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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야구의 역사' 추신수의 진심…"PS 출전 어려울 듯, 뒤에서 응원할 생각"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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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추신수가 마지막 타석을 소화한 후 이숭용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역사로 남은 SSG 랜더스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추신수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대타로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령탑의 요청에 선수단 주장직까지 맡았다. 구단도, 선수도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꿈꿨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추신수가 더그아웃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하지만 추신수는 후반기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9월 10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 이후 열흘 넘게 결장했고, 그 사이 시간이 꽤 흘렀다. 자연스럽게 추신수의 잔여경기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24일 문학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선수와) 많이 이야기했다. 마지막 홈경기만큼은, 한 타석만큼은 나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포스트시즌에 가면 그 고민도 해야 하겠지만, 마지막 한 타석이라도 나갈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 마지막이라는 건 늘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 같다. (추)신수는 더할 것이다. 멋있게 보내주고 싶었는데, 몸이 좋지 못해서 안타깝고, 아쉽고 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이날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추신수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비교적 팀이 여유로운 상황이라면 추신수의 대타 기용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SSG로선 추신수를 기용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다행히 SSG와 추신수가 원하는 대로 경기의 흐름이 전개됐다. 경기 초반 대량득점이 나오면서 두 팀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SSG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SSG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이숭용 감독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추신수가 모습을 드러낸 건 팀이 7-1로 앞선 8회말 1사였다. 추신수는 헬멧을 벗은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또 KBO리그에서 뛴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추신수는 1구 스트라이크, 2구 볼을 지켜본 뒤 3구를 건드려 2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이후 더그아웃에서 나온 동료들이 도열해 추신수를 반겼고,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추신수는 "무관중 경기였던 텍사스에서의 마지막과 만원 관중으로 들어찬 한국에서의 마지막은 확실히 온도 차가 있었다. 사실 이게 그리웠다. 내가 박수를 받는 것보다 거기에 있는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메시지만 전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서 매우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인사를 할 수 있게 됐고, 그런 기회를 주신 감독님게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면 스스로 나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고맙게도 (최)정이가 홈런을 2개 쳐줬다. 사실 정이도 내가 나가길 엄청 바랐다. 그런 상황이 아니면 나가기 힘들지 않겠냐고 했는데, 내가 나갈 기회를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SSG 추신수가 내야땅볼로 아웃된 후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SSG 추신수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자 아내 하원미씨와 딸 소희양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추신수는 동료들과 사령탑의 축하를 예상치 못한 눈치였다. 그는 "꽃다발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고, 프런트에서도 전혀 언질이 없었다.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돌아서는데,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며 "정말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 나라지만,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와서 어떻게 보면 내게는 다 새로운 것들인데, 동생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줘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가족들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었다. 추신수는 "(가족들을) 보지 못했다. 드류 앤더슨이 내게 이야기해줬다. 오늘 경기 전에 아마로 대타로 나갈 수 있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했는데, 전화를 하던 중 (아내가) 글썽이더라"며 "근데 나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어떻게 보면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게 욕심 아닐까. 한 달 정도 훈련도 못하고 경기도 뛰지 못하면서 선수들과 동행만 했는데, 노력 없이 뭔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건 욕심인 것 같다. 결과보다도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또 추신수는 딸이 우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는 질문이 나오자 "딸이 매우 냉정한 아이인데, 안 울 텐데"라고 웃은 뒤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아빠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미국에서는 오늘 자고 내일 되면 다른 도시로 가야 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항상 이사를 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학교도, 친구도 항상 바뀌었다. 정말 고생 많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SSG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추신수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6시즌 1652경기 1671안타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96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성적을 남겼으며, KBO리그(2021년~올해) 통산 439경기 396안타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51도루 266득점 OPS 0.812를 올렸다. 또 추신수는 2021년에는 KBO리그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으며, 최고령 타자 출전·안타·타점·도루·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21년부터 4년간 KBO리그에서 뛴 추신수의 소감은 어떨까. 그는 "올해 4년째인데, 한 10년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을 경험한 건 1년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전부였는데, 한국에 살면서 기사로만 보고 들었던 것보다 더 좋은 게 많다는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끈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말했지만, 그것보다도 선수 본인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싶다. 워낙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고,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아니겠나. 가을야구가 가까워지면서 선수들이 좀 더 힘을 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추신수가 5위 결정전에서는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자신은 뛰지 않고 후배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겠다는 게 추신수의 생각이다.

추신수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팀이 가을야구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선수로 가을야구를 하는 건 좀 어려워 보인다. 팀이 이 자리에 올 수 있게끔 뛴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난 뒤에서 (선수들을) 응원할 생각이다. 감독님과 좀 더 구체적으로 의논해야 하지만, 지금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쉬고 싶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추신수가 마지막 타석을 소화한 후 이숭용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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