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에겐 논리적 반박 불가", HOF 만장일치 입성에 걸림돌 있다면 글쎄...다음 후보 푸홀스-카브레라-커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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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마지막 인사' 이치로 스즈키가 2019년 3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8회 교체되는 순간 모자를 벗고 인사하고 있다. 이치로가 뛴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기다. AP연합뉴스오타니 쇼헤이는 명예의 전당을 벌써 예약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AFP연합뉴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아시아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OF)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스즈키 이치로가 자격 첫 해를 맞아 드디어 HOF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는 19일(이하 한국시각)부터 2025년 HOF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에 새롭게 입후보한 선수는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비시아, 더스틴 페드로이아, 펠릭스 에르난데스, 카를로스 곤잘레스, 커티스 그랜더슨, 애덤 존스, 이안 킨슬러, 러셀 마틴, 브라이언 맥캔, 핸리 라미레즈, 페르난도 로드니, 트로이 툴로위츠키, 벤 조브리스트 등 14명이다.
이들 중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입성이 확실시된다. 이뤄놓은 업적이 워낙 뚜렷하고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오로지 관심은 이치로가 BBWAA 투표단 전원의 찬성으로 쿠퍼스타운에 들어가겠느냐에 모아진다. 역대 HOF 투표에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그는 자격 첫 해인 2019년 425명의 BBWAA 투표단 전원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았다. 파나마 출신인 리베라는 양키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활약하며 통산 65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역대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도 이듬해 입후보해 2년 연속 만장일치 헌액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397명 중 딱 1명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터는 훗날 "누가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는 관심 없다. 다만 짜증나는 것은 끊임없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그 질문에 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당 기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으니 그 이유나 심정을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는 얘기였다.
이치로 스즈키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를 이룬 전설이다. AP연합뉴스통산 630홈런을 때린 켄 그리피 주니어도 득표율 99.3%로 투표단 440명 중 3명으로부터 외면받았다. 13번의 올스타 선정,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7번의 실버슬러거, 한 번의 MVP, 무엇보다 스테로이드 시대를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버텨내며 630홈런을 때려낸 그 순수함도 만장일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톰 시버(98.8%), 놀란 라이언(98.8%), 칼 립켄 주니어(98.5%), 타이 콥(98.2%), 조지 브렛(98.2%), 행크 애런(97.8%), 토니 그윈(97.6%) 등 득표율 역대 '톱10'의 면면을 보더라도 만장일치의 의견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물론 이치로는 다른 케이스다. 일본서 '안타 기계'로 명성을 떨치고 태평양을 건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라운드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야구의 세계화라는 MLB 슬로건을 가장 폭넓고 오랜 기간 실천에 옮긴 것도 이치로의 중요한 업적이다.
이치로는 야구장에서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 실력을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컨택트 히터이자 리드오프, 우익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치로가 HOF에 입성하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으나, 지터와 마찬가지로 투표는 또 다른 상황이다. 400명 안팎의 투표단 가운데 다른 생각과 의견을 지닌 기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의 이치로 스즈키. AP연합뉴스앨버트 푸홀스가 2022년 9월 24일(한국시각) LA 다저스전에서 4회 통산 700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만장일치 HOF 회원은 하늘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 이치로가 실패한다면 최근 은퇴한 버스터 포지, 앨버트 푸홀스, 미구엘 카브레라, 은퇴가 임박한 저스틴 벌랜더, 클레이튼 커쇼, 맥스 슈어저는 물론 전성기를 구가 중이거나 거의 지나간 마이크 트라웃, 애런 저지, 무키 베츠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MLB.com은 '이치로가 일본 리그 출신이라는 점은 누군가 그를 선택하지 않는 유일하고 불행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는 미국에서의 문화적 영향력은 물론 일본 출신 야수가 미국에서 어떻게 성공하는지를 잘 증명했다'며 '올해 배포된 모든 투표 용지에 그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에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만장일치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만장일치로 HOF에 헌액될 수 있는 후보로 푸홀스, 카브레라, 벌랜더, 커쇼, 슈어저, 트라웃, 베츠를 언급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메이저리그 경력 10년이 안됐기 때문일 뿐 만장일치 후보가 아니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HOF 헌액 자격 중 하나는 10년 경력이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AFP연합뉴스
스즈키 이치로가 자격 첫 해를 맞아 드디어 HOF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는 19일(이하 한국시각)부터 2025년 HOF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에 새롭게 입후보한 선수는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비시아, 더스틴 페드로이아, 펠릭스 에르난데스, 카를로스 곤잘레스, 커티스 그랜더슨, 애덤 존스, 이안 킨슬러, 러셀 마틴, 브라이언 맥캔, 핸리 라미레즈, 페르난도 로드니, 트로이 툴로위츠키, 벤 조브리스트 등 14명이다.
이들 중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입성이 확실시된다. 이뤄놓은 업적이 워낙 뚜렷하고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오로지 관심은 이치로가 BBWAA 투표단 전원의 찬성으로 쿠퍼스타운에 들어가겠느냐에 모아진다. 역대 HOF 투표에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그는 자격 첫 해인 2019년 425명의 BBWAA 투표단 전원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았다. 파나마 출신인 리베라는 양키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활약하며 통산 65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역대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도 이듬해 입후보해 2년 연속 만장일치 헌액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397명 중 딱 1명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터는 훗날 "누가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는 관심 없다. 다만 짜증나는 것은 끊임없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그 질문에 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당 기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으니 그 이유나 심정을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는 얘기였다.
이치로 스즈키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를 이룬 전설이다. AP연합뉴스통산 630홈런을 때린 켄 그리피 주니어도 득표율 99.3%로 투표단 440명 중 3명으로부터 외면받았다. 13번의 올스타 선정,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7번의 실버슬러거, 한 번의 MVP, 무엇보다 스테로이드 시대를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버텨내며 630홈런을 때려낸 그 순수함도 만장일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톰 시버(98.8%), 놀란 라이언(98.8%), 칼 립켄 주니어(98.5%), 타이 콥(98.2%), 조지 브렛(98.2%), 행크 애런(97.8%), 토니 그윈(97.6%) 등 득표율 역대 '톱10'의 면면을 보더라도 만장일치의 의견을 받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물론 이치로는 다른 케이스다. 일본서 '안타 기계'로 명성을 떨치고 태평양을 건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라운드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야구의 세계화라는 MLB 슬로건을 가장 폭넓고 오랜 기간 실천에 옮긴 것도 이치로의 중요한 업적이다.
이치로는 야구장에서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 실력을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컨택트 히터이자 리드오프, 우익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치로가 HOF에 입성하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으나, 지터와 마찬가지로 투표는 또 다른 상황이다. 400명 안팎의 투표단 가운데 다른 생각과 의견을 지닌 기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의 이치로 스즈키. AP연합뉴스앨버트 푸홀스가 2022년 9월 24일(한국시각) LA 다저스전에서 4회 통산 700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만장일치 HOF 회원은 하늘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 이치로가 실패한다면 최근 은퇴한 버스터 포지, 앨버트 푸홀스, 미구엘 카브레라, 은퇴가 임박한 저스틴 벌랜더, 클레이튼 커쇼, 맥스 슈어저는 물론 전성기를 구가 중이거나 거의 지나간 마이크 트라웃, 애런 저지, 무키 베츠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MLB.com은 '이치로가 일본 리그 출신이라는 점은 누군가 그를 선택하지 않는 유일하고 불행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는 미국에서의 문화적 영향력은 물론 일본 출신 야수가 미국에서 어떻게 성공하는지를 잘 증명했다'며 '올해 배포된 모든 투표 용지에 그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에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만장일치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만장일치로 HOF에 헌액될 수 있는 후보로 푸홀스, 카브레라, 벌랜더, 커쇼, 슈어저, 트라웃, 베츠를 언급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언급되지 않은 것은 메이저리그 경력 10년이 안됐기 때문일 뿐 만장일치 후보가 아니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HOF 헌액 자격 중 하나는 10년 경력이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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