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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만년유망주가 KBO 최고 거포 2루수로…박경수 은퇴선언, 10구단 KT 창단이 인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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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의 '영원한 캡틴' 박경수가 22년 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거포 2루수'로 KBO 리그 무대를 주름 잡았던 KT 위즈의 '수원 거포' 박경수(40)가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다.

KT 위즈는 18일 "KT의 '영원한 캡틴' 박경수가 22년 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유격수로 주목을 받았던 박경수는 2003년 계약금 4억 3000만원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당시 역대 내야수 신인 최고 계약금에 해당했다.

LG에서 류지현의 뒤를 이을 대형 유격수로 주목 받았던 박경수는 2003년 84경기 타율 .273 1홈런 19타점 2도루를 남겼고 실책 15개를 저지르면서 험난한 출발을 보였다. 2004년 92경기 타율 .268 6홈런 33타점 7도루를 남긴 박경수는 2015년 35경기 타율 .171 2홈런 7타점 1도루, 2006년 107경기 타율 .210 6홈런 28타점 5도루, 2007년 115경기 타율 .238 3홈런 19타점 10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LG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2008년 116경기에서 타율 .259 8홈런 43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을 작성,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인 박경수는 2009년 106경기 타율 .238 8홈런 31타점 6도루로 다시 하락세를 보였고 2010년 80경기 타율 .260 3홈런 21타점 10도루, 2011년 111경기 타율 .227 4홈런 26타점 10도루로 주전에서 점점 멀어지며 좀처럼 고난의 야구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2014년 LG로 돌아온 박경수는 87경기에서 타율 .228 2홈런 19타점 7도루에 그치며 주전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어느덧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박경수는 '10구단' KT의 등장과 함께 야구 인생이 180도 바뀌는 전환점을 맞았다. 바로 KT와 4년 총액 18억 2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은 것. 당시 FA 등급제는 없었지만 KT에 신생팀 혜택이 주어졌다. KT는 외부 FA 영입시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되는 파격적인 혜택에 따라 큰 부담 없이 박경수를 영입할 수 있었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벗어나 수원 KT위즈파크에 정착한 박경수는 2015년 137경기 타율 .284 22홈런 73타점 6도루를 기록하는 극적인 행보를 보였고 2016년 121경기 타율 .313 20홈런 80타점 3도루, 2017년 131경기 타율 .262 15홈런 66타점 1도루, 2018년 135경기 타율 .262 25홈런 74타점 4도루를 기록하면서 '수원 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 KT 위즈 박경수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마치고 LG 오지환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 KT 위즈 박경수가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마치고 두산 김재호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2019년 137경기 타율 .247 10홈런 65타점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0년 119경기 타율 .281 13홈런 59타점을 기록하며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박경수는 2021년 118경기 타율 .192 9홈런 33타점에 그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1개 포함 타율 .250(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활약하고 결정적인 호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 평생 잊을 수 없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당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던 박경수는 우승 직후 목발을 짚고 세리머니에 동참해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더이상 여한이 없는 선수 생활이었다. 박경수는 2022년 100경기 타율 .120 3홈런 10타점, 지난 해 107경기 타율 .200 1홈런 12타점에 그쳤고 올해는 5경기에서 타율 .667(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것에 만족했다. 지난 4월 2일 KIA전 출전이 마지막 공식 경기 출전 기록으로 남았다. 이후 박경수는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후배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박경수를 엔트리에 넣겠다"라고 할 정도로 박경수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보였지만 본인이 고사하면서 포스트시즌 출전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KT는 올해 극적으로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사상 첫 업셋에 성공,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경수는 개인 통산 20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49 161홈런 719타점 727득점 78도루를 기록했다. 박경수가 남긴 161홈런은 역대 KBO 리그 2루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박경수는 실력 뿐 아니라 리더십으로도 주목 받은 선수다. KT는 "성실한 자기 관리와 프로 선수로서의 태도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라고 박경수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KT 선수 생활 10년 중 6년(2016~2018년, 2022~2024년) 동안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 선수가 바로 박경수다.

박경수는 KT 구단을 통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22년간 프로 선수로 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더 많아진 팬분들의 큰 응원 소리를 들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라면서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들에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우승과 한국시리즈 MVP를 경험하는 등 최고의 순간들도 보낼 수 있었다. 함께 해준 후배들에게도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KT는 박경수의 은퇴식을 내년 시즌 초에 진행할 예정으로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 KT 위즈 박경수는 개인 통산 20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49 161홈런 719타점 727득점 78도루를 기록했다. 박경수가 남긴 161홈런은 역대 KBO 리그 2루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KT 위즈
▲ KT 위즈 박경수(왼쪽)가 2021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의 순간을 지켜본 뒤 동료들과 축하를 나누기 위해 목발을 짚은 채 유한준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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