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9억 투수 미쳤다' 다저스 역대 2번째 WS 기록 세웠다…"공 움직임만 봐도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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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중앙 외야에서 야마모토의 공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더라고요."
LA 다저스 동료 토미 에드먼이 한 말이다. 다저스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왜 그가 현재 빅리그 최고 몸값 투수인지 월드시리즈 데뷔전에서 증명해 냈다.
야마모토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86구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월드시리즈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야마모토는 부상 복귀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지면서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저스는 4-2로 승리하면서 월드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양키스 강타선에 밀리지 않는 구위를 자랑했다. 야마모토는 직구(42개)에 커브(21개)를 적극적으로 섞으면서 스플리터(11개), 슬라이더(8개), 커터(4개)를 던졌다. 평소보다 커브 비중을 높이면서 양키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데 주력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8마일(약 158㎞)까지 나왔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야마모토가 등판을 마쳤다. 그는 월드시리즈 첫 등판에서 3억2500만 달러(약 4519억원)에 계약한 투수다웠다. 6⅓이닝을 던졌고, 단 1안타(후안 소토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했으며 2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고 마지막 11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한 뒤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떠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야마모토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MLB.com의 사라 랭스는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역사상 6이닝 이상 투구하면서 1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역대 11번째 투수다. 다저스에서는 역대 2번째로 2018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 등판했던 리치 힐이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야마모토는 몸값을 향한 기대가 무색한 정규시즌을 보냈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투수 FA 역사상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했고, 계약 기간 역시 12년으로 투수 FA 역대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그런데 정규시즌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2패, 90이닝, 105탈삼진, 평균자책점 3.00에 그쳤다. 어깨 부상으로 3개월 가까이 이탈해 포스트시즌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복귀했는데, 포스트시즌에 전력투구가 가능할지 물음표가 가득했던 게 사실이다.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 등판 3경기에서는 1승, 12⅓이닝, 평균자책점 5.11에 그치고 있었다. 5이닝-70구 이상의 투구는 어려운 상태였다.
야마모토의 포스트시즌 4번째 등판은 훨씬 안정적이었다. 1-0으로 앞선 3회초 후안 소토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시속 95.2마일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던졌는데, 오른쪽 담장 너머로 야속하게 뻗어갔다. 야마모토가 이날 양키스에 허용한 첫 안타이자 마지막 안타였고, 1-1이 됐다.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동점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지켜보고 있다.
다저스 타선은 곧장 야마모토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3회말 2사 후 베츠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3-1로 거리를 벌렸다. 이어 월드시리즈 1차전 연장 10회 끝내기 만루포의 주인공인 프리먼이 백투백 홈런으로 이틀 연속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며 4-1까지 도망갔다.
야마모토는 3점 리드를 안고 더더욱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6회초에도 야마모토를 믿고 마운드에 올렸고, 야마모토는 글레이버 토레스-소토-애런 저지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뒤 포효했다. 7회초에도 야마모토는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좌완 불펜 앤서니 반다와 교체됐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야마모토는 오늘 환상적이었다. (투수 교체 시점은) 야마모토가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지켜봤는데,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 6월) 양키스전으로 야마모토가 7회에 등판한 적이 없었는데, 야마모토가 76구까지는 던진 적이 있어서 빌드업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해 그대로 뒀다. 정말 스탠튼까지만 잡아주길 바랐다. 딱 한 타자만 더"라며 임무를 완수한 야마모토를 칭찬했다.
중견수로 나섰던 에드먼은 "야마모토는 오늘 정말 좋은 투구를 펼쳤다. 정말 공격적이었다. 중앙 외야에서 그의 공을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계속해서 타자들의 밸런스를 잘 무너뜨렸고, 진짜 잘 던졌다. 양키스는 정말 좋은 타선인데, 6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했으니까. 지켜보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는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며 엄지를 들었다.
야마모토는 호투를 펼친 소감과 관련해 "모든 게 좋았다. 로케이션과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높이 등 오늘은 모든 게 다 좋았다. 내가 홈런을 허용하면서 동점이 됐는데, 그 이후 득점 지원을 받았다. 그래서 계속해서 실점하지 않고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저 집중하려 했다. 타자 한 명을 상대할 때마다 그 타자만 집중했다. 그래서 내가 원할 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월드시리즈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말할 때는 아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야마모토는 "여러 감정이 섞였던 것 같다. 매우 고대했던 순간이었기에 행복했는데, 경기에 나섰을 때는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 연합뉴스/AP통신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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