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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이 워낙 잘해버리니…" 사직 아이돌의 좌절? 아직 늦지 않았다, 롯데 외야 지각변동 일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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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좌절을 겪은 김민석은 여전히 롯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곽혜미 기자
▲ 내야 세대 교체의 시작을 알린 롯데는 김민석이 외야의 세대 교체 기수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단한 김민석(20·롯데)은 데뷔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며 롯데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물론 절대적인 성적으로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고졸 신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김민석은 지난해 129경기에 나가 타율 0.255, 102안타, 39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면서 타격에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졸 신인 야수가 데뷔 시즌이 100안타 이상을 기록하는 게 사실 KBO리그 역사에서 몇 없는 일이었다. 김민석의 잠재력을 상징하고 있었다. 혹자는 출신고, 좌타자, 흡사한 체형, 외야수로 나간 유사한 경력을 들어 '제2의 이정후'라고 큰 관심을 걸었다.

그러나 그런 김민석은 더 뻗어나가지 못했다. 타격 능력을 1군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0.211에 머물렀다. 몇 차례 1군에 올라와 기회를 얻었지만 올해는 2군에 있었던 기간이 더 길었다. 1군 등록 기간은 71일, 반대로 말소 일수는 122일에 이르렀다. 1·2군을 오가는 선수, 어쩌면 2군에 조금 더 가까운 선수였다. 선수, 구단, 팬들에게 모두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김태형 신임 롯데 감독 또한 김민석의 타격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1군에서 실적이 나지 않는데 유망주를 맹목적으로 밀어줄 수는 없었다. 선수의 마음도 움츠러들기 충분한 여건이었다. 그 사이 롯데의 외야에는 차곡차곡 다른 선수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내야의 세대 교체 주역들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김민석의 이름 석 자가 잊혔다.

올해 1년간 김민석을 2군에서 봐온 김용희 롯데 2군 감독은 김민석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고, 그 결과 1군 주전 구도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수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아주 뛰어나게 한다든지 그런 부분은 아니었다. 또 주루에서도 장두성이라든지 황성빈이라든지 이런 선수들을 압도할 수 있는 주루가 아니었다"고 곰곰하게 분석했다.

수비와 주루에서 다른 경쟁자들에게 비해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김민석이 이를 뒤집을 힘은 공격에서 찾아야 했는데 오히려 올해는 황성빈이 더 두각을 드러내면서 자리를 잃었다. 그렇다고 대수비나 대주자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2군 생활이 길어진 이유였다. 김용희 감독은 "사실 김민석 같은 경우는 출루를 많이 하고 주자로 나왔을 때 원활하고 활발한 베이스러닝을 해 득점력에 도움을 줘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게 있었다. 그리고 황성빈이라는 선수가 워낙 뛰어나게 잘했다. 그러니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 2025년 경쟁 구도도 녹록치는 않다. 발이 갑자기 빨라지기는 어렵다. 황성빈 장두성은 발 하나는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주자들이다. 롯데는 외야에 대수비 요원들도 적지 않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김민석으로서는 수비에서 확실한 우위를 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결국 만회할 수 있는 것은 공격이다. 김민석이 가장 주목을 받았던 그 능력, 그 능력으로 주전 경쟁에 나서야 한다.

▲ 시즌 말미에 열린 폴리그에서 MVP를 차지하며 기분 전환 끝에 2024년 일정을 마친 김민석. ⓒ곽혜미 기자


다행히 시즌 마지막에 기분 전환을 했다. 김민석은 최근 울산에서 끝난 2024년 KBO Fall League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갈수록 좋은 타격을 보여주면서 롯데의 의미 있는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대활약하며 MVP에 올랐다. 질 좋은 타구들이 좌우중간으로 쉼없이 날아가며 스프레이 히터로서의 진가를 과시했다.

올해 확 떨어진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전혀 늦지 않은 선수다. 데뷔 후 2년간 118안타를 쳤다. 고졸 신인 야수가 데뷔 후 2년간 118경기를 뛰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실망감이 크기는 했지만 오히려 또래들보다 출발은 더 빨리 했고 지금도 더 앞에 있다. 롯데는 외야 세대교체의 과제도 가지고 있다. 전준우의 수비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고, 빅터 레이예스는 외국인 선수라는 점에서 4~5년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는 아니다. 김민석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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