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서 뛰어 정말 즐거웠고 그리울 것"...'제2의 테임즈 기대→용두사미 엔딩' 페라자, 작별인사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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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24시즌 한화 이글스의 뜨거운 봄을 이끌었던 요나단 페라자(26)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페라자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올 시즌 활약이 담긴 영상과 함께 "한화에서 뛰는 것은 정말 즐거웠고, 그리울 것 같아요"라고 한글로 메시지를 올렸다. 한국식 손가락 하트 이모지 뒤에는 자신의 응원가의 가사인 "페 페 페 라자 오 오 오 오 홈런(pe pe pe raza oh oh oh oh home run)"을 영어로 적어 올리며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한화와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입성한 페라자는 2024시즌 초반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3월 8경기서 타율 0.517 4홈런7타점 OPS 1.617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한화를 7연승으로 이끌었다. 페라자의 활약 덕분에 한화는 한때 리그 순위표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기도 했다.
페라자가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공을 부술 듯 스윙하는 모습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제2의 테임즈', '한화의 테임즈'로 불린 페라자를 향해 팬들은 '그의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며 그를 복덩이로 여겼다.
KBO리그를 초토화할 것 같았던 페라자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4월 23경기서 타율 0.250 5홈런 18타점 OPS 0.802로 곧바로 주춤했다. 5월 23경기 타율 0.341 6홈런 17타점 OPS 1.059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부상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페라자는 5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구를 처리하다 펜스에 충돌하는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6월 8경기서 타율 0.259 1홈런 4타점 OPS 0.762로 거짓말처럼 내리막을 걸었다.
전반기 활약을 바탕으로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된 페라자는 홈런더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거포 본능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며 7월 19경기 타율 0.241 2홈런 11타점 OPS 0.690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8월에는 한때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등 타율 0.264 5홈런 8타점 OPS 0.807로 잠시 반등의 기미를 보였으나, 9월 18경기 타율 0.146 1홈런 5타점 OPS 0.489로 타격감이 바닥을 찍었다.
시즌 막판에는 출전 기회마저 뜸해졌다. 9월 29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한 페라자는 3구 연속 패스트볼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다 4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에 반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 장면이 페라자의 2024시즌 마지막 타석이 됐다.
용두사미로 시즌을 마감한 페라자는 122경기 타율 0.275 24홈런 70타점 OPS 0.850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올해 교체 없이 시즌을 치르며 규정타석을 채운 외국인 타자 7명 가운데 타율, 타점, 득점, 장타율, OPS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부상 전 뜨거웠던 타격감을 끝내 되찾지 못한 점, 시한폭탄 같은 수비력 등 마이너스 요소가 더 컸던 페라자는 한화와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FA로 영입한 엄상백의 보상선수로 올 시즌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장진혁을 KT에 내준 한화는 외국인 타자로 중견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OSEN, 한화 이글스 제공, 페라자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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