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원클럽맨→충격의 한화 이적 그후 1년… 김강민 전격 은퇴 선언, 한화 7명 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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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민은 시즌 뒤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아직 추후 거취가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김강민의 향후 지도자 행선지를 두고 많은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 2001년부터 2023년까지 SK-SSG에서 뛰며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강민은 2024년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1년만 뛴 뒤 은퇴를 선언했고, 향후 다양한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 뒤 리그에서 가장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 선수 중 하나는 바로 김강민(42)이었다. SK-SSG 역사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강민은 시즌 뒤 거취 문제를 놓고 구단과 이견이 있었고, 2차 드래프트를 앞둔 보호선수명단에서 풀린 가운데 끝내 한화로 이적하는 대반전 스토리를 썼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의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김강민은 인천 야구의 중원을 지키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역대급 수비력을 갖춘 김강민은 전성기 당시에는 3할과 두 자릿수 홈런·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뽐내며 팀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8년과 2022년 포스트시즌 당시에도 어마어마한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 김강민은 23년간 인천 야구의 상징 중 하나로 활약했고, 구단에서도 차세대 지도감이라고 생각하는 등 SSG와 인연을 계속 이어 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시즌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SSG는 김강민이 2024년 적절한 시점에 은퇴를 한 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기 바랐던 반면, 김강민은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뒤 현역 연장을 선언했다. 현역 경쟁력을 두고 양쪽의 의견이 조금 달랐다.
SSG는 2024년 김강민을 팀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마흔을 넘은 김강민은 2023년 70경기에 나가 타율 0.226에 머물렀다. 이에 SSG는 김강민이 시즌 초반 성대하게 은퇴 경기를 한 뒤 지도자 연수를 받고 2025년부터는 팀의 코칭스태프에 합류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김강민은 현역에 대한 미련이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SSG 프런트와 김강민 사이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양쪽의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았다.
SSG는 2차 드래프트에 김강민을 풀어도 현실적으로 데려갈 만한 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소 안일한 생각이었지만, 현실적인 확률로는 그랬다. 그런데 2차 드래프트의 끝자락 무렵 한화가 4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일이 커졌다. 김강민은 한화에서 뛰기로 결정했고 이 결정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SSG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결국 김성용 전 단장이 물러나는 결정적인 계기로 이어졌다.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는 SSG 프런트에서도 여전히 반면교사의 사태로 남아있다.한화가 마흔이 넘은 김강민을 데려간 건 이 베테랑 선수가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가 그랬다. 방망이도 아직은 백업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김강민은 시즌 초반 수비가 중요한 경기에 선발 중견수로 나서기도 했다. 코칭스태프의 큰 신뢰였다. 또한 이제 막 리빌딩 졸업 단계에 이르는 한화에서 베테랑 김강민이 한화의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어린 선수들의 뒤를 받치면서 멘토의 몫도 기대한 것이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게 흘러가는 듯했다. 시작은 저조했지만, 새로운 팀에서 마음을 다잡은 김강민은 5월 15경기에서 타율 0.433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수비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었고,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한 것이다. 그러나 머리에 투구를 맞은 일이 있는 뒤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6월 10경기에서는 타율 0.154에 그쳤고, 7월 5경기를 뛴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잔부상도 있었고,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더 가속화된 신예 테스트에서 기회를 잃은 측면도 있었다. 김강민은 7월 1군 말소 이후 퓨처스리그에서도 뛰지 않으며 최근까지 선수들의 조언자 임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강민의 KBO리그 1군 성적은 통산 1960경기, 타율 0.273,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로 마무리됐다. ⓒ 한화 이글스
▲ KBO리그 통산 타율이 3할이 넘는 교타자인 이명기는 올해 1군에서는 4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명기는 KBO리그 통산 1037경기에서 타율 0.305, 1104안타를 기록한 채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곽혜미 기자
그런 김강민은 최근 현역을 접기로 마음 먹고 한화에 이 결정을 통보했다. 한화는 2일 "은퇴 의사를 밝힌 선수 3명을 포함한 총 7명에 대해 재계약 불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은퇴 의사를 밝힌 선수는 9월 30일 성대한 은퇴 경기와 은퇴식을 가진 정우람을 비롯, 김강민과 좌타 외야수 이명기까지 총 3명이다. 올해 플레잉코치로 활약한 정우람은 이미 은퇴가 기정사실화되어 있었고 은퇴 경기까지 한 만큼 큰 충격은 없었다. 하지만 내년 거취가 미궁이었던 김강민의 은퇴는 새로운 소식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김강민의 거취에 대한 논의는 따로 없었고, 선수가 은퇴 의사만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한화에서 선수 외에 다른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시점 결정된 것이 없다는 의미다. 일단 상황을 계속 지켜보며 이런 저런 논의가 오갈 가능성도 있고, 김강민이 한화 조직 자체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김강민의 KBO리그 1군 성적은 통산 1960경기, 타율 0.273,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로 마무리됐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중견수 수비를 보여줬던 선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앞서 정우람은 이미 은퇴 경기를 했다. 정우람은 2004년 SK의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았고, 2004년 1군 무대에 데뷔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중간 투수의 성적을 쌓았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간 정우람은 KBO리그 1군 통산 1005경기에 나가 64승47패197세이브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정우람은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해 지금까지 뛰었으며 한화 유니폼을 입고 본격적인 지도자로서의 경력을 준비한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3할이 넘는 교타자로 팬들에게 잘 알려진 이명기(37)도 유니폼을 벗는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SK의 2차 8라운드(전체 63순위) 지명을 받은 이명기는 2008년 1군 무대에 데뷔해 이후 팀의 리드오프까지 꿰찬 선수였다. 2013년 26경기에서 타율 0.340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14년에는 83경기에서 타율 0.368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137경기에 나가 타율 0.31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에 진입하기도 했다.
출루율이 높은 유형의 타자는 아니지만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안타 생산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이명기는 20개 이상의 도루도 성공할 수 있는 발까지 갖춰 각광받았다. 2017년 시즌에는 SK와 KIA의 대형 트레이드 때 KIA로 이적했고, 2017년 115경기에서 타율 0.332를 기록하며 팀의 리드오프 고민을 지우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120경기에서 타율 0.302, 2019년에는 139경기에서 타율 0.293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3할 언저리에 머물렀고 이런 성적으로 개인 두 번째 트레이드로 NC로 이적한 직후인 2020년(136경기 타율 0.306)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팀 내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큰 부상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경력을 이어 나갔다. 2023년 한화에 입단해 관심을 모았으나 시작부터 큰 부상을 당하며 지난해 1군 14경기에 나사는 데 그쳤다. 부상에서 회복한 올해는 퓨처스리그 경기에는 꾸준히 나갔으나 결국 1군에서는 4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명기는 KBO리그 통산 1037경기에서 타율 0.305, 1104안타를 기록한 채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 정우람은 KBO리그 1군 통산 1005경기에 나가 64승47패197세이브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 9월 30일 성대한 은퇴 경기를 가졌다. ⓒ 한화 이글스
▲ 이승관은 한화가 키우려고 노력했던 선수였고 상무에서 군 문제로 해결했으나 2021년 8경기, 2022년 7경기가 1군 등판의 전부였다. 1군 통산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82에 그치면서 날개를 펴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한편 한화는 투수 이승관 이정훈, 포수 이재용, 외야수 김선동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8년 한화의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을 받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좌완 이승관(25)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한화가 키우려고 노력했던 선수였고 상무에서 군 문제로 해결했으나 2021년 8경기, 2022년 7경기가 1군 등판의 전부였다. 1군 통산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82에 그치면서 날개를 펴지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3.50에 그치며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배재고를 졸업하고 2017년 NC의 2차 5라운드(전체 48순위) 지명을 받았던 이재용(25) 또한 1군 통산 10경기 성적을 남기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1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좌완 이정훈(24)은 2019년 kt의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을 정도로 경남고 시절에는 큰 기대를 받았으나 역시 프로 입단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두 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2024년 한화 육성 선수로 입단한 김선동(24)은 퓨처스리그 10경기에만 뛴 채 다시 한화 유니폼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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