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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인사 안 한다" 협회장 발언 파문…귀국 안세영은 코치진과 불화설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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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지난 8월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 16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이 올림픽 뒤 첫 국제대회였던 덴마크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그러나 대회 내내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이고,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국회에서 "안세영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예절 문제를 지적하는 등 파리 올림픽 직후 안세영의 배드민턴협회 난맥상 및 자신에 대한 관리 소홀에 대한 내부고발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렸다.

관계기관 등이 한국 배드민턴의 스타 안세영 이슈를 해결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세영은 지난 21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끝난 'BWF 월드 투어 슈퍼 750' 덴마크오픈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일궈내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우승 뒤 휴식을 취했다. 코리아 오픈, 일본 오픈 등을 거르면서 재충전하는 상태였다. 그러는 사이 랭킹포인트가 빠졌고, 역시 쉬고 있던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에게 1위 자리를 잠시 내준 상황이었다. 안세영 랭킹포인트가 천위페이 포인트보다 더 빠지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결국 안세영은 지난 8일 세계랭킹 1위에서 2위로 하락했다.



안세영은 2주 만에 가뿐하게 1위를 되찾았다.

BWF 세계랭킹은 최근 1년간 특정 선수가 뛴 대회 중 랭킹포인트가 가장 높은 10개 대회를 뽑아 해당 대회 포인트를 모두 더해 산정하며 한국시간으로 매주 화요일에 발표한다.

안세영은 앞서 10번째로 좋은 점수였던 지난해 11월 일본 마스터스에서의 4강 포인트 6420점이 빠지고 이번 덴마크 오픈에서 준우승하면서 얻은 9350점이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10만337점에서 22일 발표된 새 랭킹에선 10만3627점으로 랭킹포인트가 올랐다.

천위페이는 이번 덴마크 오픈에도 불참하면서 랭킹포인트가 9만8482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안세영에 세계 1위를 2주 만에 넘겨줬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태국 선수 3명을 32강과 16강, 8강에서 연달아 물리친 뒤 19일 준결승에선 파리 올림픽 4강전 상대였던 인도네시아 강자 그레고리아 툰중을 맞아 1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22-20으로 따낸 뒤 2게임 12-12에서 상대 선수 기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선 세계 3위인 중국 대표 왕즈이에 완패했다. 1게임을 내준 안세영은 2게임 8-11에서 8차례 연속 실점하고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하지만 올림픽 뒤 두 달 넘게 재활에 전념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 준우승을 고무적인 성과였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냉랭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 안세영의 내부고발 폭로 여파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알렸다.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대표팀 감독 및 코치들과 경기 중간 코칭을 거의 받지 못했다. 감독이 안세영이 말을 나누는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한마디 나누지 않았으며 코치가 들릴 듯 말 듯 짧게 몇 마디하는 것이 노출될 뿐이었다.

외신도 이를 지적했다. 배드민턴 인기가 높은 말레이시아 매체 '스타디움 아스트로'는 '덴마크 오픈 :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코치를 모른체 하다'라고 촌평했으며, 중국 언론 역시 같은 내용을 다뤘다.

22일 귀국장에서도 서로 거리를 두고 돌아오는 등 파리 올림픽 뒤 거리 좁히기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안세영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들은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답변을 했다.

입국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안세영은 올림픽 직후 내놓았던 작심 발언과 후속 상황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자세였다. 같은 시간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협회 운영, 국가대표 관리, 후원용품 페이백 의혹 등에 대해 답변 중이었다.

안세영은 '협회장이 안세영 선수가 인사를 안 한다는 얘기를 국감장에서 했다', '코치진과 불화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오랜만에 나선 국제대회에서 준우승한 소감을 묻자 "딱히 할 말이 없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이후 소속팀 버스에 올라탔다.

함께 입국한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과의 불화설에 조심스럽게 해명했다. 김 감독과 안세영은 덴마크오픈 경기 도중 쉬는 시간에 말을 섞지 않는 등 껄끄러운 듯한 분위기가 중계에 포착됐다. 김 감독은 "아직 다가가고 대화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조금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좀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안세영은 3주간 휴식을 취한 뒤 내달 12일 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일본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입국장 질문대로 안세영이 돌아온 날 국회에서도 그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지다가 파문이 일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유관기관 대상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회장은 "(안세영이) 덴마크(오픈)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들에게 인사 안 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김택규 회장을 향해 "지난 민주당 비공개 회의에서 '세계여서 스타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안세영 선수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 선수촌장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심지어 협회장인 나에게도 인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선수촌장의 말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김택규 회장이 안세영의 인사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올림픽 직후 안세영이 한국 체육계 전반에 경종을 울렸는데 '인성 나쁜, 잘난 스포츠스타'로 매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의원은 이내 "안세영 선수가 '제가 못 봐서 인사 안 할 순 있어도 제가 보고 협회장님이든 선생님이든 선배들께 인사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양문석 의원이 연거푸 힐책하자 김택규 회장은 "나만 그렇게 느끼나 보다"라고 답했고, 분노한 양 의원은 "협회장, 말장난 하나"라며 "협회의 무성의, 독단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협회장이 안세영의 인성에 대해 지적하면서 '인사하지 않는 안세영'으로 저격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회장은 "덴마크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들에게도 인사 안 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다시금 안세영을 지적하는 말을 했고, 국정감사장에는 탄식과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나섰다. 그는 "인사를 안하고 다니면 '싸가지 없는 것' 아닌가. 그럼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김 회장에게 질문했고, 김 회장은 "제가 언제 싸가지가 없다고 했느냐"고 응수했다.

장내에 웃음까지 터지자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회장님은 국정감사장의 증인이시다"며 말렸다. 그러자 김 회장은 "증인으로 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해달라"고 받아쳤다.

전 위원장은 "기분을 언짢게 하는 질문이어도 지금 보여준 자세와 태도는 국정감사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사 문제'까지 번지는 등 잠시 조용했던 안세영 내부고발 여파가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일단 안세영이 태극마크를 달고 심리적인 안정 상태에서 경기할 수도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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