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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복귀전서 패한 타이슨, “또 싸울 것이냐고?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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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타이슨(오른쪽)에게 레프트 훅을 날리는 제이크 폴. 알링턴 | AP연합뉴스

“또 싸울 거냐고요? 글쎄,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네요.”

19년 만에 돌아온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은 또 한 번 링에 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타이슨은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필드에서 열린 제이크 폴과의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0-3(72-80 73-79 73-79)으로 판정패했다.

2005년 링을 떠난 뒤 무려 19년 만에 프로복싱 무대에 복귀한 타이슨과 폴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독점 중계를 맡았고 타이슨(2000만 달러)과 폴(4000만 달러)은 천문학적인 대전료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세월은 속일 수 없었다. 60세에 가까운 나이에 링에 오르는 타이슨을 위해 대회 주최 측은 12라운드가 아닌 8라운드, 라운드당 3분이 아닌 2분짜리 경기를 편성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타이슨의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타이슨은 1라운드 공이 울린 직후 날카로운 펀치를 여러 번 날렸지만, 3라운드부터는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쳤다. 여기에 폴 역시 타이슨을 위협하지 못하면서 다소 지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8라운드 마지막 공이 울리기 직전, 폴이 글러브를 낀 양팔을 앞으로 뻗어 고개를 숙여 타이슨에 대한 예우를 보이는 장면에서는 경기장을 채운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P통신은 “경기 전 타이슨에게 유리한 규정으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과대광고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만 남았다. 폴이 타이슨에게 경의를 표한 장면에서는 더 화끈한 장면을 원했던 팬들의 야유가 터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폴은 278번 펀치를 날려 그중 78개를 타이슨에게 적중시켰다. 반면 타이슨은 97번의 펀치를 날리는데 그쳤고, 적중도 고작 18개만 시켰다.

하지만 타이슨은 경기 후 “그래도 난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또 링에 오를 것이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그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중 타이슨은 여러 차례 자신의 글러브를 깨무는 장면을 보였다. 그것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난 항상 무언가를 깨무는 습관이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는 타이슨이 1997년 이밴더 홀리필드와 경기 때 홀리필드의 귀를 깨문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한편 전날 계체 행사 때 타이슨에게 따귀를 맞기도 했던 폴은 경기 후 “타이슨은 여전히 좋은 선수다. 그와 링에 설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그가 날 다치게 할 것 같아 두려웠다”고 선배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경기 후 제이크 폴과 포옹하는 마이크 타이슨(오른쪽). 알링턴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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