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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표정도 망연자실… 3780억 유격수 치명적 알까기, LAD-SD 벼랑 끝 승부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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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시즌 타격 성적이 썩 좋지 않은 잰더 보가츠는 10일 LA 다저스와 4차전에서 7회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추가점의 빌미를 주고 고개를 숙였다.
▲ 김하성 없이 포스트시즌 내야를 구성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8월 19일(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상대 견제 때 1루로 귀루하다 오른 어깨를 다친 김하성(29·샌디에이고)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올 시즌 팀에 돌아오지 못했다.

당초 큰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고, 김하성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갈 때까지만 해도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김하성의 조기 복귀를 낙관하고 있었다. 실제 김하성은 타격 훈련은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송구를 할 때 좀처럼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수술을 받는다는 마지막 소식과 함께 올 시즌 샌디에이고 로스터에서 빠졌다. 시즌 아웃이다.

그러나 김하성은 여전히 팀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선수들과 동행하며 홈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규정상 큰 문제는 없다.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며 정 들었던 동료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샌디에이고가 이길 때는 활짝 웃고, 반대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으면 김하성의 표정도 굳는다.
10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김하성이 웃을 틈이 없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에 투·타 모두에서 압도당하며 0-8로 졌다. 2·3차전에서 이겨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4차전에서 완패하며 부담이 커졌다. 샌디에이고는 이제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5차전에 모든 것을 건다.

이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본 김하성의 표정은 좀처럼 풀어질 기회가 없었다. 3차전까지만 해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지켜봤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팀은 1회부터 무키 베츠에게 솔로포를 맞더니, 2회 2점을 더 내주고 끌려갔다. 이후 3회 윌 스미스에게 투런포를 맞고 경기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카메라에 잡힌 김하성의 표정도 무표정에 가까웠다.

그래도 6회까지는 0-5로 뒤져 아직 찬스가 있었던 샌디에이고다.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한 이닝에 4점 이상을 내는 빅이닝이 적지 않았다. 다저스도 이날이 불펜데이고, 팀이 가장 신뢰하는 불펜 투수들을 경기 초·중반 승부처에서 많이 소진해 후반이 불안했다. 하지만 7회 3점을 더 내주며 경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실책이 그 중심에 있었다.

1사 후 맥스 먼시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윌 스미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스미스의 타구 속도도 느리지 않았고, 스미스의 걸음이 빠르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병살로 연결시키기 충분했다. 그런데 옆으로 움직이며 공을 잡으려던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이를 잡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리면서 1루 주자 맥스 먼시가 죽기는커녕 3루까지 내달렸다. 이닝이 끝나야 하는데 1사 1,3루가 된 것이다.

▲ 김하성의 수비력과 보가츠의 공격력을 모두 살리려던 샌디에이고의 구상은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인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잃고 있다.


다저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토미 에드먼이 스퀴즈 번트를 대 1점을 짜냈다. 샌디에이고는 완디 페랄타를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개빈 럭스가 우월 투런포를 쳐 8-0으로 달아나며 샌디에이고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물론 보가츠도 아주 나쁜 수비수가 아니고, 유격수 수비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그러나 수비력에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과 자리를 바꾸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 됐다. 그런데 김하성이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이 유력해지면서 결국 보가츠가 유격수로 다시 오게 됐고, 이날 실책을 저지르며 쐐기점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보가츠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다. 샌디에이고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약 378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입단 이후 공격력이 뚝 떨어졌다. 2022년 OPS(출루율+장타율)가 0.833이었던 보가츠는 지난해 OPS 0.790, 올해는 어깨 부상에 시달리는 통에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도 못하며 111경기에서 타율 0.264, 11홈런, 44타점, OPS 0.688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머물렀다.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온 포스트시즌에서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10일까지 6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타율 0.182, 출루율 0.217, 1홈런, 4타점, OPS 0.581로 성적이 좋지 않다. 부상을 당하기 전 김하성의 타격 컨디션이 뚜렷하게 올라오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김하성-보가츠 키스톤 라인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김하성은 없고, 이제 보가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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