광을 쟁취했다. 일본 나라현 가시하라시 출신인 미우라는 1991년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70번으로 요코하마에 입단했다. 보통 일본 프로야구에서 드래프트 4라운드 아래 지명된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첫해인 1992년을 2군에서 보낸 미우라는 1993년 임시 선발로 찾아온 등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0과 3분의 1이닝 완투승 1번 포함 3승을 거두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1994년 주춤했지만 1995년 주축 투수로 섰다. 이후 2009년까지 14시즌간 매년 140이닝 안팎을 소화하며 마운드 대들보로 버텼고, 1998년 12승7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일본시리즈 정복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 뒤 요코하마는 비틀댔다. 2002년 센트럴리그(6팀) 최하위로 추락한 뒤 2012년까지 두 번을 제외하곤 다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우라는 2005년 리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하면 몰락한 팀 재건을 위해 애썼다. 그러나 2012년과 2014년 5위, 2015년 다시 최하위. 미우라는 2008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요코하마를 떠날 수 있었지만 팬들의 간절한 호소를 접하곤 팀에 남았다. 다른 우수 선수들은 다 떠났지만 그는 달랐다.
전성기 강속구로 타자들을 요리하던 미우라는 나이가 들면서 기교파 투수로 변신하면서 40세가 넘도록 팀 에이스 노릇을 했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변화구를 다양화하면서 생존했다. 2012년 39세 나이에 9승9패 2.86, 2014년부터는 1군 투수 코치를 겸임했고 2016년 43세가 될 때까지 요코하마 수호신을 자처했다. 이후에도 그는 지도자 연수를 거쳐 2018년 투수 코치, 2020년 2군 감독, 2021년 1군 감독으로 올라설 때까지 요코하마를 계속 지켰다.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
감독 취임 첫 해는 순탄치 않았다. 감독 취임 첫해 초반 8경기에서 2무 6패를 당하더니 그해 또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원성이 들끓었지만 구단은 ‘레전드’를 좀 더 믿어보기로 했다. 그 신뢰는 성과로 돌아왔다. 2022년 센트럴리그 2위, 2023년 센트럴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팀을 올려놓았다. 다만 마지막 단추는 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첫 단계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것.
올 시즌도 성과를 못 내면 감독 자리를 내놓아야 할 상황에서 출발은 암울했다. 에이스 ‘던지는 철학자’ 이마나가 쇼타가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로 떠나고 외국인 에이스 트레버 바워마저 멕시코로 이적했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9연패를 당하며 쓰러지나 싶었으나 9월 들어 기세를 회복했다. 행운도 따랐다. 리그 1위 경쟁을 하던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9월 5승20패라는 역대급 부진을 보이면서 자멸한 틈을 잘 파고들었다. 9월 초 히로시마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3위 자리를 낚아 챘다.
그리고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극적인 한 해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미우라는 “감독으로서 최고의 팬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감독님 만세 -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야구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11대2로 꺾고 2패 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베이스타스 인스타그램
지난 3일 막을 내린 2024 일본 프로야구(NPB) 일본시리즈는 극적이었다. 정규 시즌 센트럴리그 3위(71승69패3무·승률 0.507)로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상위 팀들을 ‘도장(道場) 깨기’처럼 차례로 격파하고 패권을 차지한 것. 마지막 일본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 1위 팀 소프트뱅크 호크스. 91승49패3무(승률 0.650)로 정규 시즌에서 요코하마보다 20번 더 이긴 팀이다.
그 과정도 극적이었다. 센트럴리그 2위이자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파이널 시리즈에 진출했다. 여기서 리그 1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3연승을 거둔 뒤 다시 2연패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6차전에서 3대2 역전승을 따내며 기어이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에선 소프트뱅크에 홈 1~2차전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지는 듯했으나 후쿠오카 원정 3연전을 모조리 승리하면서 기세를 장악한 뒤 홈에서 열린 6차전에서 소프트뱅크를 11대2로 대파하면서 2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일본시리즈 역대 우승팀 중 가장 낮은 정규 시즌 승률(0.507) 팀이란 진기록도 세웠다.
그 우여곡절을 이끈 지휘자는 ‘요코하마의 대장’ 미우라 다이스케(51) 감독. 요코하마에서만 33년째. 1998년 요코하마가 마지막으로 일본시리즈 패권을 차지할 때 그는 마운드를 지켰고, 이번엔 감독으로 영광을 쟁취했다. 일본 나라현 가시하라시 출신인 미우라는 1991년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70번으로 요코하마에 입단했다. 보통 일본 프로야구에서 드래프트 4라운드 아래 지명된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첫해인 1992년을 2군에서 보낸 미우라는 1993년 임시 선발로 찾아온 등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60과 3분의 1이닝 완투승 1번 포함 3승을 거두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1994년 주춤했지만 1995년 주축 투수로 섰다. 이후 2009년까지 14시즌간 매년 140이닝 안팎을 소화하며 마운드 대들보로 버텼고, 1998년 12승7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일본시리즈 정복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 뒤 요코하마는 비틀댔다. 2002년 센트럴리그(6팀) 최하위로 추락한 뒤 2012년까지 두 번을 제외하곤 다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우라는 2005년 리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하면 몰락한 팀 재건을 위해 애썼다. 그러나 2012년과 2014년 5위, 2015년 다시 최하위. 미우라는 2008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요코하마를 떠날 수 있었지만 팬들의 간절한 호소를 접하곤 팀에 남았다. 다른 우수 선수들은 다 떠났지만 그는 달랐다.
전성기 강속구로 타자들을 요리하던 미우라는 나이가 들면서 기교파 투수로 변신하면서 40세가 넘도록 팀 에이스 노릇을 했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변화구를 다양화하면서 생존했다. 2012년 39세 나이에 9승9패 2.86, 2014년부터는 1군 투수 코치를 겸임했고 2016년 43세가 될 때까지 요코하마 수호신을 자처했다. 이후에도 그는 지도자 연수를 거쳐 2018년 투수 코치, 2020년 2군 감독, 2021년 1군 감독으로 올라설 때까지 요코하마를 계속 지켰다.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
감독 취임 첫 해는 순탄치 않았다. 감독 취임 첫해 초반 8경기에서 2무 6패를 당하더니 그해 또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원성이 들끓었지만 구단은 ‘레전드’를 좀 더 믿어보기로 했다. 그 신뢰는 성과로 돌아왔다. 2022년 센트럴리그 2위, 2023년 센트럴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팀을 올려놓았다. 다만 마지막 단추는 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첫 단계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것.
올 시즌도 성과를 못 내면 감독 자리를 내놓아야 할 상황에서 출발은 암울했다. 에이스 ‘던지는 철학자’ 이마나가 쇼타가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로 떠나고 외국인 에이스 트레버 바워마저 멕시코로 이적했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9연패를 당하며 쓰러지나 싶었으나 9월 들어 기세를 회복했다. 행운도 따랐다. 리그 1위 경쟁을 하던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9월 5승20패라는 역대급 부진을 보이면서 자멸한 틈을 잘 파고들었다. 9월 초 히로시마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3위 자리를 낚아 챘다.
그리고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극적인 한 해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미우라는 “감독으로서 최고의 팬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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