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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침묵 다저스 아무것도 아니네!' SD 10-2 압승…다르빗슈 7이닝 쾌투&루키 메릴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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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가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줬다. 왜 가을야구에 에이스가 필요한지 증명한 투구였다. ⓒ 연합뉴스/AP통신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 잭슨 메릴이 홈런 포함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펄펄 날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비트 LA'에 성공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침묵한 LA 다저스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샌디에이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10-2로 완승했다. 샌디에이고는 1차전에서 다저스에 5-7로 역전패했지만, 2차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홈으로 이동해 3차전을 치르게 됐다.

샌디에이고는 루이스 아라에스(1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매니 마차도(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잰더 보가츠(유격수)-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데이비드 페랄타(지명타자)-카일 히가시오카(포수)가 선발 출전했다. 아라에스가 지명타자에서 1루수로 옮기면서 1차전 1루수였던 도노반 솔라노가 빠졌고, 페랄타가 대신 지명타자로 들어왔다. 선발투수는 다르빗슈 유였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개빈 럭스(2루수)-토미 에드먼(중견수)-미구엘 로하스(유격수)로 1차전과 동일하게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잭 플래허티였다.

다르빗슈가 지배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다저스 타선의 핵심인 오타니를 막은 게 컸다. 다르빗슈는 올해 정규시즌 오타니와 맞대결에서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압도했는데, 이날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꽁꽁 묶으면서 다저스 타서의 폭발을 막았다. 다르빗슈는 7이닝 82구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타자들이 날아다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루키 메릴이 경기를 지배했다. 메릴은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메릴 외에도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 히가시오카, 페랄타까지 홈런 레이스를 펼치면서 다저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 LA 다저스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
▲ 샌디에이고 타선에 불을 붙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시리즈 1승1패 균형을 맞추려는 샌디에이고의 반격이 초반부터 거셌다. 플래허티가 샌디에이고 강타자들에게 계속해서 큰 한 방을 허용했다. 1회초 1사 후 타티스 주니어가 좌월 솔로포를 터트려 1-0 선취점을 뽑았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시속 92.9마일짜리 직구를 걷어 올렸다.

1회말 좌익수 프로파의 환상적인 수비가 나왔다. 1사 후 베츠가 좌월 홈런을 터트리며 1-1 균형을 맞추나 싶던 차였다. 프로파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 담장을 이미 넘어간 타구를 글러브를 쭉 뻗어 낚아챘다. 홈런 타구를 잡으려던 다저스 팬들과 싸움에서 이긴 프로파는 다저스 팬들을 응시하며 방방 뛰었다. 다저스 팬들은 프로파의 호수비를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로파는 미국 현지 중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 평상 소원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홈런을 훔치고 싶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해냈다니 정말 엄청난 일"이라며 기뻐했다. 다만 팬들과 포구 경쟁이 달갑진 않았던 듯하다. 팬들을 응시하는 세리머니를 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 프로파는 "팬들과 타구를 잡기 위해 싸워야 했다. 그들이 내 글러브를 쳤다"며 자칫 놓칠 수도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샌디에이고는 초반부터 분위기로 다저스를 압도하며 나아갔다. 2회초에는 페랄타가 나섰다. 선두타자 메릴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2사 후에 페랄타가 홈런포를 가동했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낮게 떨어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월 투런포로 연결해 3-0으로 앞서 나갔다.

다르빗슈에게 꽁꽁 묶여 있던 다저스 타선은 2회말 수줍은 반격에 성공했다. 에르난데스와 먼시의 연속 안타가 터지고, 스미스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로 연결했다. 다르빗슈는 최대 위기에서 최소 실점으로 버텼다. 럭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1이 됐지만, 2사 1, 2루에서 에드먼을 1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다저스가 더 달아나지 못한 대가는 컸다. 6회초 선두타자 타티스 주니어가 사구로 출루하고, 프로파가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 마차도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1사 1, 2루가 된 가운데 다저스는 플래허티를 내리고 앤서니 반다를 투입하면서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다는 메릴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메릴은 좌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4-1로 거리를 더 벌렸다. 기분 좋은 타점을 올린 메릴은 6회말 수비에서도 일을 냈다. 다르빗슈가 오타니와 베츠를 연달아 범타로 돌려세운 가운데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타석에 섰다. 에르난데스는 중견수 담장 앞으로 힘 있게 뻗어 가는 타구를 날렸는데, 중견수 메릴은 침착하게 타이밍을 재다 날아올라 뜬공으로 처리했다. 샌디에이고는 말 그대로 다 되는 날이었다.

▲ LA 다저스 팬들이 주릭슨 프로파에게 야유를 보내고, 야구공을 던지면서 경기를 지연시켰다.
▲ 마운드에 앉아 12분 동안 기다린 다르빗슈 유.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다르빗슈 유에게 꽁꽁 묶였고, 오타니가 묶이자 다저스 타선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7회말 샌디에이고 수비를 앞두고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플래허티와 마차도가 계속 말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이번에는 좌익수 프로파가 관중석을 향해 몇 마디를 내뱉은 순간 관중석에서 야구공이 날아왔다. 다저스 경비 요원들은 외야수 프로파와 메릴, 타티스 주니어를 마운드 쪽으로 들어오도록 하면서 안전을 확보하려 했고 성난 팬들이 진정할 때까지 '경기장 안에 물건을 던지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계속 내보냈다.

마운드에 12분 동안 앉아서 팬들이 진정하길 기다렸던 다르빗슈는 조금 영향을 받은 듯 선두타자 에르난데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다음 3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큰 타격 없이 임무를 마쳤다.

오히려 8회초 샌디에이고 타선에 더 불이 붙으면서 다저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2사 후 마차도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메릴이 좌중월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6-1로 거리를 벌렸다. 이어 보가츠까지 좌중간 담장 너머로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면서 7-1로 거리를 더 벌렸다.

샌디에이고는 8회말 좌완 태너 스콧을 투입했다. 좌타자인 오타니를 잡기 위한 계산이 깔린 선택이었다. 선두타자 에드먼이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로하스가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쳐 1사 1루가 됐다. 오타니는 4번째 타석에 들어섰는데, 무기력하게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이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베츠마저 3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다저스는 도저히 반격할 수가 없었다.

샌디에이고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9회초 히가시오카의 중월 솔로포와 타티스 주니어의 중월 투런포를 더해 10-1까지 도망가면서 다저스타디움을 텅 비게 만들었다. 다저스는 9회말 맥시의 솔로포가 뒤늦게 터졌으나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 환호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
▲ LA 다저스 팬들의 야유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은 더 끈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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