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뜨거운 눈물…삼성 형님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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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이다. 특히 2위는 잔인한 자리다. 눈앞에 왕좌가 있었지만 닿지 못했다.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가 마무리됐다. 축포를 터트리는 KIA 뒤에서 삼성은 박수를 보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이 올라오고 있었다. 어렵게 오른 무대이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이 순간의 분한 마음까지 하나로 모아 더 빛나는 내일을 기약했다. 삼성에게 올해는 ‘증명’의 시즌이었다. 개막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KS에까지 올랐다.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KS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고 했던가. 승리의 여신은 번번이 삼성을 지나쳤다.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심지어 치르는 동안에도 곳곳에서 부상 악재가 터졌다. 정규리그 내내 괴롭혔던 비구름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거쳐 기어이 KS까지 쫓아왔다.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더 이상 삼성은 약팀이 아님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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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했던 성과. 그럼에도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캡틴’ 구자욱은 선수단 미팅서 가장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꺼냈다. 구자욱은 PO 2차전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일본까지 건너가 회복에 매달렸지만 시간은 구자욱의 편이 아니었다. 구자욱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줬는데, 함께하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 같이 싸웠어야 하는데 마음에 걸리더라. 사실은 모든 순간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든든해 보이기만 했던 강민호도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동료들 앞에선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KS를 밟을 수 있었다”고 웃어보였지만 뒤에서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프로데뷔 21년 만에 KS를 경험했다. 오래도록 묵혀왔던 한(恨) 하나를 풀었다. 강민호 역시 아픈 몸을 참아가며 PS를 치렀다. 결국 KS 5차전 출전하지 못했다. 강민호는 “선수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인사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려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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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날의 슬픔을, 더 큰 기쁨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강민호는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 같다. 여기(KS) 오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오니 더 큰 꿈이 생긴다. 은퇴가 얼마 안 남았지 않나. 마지막엔 꼭 챔피언 (트로피를)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럼으로써 더 강해졌다. 이 시간이 선수 생활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끄덕였다.
끝까지 눈에 밝혔던 것은 역시나 시즌 내내 응원해준 팬들이다. 어딜 가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다. 이날도 광주 원정임에도 경기장 한 편을 파랗게 물들였다. 심지어 홈경기가 없는 날은 대구 삼성라이언즈파크에서도 단체 응원(3경기 총 1만6220명)을 진행했다. 강민호는 “진심으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힘들었을 때에도, 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다.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많은 생각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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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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