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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침묵에 빠뜨린' 오현규 "국민들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해드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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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기자회견하는 오현규. (영종도=연합뉴스)



스트라이커 오현규(헹크)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아시안컵에 나선 오현규지만 조규성(미트윌란) 등과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많이 받지는 못했다.

요르단과 4강전에서도 벤치에서 대표팀이 무력하게 0-2로 패하는 광경을 바라만 봐야 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흘러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킥오프한 요르단과 재대결에서 오현규는 한을 풀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6분 주민규(울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는 후반 23분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2-0 승리에 한몫했다.
전반 38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투지를 잃지 않고 자국 선수들을 응원한 요르단 홈팬들도 오현규의 득점 이후에는 추격 의지가 사라졌는지 함성도 점차 잦아들었다.

오현규는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컵 때도 많이 뛰지 못했는데, 우리가 요르단전에서 지는 모습을 밖에서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요르단전에 정말 뛰고 싶었다. 이렇게 골을 넣어 우리 국민들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해드리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이후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고,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물리적 충돌이 알려지는 등 한국 축구는 거센 풍파를 겪었다.

한국 축구의 '격랑기' 속에서 오현규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전 소속팀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입지를 잃은 오현규는 한동안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헹크(벨기에)로 둥지를 옮기고, 8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아 8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요르단에서는 A매치 첫 골도 신고했다.

오현규는 "꿈에 그리던 데뷔골을 넣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선수 모두가 잘 준비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따내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선수는 선발로 뛰고 싶다. 감독님께서 어떻게 선택하시든 나는 존중한다"며 "1분을 뛰든, 90분을 뛰든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이후 8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온 오현규는 "지금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훈련할 때나 아닐 때나 선수들이 함께 어울린다"며 "하나가 됐다는 게 느껴졌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경기 전부터 했다"고 돌아봤다.

상승세를 탄 오현규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라크와 월드컵 예선 4차전 홈 경기 출격을 준비한다.

오현규는 "이라크전이 정말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일지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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