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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못이긴 김주형의 라커 파손 논란… 본질은 월클의 품격에 걸맞지 않는 사후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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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이 27일 제네시스 챔피언십 준우승 직후 라커룸 문짝을 파손해 파문이 일었다.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 실수를 딛고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김주형. |KPGA 제공

제네시스 챔피언십 연장전 패배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김주형이 라커룸 옷장 문을 파손한 행동이 파문을 일으켰다.

선수가 자신의 실망스러운 플레이로 클럽, 캐디백 등에 분풀이 하다 주변 기물을 파손하는 사고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논란의 본질은 그의 사후 대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세계정상급 선수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주형은 지난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 DP월드투어 겸 KPGA투어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안병훈과 연장전에서 패배한 후 라커룸으로 돌아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옷장 문짝을 손상시켰다. 김주형 측은 KPGA 직원에게 문자를 보내 “문을 세게 열다 라커 문에 좀 손상이 갔다. 변상하겠다”며 골프장 측에 전해달라고 밝힌 뒤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28일 오전 이 사실이 현장사진과 함께 언론에 공개되면서 김주형의 행동에 큰 비판이 일었다. 선배 안병훈의 승리를 축하한 직후 라커룸에서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로서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분출할 법한 하루였다. 최종라운드 선두로 출발해 흐름을 주도했으나 1타차 선두로 맞은 18번홀(파5)에서 안병훈의 버디 성공으로 공동선두를 허용했고 자신의 약 2m짜리 버디 퍼트를 실패해 연장으로 끌려갔다. 연장에서도 그는 3번째샷을 어이없게 멀리 날려 버리는 바람에 보기를 범하고 무릎을 꿇었다. 안병훈은 티샷이 연못에 빠질 뻔한 위기를 모면하고 버디를 낚아 9년 만에 한국에서 우승, DP월드투어 2승을 달성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골프선수가 자신의 큰 실수에 화를 내며 감정을 분출하는 일은 심심치않게 발생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면 주변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 해야 했는데 그게 많이 부족했다. 월드클래스 선수라면 기량과 개성 못잖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겸손 등의 품위를 보여줘야 한다.

김주형으로선 사고 직후 곧바로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사과하는게 마땅했다. 하지만 김주형 측은 이를 문자로 대신했고, 이튿날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된 후에도 오후까지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먼저 접촉을 시도한 한 언론에 “명백한 내 잘못이다. 문을 세게 잡아당기다 떨어졌다.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친 것은 아니었다”며 “관계자와 팬들에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KPGA나 DP월드투어, 골프장 측에는 사과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KPGA투어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한테 연락이 온 건 사과 때문이 아니라 한 언론에 먼저 나온 상벌위원회 개최 가능성에 대한 내용 때문이었다”며 “월드클래스 선수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많이 아쉽다”고 안타까워 했다. KPGA 투어는 일단 시간을 두고 김주형 측의 연락을 먼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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