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KT' 허경민, 드디어 털어놓다…"눈물 많이 흘렸다, 두산 팬들께 죄송"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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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FA 이적생 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의 팬페스티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뜨거운 고백이었다.
프로 입단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내야수 허경민은 친정 두산 베어스와 새 소속팀 KT 위즈에 진심을 전했다.
허경민은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2012년 1군에 데뷔한 뒤 원클럽맨으로 두산서 활약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첫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그는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두산 잔류를 택하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동안 20억원을 받는 조항을 포함했다. 2024시즌을 마치고 다시 FA가 된 허경민은 장고 끝에 두산과의 '+3년' 계약 대신 FA 시장으로 나왔다. KT가 내민 손을 잡았다.허경민은 23일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KT의 2024 팬페스티벌에 참석했다. 행사 도중 취재진과 만난 그는 "모든 게 다 새롭다. 유니폼은 아직이고 구단 점퍼만 이번에 입어봤는데 정말 KT 선수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에서 수원으로 오는 길이 남달랐다.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는데 팬분들이 너무나 환영해 주시는 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하다.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팬 사인회 야수조에도 속해 KT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났다. 허경민은 "환영한다는 말과 내년에 잘해달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김상수, 오재일 등 친분이 깊은 동료들이 꽤 있다. 반대로 처음 보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허경민은 "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아직 이름을 모르는 선수들도 있다. 하루빨리, 차근차근 친해지다 보면 좋은 경쟁 및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 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KT 위즈 FA 이적생 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의 팬페스티벌에서 사인회에 임하고 있다. KT 위즈
외부에서 본 KT는 어떤 팀이었을까. 허경민은 "늘 강팀이라 생각했다. 경기할 때마다 까다로웠다"며 "투수진이 무척 좋고 타선에서도 빈틈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항상 상대하기 어려웠던 팀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허경민의 주 포지션은 3루다. 그간 KT의 3루는 황재균이 꾸준히 지켜왔다. 허경민은 "(황)재균이 형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커리어를 갖고 계신다. 나도 이 팀을 선택할 때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형과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 형을 이기고 3루를 맡고 싶어 KT에 온 것이 아니다. 이 팀이 더 많이 승리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게끔 돕기 위해 왔다. 포지션은 감독님이 결정해 주시는 것이고 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 시절 4대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유격수도 가능할까. 허경민은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어느 포지션을 하겠다. 할 수 있다'고 말할 시기가 아닌 듯하다"며 "내년 스프링캠프 첫날 좋은 몸 상태로 합류할 수 있게 몸을 잘 만들겠다. 그 외엔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두산에선 등 번호 13번을 사용했다. 허경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웬만하면 등 번호는 그대로 쓰고 싶다. 내겐 13번이 무척 의미 있다"며 "현재 13번이 문용익 선수인 걸로 아는데 양보해 준다면 선물을 주려 한다. 따로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번호를 바꾸려 한다고 들었는데, 조금 더 기다렸다가 내게 소정의 선물을 받고 바꾸면 재테크가 될 듯하다. 선물은 무엇을 원하는지 대화해 보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KT 위즈 FA 이적생 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의 팬페스티벌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KT 위즈
친정 두산을 떠올리자 목소리가 사뭇 진지해졌다. 허경민은 "(이적 결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무척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나에 대한 KT의 진심이 느껴졌다. KT에서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고, 계속 주셨다"며 "처음엔 '왜 그러시지' 싶었는데 정말 나를 원한다는 걸 느꼈다. 우승하고 싶고, 내가 필요하다는 말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허경민은 "두산 베어스 팬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게 화나신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계약 후 눈물도 많이 흘렸다. 두산에 대한 감사함과 죄송함이 섞인 눈물이었다. 이제 KT에 왔으니 이곳에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한때 두산엔 '90즈'가 주축이었다. 1990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인 허경민과 정수빈(두산), 박건우(NC 다이노스)가 팀을 이끌었다. 이젠 세 선수 모두 소속팀이 달라졌다. 정수빈은 여전히 두산 소속이고, 박건우는 2022년 NC로 FA 이적했다.
허경민은 "사실 (정)수빈이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항상 내가 함께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고맙고 미안하다. 수빈이와는 대화를 잘 마쳤다"며 "말하면서 많이 슬펐다. 정말 힘들고 슬펐던 것 같다. 수빈이는 참 고마운 친구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건우, 수빈이와 같이 뛰었을 때 그 친구들은 내게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같은 존재였다. 서로를 끌어주며 즐겁게 야구했다. 정말 고마웠단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이제 본격적인 새출발을 준비한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KT 위즈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뜨거운 고백이었다.
프로 입단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내야수 허경민은 친정 두산 베어스와 새 소속팀 KT 위즈에 진심을 전했다.
허경민은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2012년 1군에 데뷔한 뒤 원클럽맨으로 두산서 활약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첫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그는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두산 잔류를 택하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동안 20억원을 받는 조항을 포함했다. 2024시즌을 마치고 다시 FA가 된 허경민은 장고 끝에 두산과의 '+3년' 계약 대신 FA 시장으로 나왔다. KT가 내민 손을 잡았다.허경민은 23일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KT의 2024 팬페스티벌에 참석했다. 행사 도중 취재진과 만난 그는 "모든 게 다 새롭다. 유니폼은 아직이고 구단 점퍼만 이번에 입어봤는데 정말 KT 선수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에서 수원으로 오는 길이 남달랐다.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는데 팬분들이 너무나 환영해 주시는 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하다.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팬 사인회 야수조에도 속해 KT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났다. 허경민은 "환영한다는 말과 내년에 잘해달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김상수, 오재일 등 친분이 깊은 동료들이 꽤 있다. 반대로 처음 보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허경민은 "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아직 이름을 모르는 선수들도 있다. 하루빨리, 차근차근 친해지다 보면 좋은 경쟁 및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 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KT 위즈 FA 이적생 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의 팬페스티벌에서 사인회에 임하고 있다. KT 위즈
외부에서 본 KT는 어떤 팀이었을까. 허경민은 "늘 강팀이라 생각했다. 경기할 때마다 까다로웠다"며 "투수진이 무척 좋고 타선에서도 빈틈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항상 상대하기 어려웠던 팀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허경민의 주 포지션은 3루다. 그간 KT의 3루는 황재균이 꾸준히 지켜왔다. 허경민은 "(황)재균이 형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커리어를 갖고 계신다. 나도 이 팀을 선택할 때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형과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 형을 이기고 3루를 맡고 싶어 KT에 온 것이 아니다. 이 팀이 더 많이 승리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게끔 돕기 위해 왔다. 포지션은 감독님이 결정해 주시는 것이고 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 시절 4대 유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유격수도 가능할까. 허경민은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어느 포지션을 하겠다. 할 수 있다'고 말할 시기가 아닌 듯하다"며 "내년 스프링캠프 첫날 좋은 몸 상태로 합류할 수 있게 몸을 잘 만들겠다. 그 외엔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두산에선 등 번호 13번을 사용했다. 허경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웬만하면 등 번호는 그대로 쓰고 싶다. 내겐 13번이 무척 의미 있다"며 "현재 13번이 문용익 선수인 걸로 아는데 양보해 준다면 선물을 주려 한다. 따로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번호를 바꾸려 한다고 들었는데, 조금 더 기다렸다가 내게 소정의 선물을 받고 바꾸면 재테크가 될 듯하다. 선물은 무엇을 원하는지 대화해 보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KT 위즈 FA 이적생 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의 팬페스티벌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KT 위즈
친정 두산을 떠올리자 목소리가 사뭇 진지해졌다. 허경민은 "(이적 결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무척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나에 대한 KT의 진심이 느껴졌다. KT에서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고, 계속 주셨다"며 "처음엔 '왜 그러시지' 싶었는데 정말 나를 원한다는 걸 느꼈다. 우승하고 싶고, 내가 필요하다는 말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허경민은 "두산 베어스 팬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게 화나신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계약 후 눈물도 많이 흘렸다. 두산에 대한 감사함과 죄송함이 섞인 눈물이었다. 이제 KT에 왔으니 이곳에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한때 두산엔 '90즈'가 주축이었다. 1990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인 허경민과 정수빈(두산), 박건우(NC 다이노스)가 팀을 이끌었다. 이젠 세 선수 모두 소속팀이 달라졌다. 정수빈은 여전히 두산 소속이고, 박건우는 2022년 NC로 FA 이적했다.
허경민은 "사실 (정)수빈이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항상 내가 함께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고맙고 미안하다. 수빈이와는 대화를 잘 마쳤다"며 "말하면서 많이 슬펐다. 정말 힘들고 슬펐던 것 같다. 수빈이는 참 고마운 친구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건우, 수빈이와 같이 뛰었을 때 그 친구들은 내게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같은 존재였다. 서로를 끌어주며 즐겁게 야구했다. 정말 고마웠단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은 이제 본격적인 새출발을 준비한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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