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투런포 쾅쾅! 순식간에 6실점 대참사' 고영표, 애매한 볼판정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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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표 ⓒ 연합뉴스
▲ 고영표(오른쪽)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고영표(kt 위즈)가 홈런 2방을 얻어맞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고영표는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대만과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2회까지 투구한 가운데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에 그쳤다.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고영표를 대표팀 에이스로 낙점하고 조별리그 첫 경기인 대만전과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을 준비하게 했다. 사이드암인 고영표가 '낯선 공'을 무기로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을 이끌기 바랐다. 고영표는 선발진의 맏형이기도 한 만큼 중책을 기꺼이 떠안았다.
류 감독은 "고영표가 선발 등판한다. 일단 코치진 생각이 대만 팀 타자들 스윙이 밑으로 던지면 잘 못 칠 것 같다고 했다. 전력분석도 그렇고, 그래서 한번 고영표 선수로 정했다. 일단 선발이 4명밖에 없으니까. 고영표가 호주전에 들어가야 되니까. 두 번 던져야 되니까 그런 점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일찍이 대만전 선발 등판 통보를 받고 몸을 만들고 있었다. 타이베이에 와서는 지난 10일 불펜 피칭을 진행하면서 결전의 날인 13일에 맞춰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고영표는 "내가 잘해야 한다. 첫 경기에 나가게 됐는데, 잘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담이 크게 되진 않는다. 팀 첫 경기가 나인 게 이제 내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상대팀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부담되지 않는다. 내가 해야 할 것, 잘할 수 있는 것만 신경 쓰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내가 내 공을 잘 던지면 그렇게(대만 타자들의 골칫거리)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체인지업을 조금 특이하게 던지는 투수니까 그렇게 평가한 것 같은데, 그런 좋은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영표는 화순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5년 총액 107억원 비FA 다년계약에 합의하면서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만큼 kt를 대표하는 에이스이기에 원클럽맨 대우를 톡톡히 받았다. KBO 통산 성적은 249경기, 61승58패, 7홀드, 1020⅔이닝, 평균자책점 4.06이다.
▲ 고영표 ⓒ 연합뉴스
국가대표로는 2020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경험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2경기 1패, 9⅔이닝,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했는데, 13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다. WBC에서는 2경기 승패 없이 5이닝,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대만은 천천웨이(좌익수)-린리(우익수)-천제슈엔(중견수)-린안커(지명타자)-주위센(1루수)-판제카이(3루수)-린쟈정(포수)-리카이웨이(2루수)-쟝쿤위(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고영표 공략에 나섰다.
고영표는 예리한 제구력을 보여주며 대만 타선을 안정적으로 제압했다. 1회초 선두타자 천천웨이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린리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기까지 공 3개면 충분했다. 3번타자 천제슈엔과 승부할 때 마지막 공 2개가 몸쪽으로 꽉차게 잘 제구됐는데도 주심이 모두 볼로 선언해 볼넷으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다음 4번타자 린안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말 고영표는 또 한번 볼 판정에 흔들린 뒤 큰 한 방을 얻어맞았다. 고영표는 선두타자 주위센을 1루수 땅볼로 잘 돌려세웠지만, 다음 타자 판제카이를 2루수 앞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린쟈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사 1루까지 잘 버텼지만, 리카이웨이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아 2사 1, 2루가 됐다.
다음 타자 쟝쿤위와 승부가 중요했는데, 고영표는 또 한번 볼 판정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3볼로 선언된 공이 볼이 되자 고영표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고, 결국 쟝쿤위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천천웨이에게 우월 만루포를 얻어맞아 0-4로 순식간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마운드를 교체하지 않고 고영표를 더 끌고 갔다. 불펜을 준비하기에 이른 시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영표는 린리에게 우월 2루타를 얻어맞아 다시 한번 2사 2루 위기에 놓였고, 대만 주장 천제슈엔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해 0-6으로 벌어졌다. 고영표는 린안커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 홈런을 허용한 고영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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