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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가 탈락 걱정했다니, 155㎞ 강속구도 미쳤지만…"인상 깊었던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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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서현 ⓒ곽혜미 기자
▲ 김서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인상 깊었던 점은 변화구 제구였다."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김서현(20)이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김서현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시리즈' 쿠바와 첫 평가전 2-0으로 앞선 6회초 5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이닝 13구 무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승리에 기여했다.
단연 빠른 공 구속이 돋보였다. 김서현은 최고 구속 155㎞, 평균 구속 153㎞를 찍으면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강속구의 위력도 대단했지만, 더 위력적이었던 것은 김서현이 KBO리그에서도 주 무기로 잘 활용하는 슬라이더였다. 김서현은 직구(6개)보다 슬라이더(7개)를 더 섞으면서 쿠바 타선을 요리했다.

김서현은 6회초 쿠바 1~3번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두타자 요엘키스 기베르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요안 몬카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몬카다는 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을 자랑하는 쿠바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였는데, 처음에는 볼만 3개를 던지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나 싶었는데 끝내 땅볼을 유도해 냈다. 3번타자 발바로 아루에바르레나는 김서현의 공에 연신 헛스윙을 하며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변화구 제구였다. 두 번째 타자 때 볼 3개를 던지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나머지 다 잡았다. 공이 빠르지만 변화구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는데, 변화구도 잘 던지더라. 굉장히 인상 깊었다"며 합격점을 줬다.

▲ 김서현 ⓒ곽혜미 기자
▲ 김서현 ⓒ곽혜미 기자


김서현은 '탈락하면 어쩌나'하는 마음을 품고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나 홀로 대표팀에 발탁됐기 때문. 자기 실력을 의심했다기보다는 한화를 대표해 꼭 대만행 비행기 티켓을 확보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김서현은 대표팀에 합류할 당시 "혼자 오게 됐는데, 혼자 왔으니까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많이 드는 것 같다. (노)시환이 형은 가서 조금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 갔다 오는 것도 좋다고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동주 형은 절대 떨어지지 말라고, 떨어지면 죽는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올 시즌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면 프리미어12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김서현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될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데뷔하자마자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문동주와 강속구 듀오로 눈길을 끌었는데, 데뷔 시즌에는 20경기에서 1세이브, 22⅓이닝,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는데, 안 될 때마다 투구 폼을 계속 바꿨던 것도 결과적으로 김서현에게는 독이 됐다.

김서현은 올해 후반기부터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자의 힘을 보여줬다. 한화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투구 폼 변화를 자제했고, 또 마운드에서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기용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서현은 올해 37경기에서 1승, 10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한 뼘 성장하며 후반기 막바지에는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대표팀 발탁까지 이어졌다.

김서현은 청소년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라 각오가 더 특별하다. 그는 "프로 와서 첫 대표팀이다 보니까 TV에서 봤던 분들이랑 같이 뛰는 것 같기도 하고, 청소년대표팀 때와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이렇게 대표팀 옷을 입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고, 다 같이 훈련하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까 많이 신기하다. 선배님은 포수는 박동원 선배를 많이 보고 배우려 하고 있고, 투수 쪽에서는 다들 잘 던지는 분들이니까 뭐든 배우고 싶은데 아직은 얘기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선배님이 내게 물어보는 게 있으면 계속 대답하고 지금은 그 정도인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싶은데"라며 이번 대표팀과 함께하면서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 김서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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