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할-5경기 10삼진' 오타니, 얼마나 극적인 드라마를 쓰려고 이러나… 우상 만나 혼쭐, 화풀이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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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는 디비전시리즈에서는 2차전 이후 침묵하며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 14일부터 메츠와 7전 4선승제의 챔피언십시리즈에 돌입하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남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앞길에는 브레이크가 없어 보였다. 50-50 달성 이후에도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전력 질주해 결승점에 골인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한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뛴 6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자기 혼자 잘한다고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는 오타니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옆동네인 LA 다저스의 손을 잡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다저스는 매년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강팀이다. 오타니는 팀의 전력 보강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10년 총액 7억 달러 중 6억8000만 달러를 지불 유예로 돌리기도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의 열망이 활활 타올랐다.
그런 오타니의 첫 포스트시즌 성적에 큰 관심이 쏠린 가운데 시작은 약간 저조하다.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경기에 모두 선발 리드오프로 나간 오타니는 타율 0.200, 출루율 0.273,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23에 그쳤다. 아직 5경기 샘플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대단했던 정규시즌 성적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하다. 역시 포스트시즌은 쉽지 않다.1차전에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릴 때까지만 해도 기세가 좋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자신의 우상이자, 니혼햄 출신이기도 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에 막히면서 타격감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다르빗슈를 상대로 오타니는 안타를 쳐 내지 못했고, 3차전과 4차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5차전에서도 다르빗슈를 상대로 3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하는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만회할 기회가 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벼랑에 몰렸던 다저스가 4차전 8-0 승리에 이어 5차전에서도 2-0으로 이기고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제 다저스는 14일(한국시간)부터 뉴욕 메츠와 7전 4선승제의 챔피언십시리즈를 펼친다. 메츠는 올해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 6번 시드다. 그러나 밀워키, 필라델피아를 연이어 잡고 올라와 지금 기세가 최강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또한 13일 공식 기자 회견에서 "시즌 초반의 메츠와 지금 메츠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경계를 드러냈다.
1번 시드이기는 하지만 다저스도 구멍이 많다. 특히 선발진이 고민이다.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 잭 플래허티, 워커 뷸러까지 세 명의 선발 투수만 썼다. 전략이 그런 게 아니라 쓸 선발이 죄다 부상으로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4차전에는 불펜데이를 했다. 챔피언십시리즈를 앞두고 소폭의 로스터 조정은 있을 것으로 보이나 획기적인 전력 가세는 없다. 불펜이 강력하다고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는 디비전시리즈와 달리 7전 4선승제다. 5전 3선승제는 불펜에 의존한 야구를 할 수 있지만, 7전 4선승제는 안 된다. 다저스는 이제 타선이 화끈하게 타올라야 하고, 오타니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다르빗슈와 작별을 고하니 또 일본인 투수와 만나는 것도 흥미롭다. 메츠는 1차전 선발로 '유령 포크볼러' 센가 코다이(31)를 예고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계약한 센가는 2023년 시즌 29경기에서 166⅓이닝을 던지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2.98의 대단한 성적을 거두면서 메츠의 실질적인 에이스 몫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상으로 망쳤다. 시즌 전부터 오른 어깨가 좋지 않아 우려를 모으더니, 어깨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는 종아리를 다쳤다. 그 결과 올 시즌은 선발 1경기 출전에 그쳤다.
▲ 메츠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센가 코다이
다만 포스트시즌에서 공을 던질 만한 컨디션은 된다. 100구까지는 아니어도 오프너 몫은 할 수 있다는 게 메츠의 계산이었다. 그렇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했다.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 2이닝 동안 1실점했다. 당시 투구 수는 31개였다. 다저스와 경기에서도 30~50구 정도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리드오프로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오타니와는 두 번 정도 만날 수 있다.
센가는 정해진 투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있는 힘껏 전력 투구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저스 타선이 강한 것을 인정하면서 정교하게 던져야 한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센가는 "다저스뿐만 아니라 빅리그에는 좋은 타자들이 정말 많다. 실투를 던지면 어떤 타자든 칠 수 있다"고 경계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제구를 정교하게 해야 하고, 타자마다 최선을 다해 상대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오타니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떤 투수도 이 시점에 상대 타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보통 영웅의 서사시에는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시련을 극복하며 끝내 원하는 것을 성취해야 클라이막스의 짜릿함도 더해진다. 오타니가 그 짜릿한 가을 서사를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양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은 14일 오전 9시 15분부터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잭 플래허티를, 메츠는 센가 코다이를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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