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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냐?" 농담에 연락두절, 진짜 52억 잭팟 터졌다…KIA→LG FA 이적 선배, 뜨겁게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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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식은 LG 트윈스에서 포수 박동원과 재회한다. ⓒ KIA 타이거즈
▲ 박동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요즘에는 보면 (FA 관련) 설이 너무 많잖아요. 장난으로 '혹시 LG 오냐?' 했더니 이틀 동안 톡을 안 보더라고요."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은 현재 대만 타이베이에 머물고 있다. '2024 프리미어12' 대표로 발탁돼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 8일부터 조별리그가 열리는 타이베이 현지 적응 훈련을 이어 가고 있다. 박동원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서 쉴 때면 FA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이곤 하는데, FA 시장에 있던 장현식이 LG 이적을 준비한다는 '설'을 봤다.

박동원은 장현식의 이적설이 온라인에 떠도는 소문에 불과해 당연히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박동원은 장난을 한번 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현식에게 'LG 오냐?'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이틀 동안 답장도 없고 메시지는 '읽지 않음' 상태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박동원으로선 머쓱할 법했다.

이유 있는 잠수였다. 장현식은 11일 LG와 4년 총액 52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으로 52억원을 전액 보장하는 파격 계약이었다. 부상 위험이 큰 투수에게 옵션을 걸지 않은 것은 분명 LG의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LG는 "장현식은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이 검증된 중간투수로서 이번 시즌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으며 우리 구단의 불펜 투수진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11일은 대만에서 대표팀의 첫 휴식일이었다. 박동원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대표팀 동료인 LG 투수 임찬규가 연락해 장현식의 계약 소식을 전달했다.

박동원은 "(장)현식이한테 일단은 축하한다고 말했다. 요즘 설이 너무 많지 않나. 나는 대만에 있어서 소식 들을 것도 없고, 장난으로 혹시 'LG 오냐' 했더니 이틀 동안 톡을 안 보더라. 일부러 진짜로. 갑자기 어제(11일) 방에 있는데 (임)찬규가 연락이 와서 현식이가 계약했다고 하더라. 그때 현식이가 문자를 읽더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현식이한테 '야 너는 잠수 타다가 (문자를) 계속 보내냐' 했는데, '서프라이즈였다'고 하더라. 찔렸을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유튜브 보고 한 말이었는데"라고 덧붙였다.

▲ 장현식 ⓒ KIA 타이거즈
▲ 박동원 ⓒ 연합뉴스


박동원은 자신의 뒤를 따라온 장현식을 뜨겁게 반겼다. 박동원 2023년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에서 LG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박동원은 2022년 시즌 도중 키움 히어로즈에서 안방 보강이 절실했던 KIA로 트레이드됐고, 그해 123경기에서 타율 0.242(385타수 93안타), 18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며 가치를 올렸다. 박동원은 KIA와 비FA 다년계약을 고민하다 LG와 4년 65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박동원은 지난해 이적하자마자 20홈런 거포로 가치를 증명하며 LG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올해도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며 공격형 포수의 가치를 증명했다.

안방마님 박동원은 장현식과 2022년 시즌에 짧게나마 호흡을 맞췄던 만큼, 다음 시즌 장현식이 빠르게 LG 필승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특급 도우미가 되고자 한다.

박동원은 "현식이가 정말 잘됐다. 잘 되려고 (LG에) 갔다고 이렇게 좀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현식이가 LG는 또 처음이니까. 내가 또 예전에 같은 팀 동료였고, 현식이랑 이야기하다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줄게' 이렇게 말도 했다. 현식이가 빨리 적응할 수 있게 좀 내가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KIA 3루수 김도영은 반대로 장현식이 이탈해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동료의 이적이라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고.

김도영은 "항상 내가 느꼈던 것은 그냥 이 멤버 그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올해 우승하면서 크게 느꼈는데 한 명이 빠지면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나머지 다른 선수들도 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으니까. 또 현식이 형이랑 (투수와 타자로)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장현식을 만나면 좋은 계약을 한 만큼 맛있는 밥을 사달라고 할 것인지 묻자 "돈을 떠나서 선배라면"이라고 짧고 굵게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현식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3년 NC 다이노스에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했다. NC에서는 만년 유망주로 남아 있다 2020년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필승조로 급성장했다. 2021년 시즌에는 34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했다. KBO 11시즌 통산 성적은 437경기, 32승36패, 7세이브, 91홀드, 592이닝, 평균자책점 4.91이다. 올해는 75경기에서 5승, 16홀드, 75⅓이닝,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장현식은 LG와 계약을 마친 뒤 "좋은 기회를 주신 LG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신 KIA, NC 팬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LG 팬 분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LG의 좋은 선후배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 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LG가 FA 시장에서 오른손 불펜투수 장현식을 영입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장현식이 LG와 FA 계약을 마치고 김인석 LG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LG 트윈스
▲ LG가 마침내 FA 시장에서 우완 계투 장현식을 영입하며 불펜 보강에 성공했다. 장현식이 LG와 FA 계약을 마치고 김인석 LG 대표이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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