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삼성 작전 실패→연속 폭투 자멸… KIA 미친 불펜-7회 4득점, 패배 확률 73.1% 딛고 2박3일 1차전 잡았다 [KS1 게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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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6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을 막고 승리의 결정적인 공헌을 세운 전상현.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7회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브리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뒤, 40시간이 지난 뒤에야 한국시리즈 1차전이 다시 이어졌다. 21일 서스펜디드 선언으로 중단됐던 한국시리즈 1차전이 23일 이어 벌어졌다. 이 긴 공백이 어느 팀에 유리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웃은 팀은 생각할 시간을 번 KIA였다. 이 시점 KIA의 패배 확률은 73.1%였지만, KIA가 이를 뒤집었다. 삼성으로서는 비로 경기가 중단된 21일 그 상황이 생각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상대 실책성 플레이로 시작된 기회에서 상대 폭투와 연속 적시타를 묶어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당초 21일 진행되다 비로 서스펜디드 선언이 됐고, 22일도 그라운드 사정 및 비 예보로 순연되며 사실상 2박3일 동안 진행된 1차전에서 KIA가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시리즈를 차지한 사례는 40회 중 총 29회로 역대 사례는 72.5%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이미 21일 자신의 등판을 마친 상황이었다. 턱 골절 부상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해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선 네일은 5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고 내려갔다. 네일은 22일 인터뷰에서 팀이 자신의 패전 위기를 지우고 역전할 것이라 호언장담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23일 시작 투수, 정확히 말하면 0-1로 뒤진 6회 무사 1,2루에 등판한 전상현이 1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주역이 됐다. KIA는 최소 실점으로 6회를 막고 타선의 힘을 기대해야 했는데 전상현이 미친 듯한 활약하면서 위기를 넘기고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곽도규 또한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고, 마무리 정해영이 9회 마운드에 올라 1차전 팀 승리를 지켰다. 21일에는 5회까지 2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던 타선도 23일에는 한결 나은 모습으로 이범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7회에는 최원준이 약간의 행운의 안타를 친 것에 이어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가 터졌다. 8회에는 최원준의 안타, 그리고 21일에도 잘 맞은 좌전 안타를 쳤던 김태군의 쐐기 적시타가 나오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반면 삼성은 서스펜디드 경기가 너무 아쉽게 됐다. KIA를 몰아붙일 수 있는 상황에서 비로 경기가 중단돼 흐름이 끊기고, 22일 하루를 또 통째로 쉬었기 때문이다. 선발 원태인은 21일 5이닝 동안 66구를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두 번째 투수 이승현은 6회는 잘 던졌으나 7회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1실점했고, 김태훈(⅓이닝 1실점) 임창민(⅔이닝 2실점)이라는 베테랑들이 자신의 몫을 못했다. 김윤수도 적시타를 맞았다. 타선은 21일 1점을 뽑은 뒤, 23일에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 특히 6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시리즈 전체가 꼬이는 결과를 남겼다.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21일 서스펜디드 선언 당시의 챔피언스필드.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21일 서스펜디드 선언 뒤 퇴장하고 있는 KIA 선수단. ⓒ곽혜미 기자
◆ 초유의 서스펜디드 사태, 경기 재개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다
당초 경기는 21일 열릴 예정이었고, 실제 21일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하지만 경기 개시 전부터 비가 내려 경기 시작이 1시간 이상 밀렸고, 경기 내내 비가 내리면서 두 팀 선수들이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어렵게 싸웠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 삼성 선발 원태인이 빗속에서도 호투를 거듭했고 양팀 타선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5회까지는 0-0으로 맞섰다. 두 선발 투수의 투구 수도 66개로 동일했다.
삼성은 6회 선두타자 김헌곤이 이날 맹위를 떨쳤던 네일을 스위퍼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치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어 디아즈가 볼넷을 골라 흐름을 이어 갔다. 당초 70~80개 정도의 투구 수가 예상되어 있었던 네일이 이 시점에서 강판됐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장현식도 강민호에게 볼넷을 줘 삼성이 선취점 이후 무사 1,2루 추가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비가 더 거세지자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45분 정도를 기다리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으나 오히려 비는 더 거세졌고, 늦은 밤에는 더 큰 비 예보가 있었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6회에 돌입해 삼성은 점수를 냈고, 6회말 KIA의 공격이 끝나지 않아 강우콜드 요건이 아닌, 서스펜디드 요건이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선언된 서스펜디드 경기였다.
당장 삼성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원태인이 5회까지 66구만 던졌기에 최소 6회, 길면 7회까지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원태인 카드를 더 쓰지 못하고 소모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KIA를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다는 점 또한 삼성이 불리한 요소였다. 당초 1차전은 22일 오후 4시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22일도 그라운드 사정 및 비 예보로 일정이 순연되면서 1차전은 23일 오후 4시부터 다시 열릴 수 있었다.
◆ 박진만의 선택은 번트, 하지만 삼성 작전 실패… 전상현이 KIA 구했다
일단 두 팀은 서스펜디드 경기 속개 이전에 라인업에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았다. 타순은 그대로 이어졌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최원준(중견수)-김태군(포수)-서건창(1루수) 라인업이 그대로 이어졌다. 삼성 또한 중단 당시 라인업이었던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이 그대로 나갔다. 아무래도 6회라 경기 종료까지 4이닝이 남았다는 점에서 섣불리 라인업을 바꾸기는 어려웠다. 무사 1,2루의 주자가 걸음이 빠르지 않은 편인 디아즈와 박병호였지만, 삼성은 대주자를 쓰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경기가 끊겼기에 당장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두 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이틀 동안 가장 큰 화제가 된 것도 이 대목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당시 마운드에 서 있었던 장현식을 비롯, 여러 투수들을 저울질했다. 김영웅이 좌타자라 좌완을 넣을 수도 있었지만 곽도규 최지민 등 구위가 좋은 젊은 좌완들은 1B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볼넷을 우려하고 있었다. 또한 김영웅 다음 타자가 우타자인 박병호이기도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중단 당시에는 김영웅에게 특별한 작전을 걸지 않았지만, 상대 투수를 보고 전략을 달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불펜 셋업맨 중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인 전상현을 이 상황에 붙이는 것을 선택했다. 가장 강한 카드로 상대를 압박하고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었다. 김영웅과 전상현은 한 번도 맞대결을 한 적이 없었다. 또한 전상현은 후속 타자 박병호에게 10타수 1안타로 강했다. 김영웅이 번트를 대 1사 2,3루가 된다고 해도 박병호를 잡고 최소 실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었다.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6회 위기 상황에서 호출돼 위기를 막아낸 전상현.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6회 기회에서 희생번트 작전에 실패하는 삼성 김영웅.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곽도규 ⓒ곽혜미 기자
투수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겠다고 밝힌 박진만 감독은 번트를 댔다. 전상현이 초구를 던지기 전 견제 모션을 취하며 김영웅의 의도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김영웅의 번트가 너무 약했다. 속도를 너무 줄인 나머지 포수 앞에 떨어졌다. 포수 김태군이 곧바로 3루로 던져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았다. 삼성으로서는 치명적인 작전 실패였다.
한숨을 돌린 전상현은 박병호를 상대로 슬라이더 승부를 거침없이 하며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슬라이더 3개를 연거푸 던져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전상현은 몸쪽 낮은 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루심도 헛스윙을 선언했고, 애당초 ABS존에 들어온 공이었다.
전상현은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이재현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고 무사 1,2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전상현이 위기의 팀을 구해낸 셈이 됐다. 반면 최소 1점에서 많으면 2점 이상을 기대했던 삼성은 도망가지 못한 채 경기가 미궁으로 빠져 들었다.
삼성은 서스펜디드 경기로 사실상 강제 강판된 원태인을 대신해 6회 좌완 이승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기회를 날린 뒤 마운드에 오른 만큼 부담감을 가질 수 있었으나 이승현의 투구는 안정감이 있었다. 이승현은 소크라테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를 섞어 소크라테스의 존을 흔들었다. 이어 KIA의 핵심 타자인 김도영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도영을 상대로는 커브 3개를 먼저 던진 뒤, 4구 슬라이더에 이어 5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구속 차이로 김도영의 방망이를 홀렸다.
이승현은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했으나 나성범을 역시 삼진으로 처리하고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마쳤다. 역시 패스트볼과 커브의 낙차 차이를 이용해 나성범의 허를 찔렀다.
◆ 버틴 KIA 필승조… 삼성 뼈아픈 실책성 플레이→폭투에 역전 헌납
KIA는 0-1로 뒤진 7회 위기도 넘어갔다. 류지혁의 타구가 투수 전상현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됐다. 유격수 박찬호 쪽으로 흘렀다. 굴절되기는 했지만 속도가 느려져 박찬호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이었다. 하지만 백핸드로 이를 잡아 곧바로 송구하고자 한 박찬호가 정작 공을 잘 잡아내지 못하면서 류지혁이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어 김지찬이 투수 앞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전상현과 1루수 서건창이 겹치기는 했지만 다행히 충돌과 실책은 없었다.
1사 2루에서 전상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틀 전 선제 솔로홈런의 주인공인 김헌곤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다. 좌타자인 디아즈가 타석에 들어서자 KIA는 곽도규를 세 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곽도규는 적극적인 존 공략으로 파울 두 개를 유도한 뒤, 3구째 한가운데 투심패스트볼을 찔러 넣어 디아즈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7회 연속 폭투로 역전을 허용한 임창민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7회 소크라테스 타석 때의 폭투 장면. ⓒ곽혜미 기자
▲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끝에 5-1로 이겼다. 7회 적시타를 터뜨린 김도영. ⓒ곽혜미 기자
그러자 7회 KIA가 드디어 점수를 뽑아내며 긴장을 풀어냄과 동시에 4득점으로 이어 가며 전세를 한 번에 뒤집었다. 21일 경기 당시 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김선빈이 다시 물꼬를 텄다. 김선빈은 이승현과 끈질긴 승부 끝에 7구 볼을 고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모처럼의 선두타자 출루였다. 이어 최원준이 타석에 들어서자 삼성은 김태훈을 세 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최원준은 우측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다. 번트 모션도 있었지만 강공으로 전환했는데 비교적 평범한 뜬공이었다. 그러나 우익수 윤정빈이 낙구 지점을 한 번에 파악하지 못했다. 공을 효율적으로 쫓아내려오지 못하며 결국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다. 공식 기록은 안타지만 사실상 실책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그렇게 KIA는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김태군이 거의 완벽하게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삼성은 다시 임창민을 투입했다. 1루를 채우지 않고 서건창과 바로 승부했고, 서건창을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박찬호와 승부에서 3B-1S에 몰렸고, 5구째 포크볼이 땅에 떨어지며 폭투로 이어졌다. 박찬호의 볼넷은 물론 푹투로 3루 주자 김선빈도 홈에 들어왔다.
동점이 된 상황에서 비극은 또 있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소크라테스 타석 때 또 초구에 폭투가 나온 것이다. 패스트볼이었는데 배터리 간에 사인이 맞지 않은 듯 반대 투구가 됐고 강민호가 이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이번에는 3루 주자 최원준이 홈에 들어왔다. KIA가 폭투 두 개로 동점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놓칠 KIA가 아니었다. 소크라테스가 임창민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다. 폭투로 2루에 간 발 빠른 주자 박찬호가 홈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송구가 홈으로 가는 사이 소크라테스가 2루까지 갔다. 삼성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소크라테스가 다시 득점권 기회를 열었다. 삼성은 여기서 강속구 투수 김윤수를 투입했지만 김도영이 초구 강속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쳐 4-1까지 앞서 나갔다.
KIA는 8회까지 곽도규가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삼성의 공격을 막아냈다.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김영웅을 삼진으로,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KIA는 8회 최원준이 안타를 친 것에 이어, 김태군이 좌중간을 가르는 쐐기 적시타를 치면서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KIA는 4점 차이지만 마무리 정해영이 9회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확정짓고 1시간 뒤 있을 2차전을 기분 좋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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