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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믿는다"…'일기예보'에 명운 건 염경엽 감독 "18일엔 비 올 것" [P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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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변수는 날씨다.

LG 트윈스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3, 15일 대구에서 열린 1, 2차전서 패해 2패에 처했다. 벼랑 끝에서 값진 1승을 챙기며 기사회생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빚었다.

이날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로 타선을 짰다. 선발투수는 임찬규였다.

임찬규가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84개로 선발승을 챙겼다.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다. 이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구원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60개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홍창기가 2타수 1안타 1타점, 문성주가 3타수 2안타 등을 올렸다. 5회말 1사 1, 3루서 홍창기가 친 희생플라이가 결승타가 됐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피 말리는 승부를 했다. 임찬규가 올해 포스트시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선발로서 완벽히 자기 역할을 해줬다. 에르난데스도 긴 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생각했던 시나리오대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두 선수가 정말 역할을 잘해줘 승리했다"고 미소 지었다.

임찬규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서 2경기 11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하며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이어가는 중이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해 호투한 뒤 데일리 MVP를 수상한 기념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커리어를 확실히 가져가는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정규시즌) 2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피칭 디자인, 경기를 풀어나가는 법 등 자기 루틴이 제대로 생긴 것 같다. 내년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18일 열리는 4차전에도 등판할 수 있을까. 염 감독은 "내일(18일)은 못 나온다. 내일 비 오지 않나. 난 그것만 믿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17일) 길게 끌고 간 것이다. 경기 전 비 예보까지 다 참고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18일 오후 많은 양의 비가 예고돼 있다. 우천 순연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다. 만약 경기가 미뤄지면 4차전은 19일 펼쳐질 예정이다. 염 감독은 "(우천 취소로) 하루 더 쉬면 에르난데스는 (4차전에) 무조건 나온다. 미안하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기 때문이다"며 "대신 트레이닝 파트, 선수 본인과 몸 상태를 다 체크한 뒤 결정할 것이다. 만약 내일 4차전이 열리면 에르난데스는 쉰다"고 귀띔했다.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보다 훨씬 강력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염 감독은 "구위가 더 좋아졌다. 약간 낮았던 팔을 높이면서 구속도 더 나오는 중이다. 커브를 추가한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며 "에르난데스에게 7~9회만 맡기고 싶었는데 빨리 교체했다. 사실 거기서 조금 망설였다. 투구 수를 더 줄여주고 싶었지만 오늘 이기는 게 중요해 빠르게 교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선발 손주영은 어떻게 활용할까. 염 감독은 "손주영은 5차전에 나간다. 그날은 임찬규 등 모든 선수가 대기할 것이다. 우린 5차전까지 가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승리했지만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진 않았다. 염 감독은 "초반의 찬스들을 살리지 못하며 무척 스트레스받는 승부로 이어졌다. 3차전에 못 친 것을 4차전엔 꼭 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1, 2차전서 각 10득점씩 올렸던 삼성 타선을 막아낸 것은 고무적이다. 염 감독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사실이다. 오늘 이김으로써 우리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선수들이 4차전엔 더 집중해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흐뭇해했다.

4차전 선발투수로 LG는 디트릭 엔스, 삼성은 데니 레예스를 예고했다. 엔스는 플레이오프 등판이 처음이고, 레예스는 지난 13일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염 감독은 "엔스는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잘 던졌으면 좋겠다. 레예스는 시리즈서 이어서 만나는 것이니 타자들이 조금은 공략하기 편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1차전에서도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서 경기가 안 풀린 것뿐, 타자들의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수 친화적 구장인 잠실야구장이라 삼성의 홈런포를 잠재우는 데 한결 수월했다. 삼성은 대구서 열린 1차전서 3개, 2차전서 5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염 감독은 "우리에게 분명 유리하긴 하다. 오늘도 대구면 (6회) 윤정빈의 타구가 넘어갔을 것이다"며 "디아즈의 타구도 마찬가지다. (4회) 디아즈의 파울 홈런은 정말 무서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선 KT 위즈가 NC 다이노스에 2패 후 3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이루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LG도 같은 기적을 노린다. 염 감독은 "이번엔 우리가 하고 싶다. 올해의 마지막 바람이다. 한국시리즈에 가면 모든 걸 하늘에 맡기고 경기할 것이다"며 "팬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올 시즌 조금 부족했지만 선수들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싶다. 약속을 지키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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