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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하성 데려오고 싶다"는데,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SD 비극의 짝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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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은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유격수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공개적으로 김하성의 잔류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재정적 여건이 이를 뒷받침할지는 미지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LA 다저스의 벽에 막힌 샌디에이고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맛봤다. 3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섰지만, 4·5차전을 연이어 내주면서 결국 다저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성공이라는 시즌 평가도 있지만, 샌디에이고로서는 내심 아쉬운 결과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시즌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최대한 보강하는 한편, 전력 이탈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역시 팀 내에서 가장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 취득 예정자인 김하성(29)의 거취에 관심이 몰린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한 김하성은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발돋움했다. 당장 올해 팀의 주전 유격수였다.

김하성은 유격수는 물론 2루수와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고, 세 포지션에서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유격수 포지션에서 리그 평균을 살짝 웃도는 공격력, 그리고 한 시즌 30도루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발이 있다. 가치가 높은 선수다. 시즌 전 북미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은 김하성의 가치를 총액 1억5000만 달러 수준으로 봐 큰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꼭 1억5000만 달러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통해 본 김하성의 최근 환산 가치는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이었다. 연간 2000만 달러만 잡는다고 해도 계약 기간 5년이라면 1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연장 계약에 저돌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하나의 이유로도 풀이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이만한 돈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A.J 프렐러 단장은 22일(한국시간) 취재진과 2024년 시즌을 결산하는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여러 결산이 있었던 가운데 김하성의 거취도 하나의 화제가 됐다. '디 애슬레틱',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을 다시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2021년 계약 당시 김하성과 샌디에이고는 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2025년 약 800만 달러 수준의 상호 옵션을 넣었다. 이는 양쪽 모두 동의해야 발동되는 옵션이다. 샌디에이고는 이 옵션 실행을 원하겠지만, 김하성 측이 이를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시장에 나가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받은 어깨 수술의 회복이 관건이지만 김하성 측은 "수술이 아주 잘 됐다"면서 내년 4월 내 복귀를 자신하고 있다.

일단 프렐러 단장은 옵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인정했다. 옵션 실행을 원한다고 선수 측에 통보할 것이라는 것이다.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은 재능이 있는 선수다. 시즌 마지막에 그가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것은 (우리에게) 큰 타격이었다. 에너지가 넘치고, 영리하며 여러 위치에서 좋은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고 김하성의 비중을 설명하면서 "볼넷을 얻을 수 있고 홈런을 치고 도루까지 할 수 있는 선수다. 우리는 그를 가치 있는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모든 관계자들이 김하성의 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정작 김하성은 2025년 옵션을 거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프렐러 단장은 일단 김하성의 거취 여부에 따라 2025년 유격수 포지션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힌트도 남겼다. 김하성이 극적으로 남는다면 유격수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김하성이 재활 복귀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 다만 김하성이 떠나면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한다. 혹은 데뷔를 유격수로 했지만 어깨 부상과 공격력 극대화를 이유로 외야로 전향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유망주 시절 특급 유격수 재능으로 뽑혔으나 팀 포지션 교통 정리 때문에 정작 중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잭슨 메릴을 유격수로 옮길 수도 있다.

다만 타티스 주니어는 유격수 수비에서 계속 문제를 지적받았고, 메릴의 경우는 아직 풀타임 유격수 경험이 없다. 두 선수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그냥 지금 위치를 지키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잰더 보가츠는 유격수보다는 2루수로 보고 있다는 시선이 뚜렷하다. 결국 김하성이 떠나면 샌디에이고는 새로운 유격수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잡을 만한 돈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수많은 장기 계약자들이 있고, 이들 탓에 샌디에이고는 페이롤의 유동성이 떨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팀 연봉을 1억8000만 달러 아래로 맞추기 위해 고된 다이어트를 했던 경험도 있고, 마이클 킹과 같이 장기적으로 붙잡아놔야 할 선수들도 더러 있다. 샌디에이고의 러브콜이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김하성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선임하며 이번 FA 시장에 나서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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