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품었다" 토트넘, 'SON 인종차별' 벤탄쿠르 징계에 항소하나..."다음 단계 고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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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로드리고 벤탄쿠르(27)의 인종차별 발언 징계에 불만을 품은 모양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팀들은 벤탄쿠르의 7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 충격을 받았다. 토트넘도 다소 당황했으며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벤탄쿠르는 같은 날 팀 동료이자 주장인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로 처벌받았다. 영국축구협회(FA)는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에게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FA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했고,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그런 뒤 그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도 여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뜻이 담긴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에 24시간짜리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나쁜 농담'이었다는 석연찮은 사과에도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그는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이를 알고 있다. 사과도 했다.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일로 하나가 됐다"라는 글을 올렸다.

침묵을 지키던 토트넘도 그제야 입을 열었다. 토트넘은 "구단은 문제가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도록 지원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다양성, 평등 등과 관련한 추가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손흥민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여기고 팀이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뒤늦게 입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벤탄쿠르는 두 번째 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니라 손흥민을 언급했던 인터뷰", "그는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했을 때 이번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 다 해결됐다", "나는 절대 절대 다른 사람을 언급한 적 없다. 오직 손흥민뿐이었다" 등의 말로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FA에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벤탄쿠르가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BBC'는 "FA는 인종, 출신국가,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FA 규정 제3조 제1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고, 벤탄쿠르는 '박싱 데이'를 앞두고 7경기 출전 징계를 받게 됐다. 그는 인종차별 의도가 아니라 기자를 비꼬기 위한 반어법이라며 황당한 변명을 내놨지만,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FA는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위원회는 행동이 입증됐다고 판단, 청문회 후 그에게 제재를 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안 그래도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FA컵, 리그컵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토트넘으로서는 대형 악재다. 벤탄쿠르가 부상에서 복귀한 후 최근 주전으로 올라서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벤탄쿠르의 7경기 출장 정지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의 라이벌 팀들은 FA의 결정에 충격받았다. 7경기 출전 정지는 일부 라이벌 클럽의 소식통들을 놀라게 했다. 인종차별적 범죄를 저지른 다른 선수들이 받는 처벌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이 항소할 가능성도 있다. 매체는 "토트넘과 벤탄쿠르가 본보기가 되었으며 손흥민의 지지와 벤탄쿠르 본인의 사과가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믿음이 존재한다. 토트넘은 판결에 항소할 권리가 있으며 다음 단계를 고려 중이다. 토트넘 구단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소 당황했으며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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