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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와의 연습 경기 전 그라운드에 도열을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대표팀을 맡고 최고로 점수를 많이 냈어요"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13-3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날(1일)의 경우 마운드가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뽐냈다면, 이날은 타선이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대폭발했다.

선취점은 이틀 연속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선두타자 윤동희가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첫 홈런.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선발 최승용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고영표가 3회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요엘키스 기베르트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1-1로 균형이 맞춰졌다.

이에 대표팀은 다시 리드를 되찾고 간격을 벌리기 시작했다. 3회초 선두타자 이주형이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틀더니, 박성한이 1타점 2루타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홍창기와 송성문이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며 4-1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후 5회말 엄상백이 쿠바의 9번 타자 야디엘 무히카에게 볼넷을 내준 뒤 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의 요안 몬카다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격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공방전은 이어졌다. 7회초 김도영의 안타와 쿠바의 폭투, 윤동희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마련된 1, 3루에서 한준수가 땅볼로 한 점을 뽑아내자, 7회말 바뀐 투수 최지민이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팽팽한 흐름이 지속됐는데, 무게의 추가 확실히 한국 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8회였다. 대표팀의 마운드가 활활 타올랐다.

한국은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송성문이 3루타를 터뜨리더니, 나승엽이 첫 안타를 적시타로 만들어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후 문보경의 볼넷과 윤동희의 몸에 맞는 볼로 마련된 1사 만루에서 한준수를 시작으로 이주형과 신민재, 최원준이 합계 7점을 더 뽑아내면서 13-3까지 간격이 벌어졌고, 대표팀은 넉넉한 점수차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켜내며 쿠바와 평가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윤동희./마이데일리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이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쿠바와의 연습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마이데일리

류중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활짝 웃었다. 그는 "지금까지 투·타 컨디션이 너무 빨리 올라오지 않았나 걱정도 된다"며 "투수는 어제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오늘 3점을 줬지만, 위기 상황을 잘 넘어갔다. 타선은 윤동희의 홈런으로 인해 어제보다 연결이 잘 됐다. 내가 대표팀을 맡고 점수를 최고로 많이 냈다"고 껄껄 웃었다.

이어 사령탑은 "농담이지만, 아껴놨다가 대만가서 쳤으면 좋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투수들은 좋은데 타선이 터지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쿠바와 2경기를 포함해서 처음 보는 볼에도 적응을 잘 하는 것 같다"며 "대만, 쿠바, 일본 등 쉬운 팀이 없기 때문에 잘 집중해서, 점수를 차곡차곡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타선이 고루 터지면서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점은 반가웠지만, 우려스러운 장면들도 수차례 발생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윤동희와 4회부터 대수비로 투입됐던 김주원이 각각 2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병원을 가서, 체크를 해볼 것이다. 실금이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류중일 감독은 전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를 모두 투입할 뜻을 밝혔는데, 이날 김영웅은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다. 이유는 뭉침 증세 때문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체크를 했는데 오늘 경기는 안 된다고 하더라. 스트레칭을 하는데 결리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경기에서 뺐다. 일단 (김)영웅이도 체크를 할 것이다. 오늘 호텔로 치료하시는 의사분이 온다고 하더라"며 "보통 부상을 당하면 회복 기간을 본인이 아는데, 영웅이도 처음 아픈 부위라고 하더라. 일단 모레까지 체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대표팀은 6일 상무와 연습경기를 가진 뒤 대만으로 이동해 현지 프로팀과 평가전을 가진 후 본격 조별리그 일정에 돌입한다. 사령탑은 "아직 4번 타자가 고민이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보다 누구를 빼느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김영웅이 1회초 2사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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