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오타니 7억 달러가 오버페이야? 역대급 시즌의 대미, MLB 최초 대업 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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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50 대업을 쓰며 2024년 내내 수많은 화제를 만들어낸 오타니 쇼헤이
▲ 30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 원정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4년 정규시즌을 마친 오타니는 올해 시즌 159경기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 54홈런, 130타점, 197안타, 134득점, 59도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새겼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계약과 함께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여러 의미에서 '역대급'이었다. 많은 이들이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어마어마한 금액과 내용이 계약서 안에 적혀 있었다.
오타니 이전에 총액 기준 5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4억 달러 이상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한 명이었다. 현지에서는 오타니가 처음으로 5억 달러의 벽을 돌파할 수 있을지를 궁금해 했다. 일단 FA 시장이 가까워질수록 '가능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고, 5억 달러 이상 계약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오타니 영입을 위해 1~2년 전부터 팀 연봉을 비우며 단단히 벼른 LA 다저스의 제안을 이를 뛰어넘었다.
오타니와 다저스는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상식을 파괴하는 계약을 했다. 처음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까지만 해도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이는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역사상 단연 최고 금액이었다. 5억 달러도 대단한데, 6억 달러를 뛰어 남고 곧바로 7억 달러로 직행했다. 이 기록이 언제 깨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또 알고 보니 기발한 조항도 있었다. 오타니는 매년 200만 달러씩, 10년간 2000만 달러만 받는다. 남은 6억8000만 달러는 지불 유예로 넣었다. 자신에게 많은 돈을 주면 팀 전력 보강이 어려워질 수 있기에 오타니 쪽에서도 총액을 높이는 대신 양보를 한 것이다. 지불유예 조항 때문에 오타니 계약의 실질적인 가치는 10년 총액 4억 달러 중·후반대라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어마어마한 계약을 한 오타니의 첫 시즌 성적에 모두가 주목했다. 지난해 막판 받은 팔꿈치 수술 탓에 올해는 오타니의 트레이드마크인 투·타 겸업을 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타격에 전념하는 오타니는 어떤 성적을 낼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몰렸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오타니는 자신이 7억 달러의 사나이가 될 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 말 그대로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30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 원정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4년 정규시즌을 마친 오타니는 올해 시즌 159경기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 54홈런, 130타점, 197안타, 134득점, 59도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새겼다. OPS는 지난해(1.066)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각 부문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썼다. 타율·홈런·타점·도루·안타·득점·루타 모두 개인 신기록을 썼다.
기본적인 기록도 뛰어났지만,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누구도 기록하지 못한 50홈런-50도루 클럽의 문을 활짝 열면서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홈런과 도루는 비교적 상반되는 영역이라 동시에 잡기 어렵고, 오타니 이전에 메이저리그에서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도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시즌 초반부터 터진 홈런포, 그리고 시즌 중반부터 불이 붙은 도루를 앞세워 차근차근 50-50을 향해 나아갔다. 최소경기 40-40 기록을 세운 오타니는 이후 폭발적인 페이스를 식히지 않고 유지하며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50-50을 넘어 54홈런-59도루를 달성했다.
▲ ‘팬그래프’가 환산한 올해 오타니의 가치는 무려 7300만 달러(약 958억 원)에 이른다. 10년 7억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의 값어치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타격에 전념한 오타니는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등장, 홈런ㆍ타점ㆍ득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리그에서 가장 높다.
타격에 전념한 오타니는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등장, 홈런·타점·득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리그에서 가장 높다. 마지막까지 노렸던 타격 타이틀을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에게 내줘 아쉽게 트리플크라운은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50-50과 더불어 역사에 남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심지어 도루에서는 스즈키 이치로가 가지고 있던 일본인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56개)까지 깨뜨리는 등 만능 선수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오타니는 시즌 마지막 35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연속 도루 성공 기록(1975년 데이비 로페즈 38회 연속 성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록은 내년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저스 입단 첫 해에 다저스 구단 역사를 싹 다 갈아치우기도 했다. 올해 당초 2번 타순에서 시작했으나 시즌 중반 무키 베츠의 골절 부상으로 리드오프로 이동한 오타니는 시즌 134득점을 올려 프레디 프리먼이 가지고 있던 종전 다저스 프랜차이즈 기록(131득점)을 갈아치웠다. 홈런도 마찬가지다.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숀 그린(49개)을 뛰어 넘어 첫 50홈런 역사를 썼다. 오타니는 올해만 99개의 장타(2루타·3루타·홈런)를 쳐 1930년 베이브 허먼이 가지고 있던 구단 최다 장타 기록(94개) 역시 새로 썼다.
또한 오타니는 총 411루타를 기록해 역대 단일 시즌 루타에서도 공동 5위에 올랐다. 오타니보다 더 많은 루타를 기록한 선수는 1948년 스탠 뮤지얼(429루타), 2001년 새미 소사(425루타), 2001년 루이스 곤살레스(419루타), 1998년 새미 소사(416루타) 뿐이고 2001년 배리 본즈(411루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400루타를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투수를 하지 않고도 받는 연봉을 다저스에 돌려줬을까. 일단 현재 가치를 떠나 단순하게 표면적인 7억 달러를 기준으로 잡는다고 해도 충분히 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오타니는 올해 지명타자로 뛰면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 손해를 봤다. 투수로 뛰지 않았기에 포지션이 있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WAR에서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럼에도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 기준 9.2의 WAR을 쌓았다.
'팬그래프'가 환산한 기준은 무려 7300만 달러(약 958억 원)에 이른다. 10년 7억 달러를 단순하게 나누면 연 평균 7000만 달러인데 '타자만' 한 오타니가 투·타 겸업 없이도 이 가치를 뽑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로, 이미 오타니 영입과 함께 광고 영업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른 다저스로서는 함박웃음을 지을 만한 일이다.
역대 세 번째 최우수선수(MVP) 등극도 확실시된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2021년과 2023년 MVP를 수상한 바 있다. 그것도 만장일치였다. 2021년은 말 그대로 환상 속에서나 있었던 투·타 겸업을 실현시킨 해였다. 오타니보다 더 잘 치는 타자가 있었고, 오타니보다 더 잘 던진 투수도 있었지만 이 정도 클래스의 성적을 투·타 모두에서 낸 것은 베이브 루스 이후 처음이었다. 상징성이 있어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2023년 또한 투수로서는 사이영급 활약, 타자로는 홈런왕에 오르면서 두 번째 만장일치 MVP가 됐다.
▲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이나 만장일치 MVP가 된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올해 세 번째 만장일치 MVP를 노린다.
▲ 시즌을 끝까지 완주한 오타니는 이제 첫 가을야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오타니가 가을의 전설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인 가운데, 다저스는 6일부터 디비전시리즈에 들어간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이나 만장일치 MVP가 된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올해 세 번째 만장일치 MVP를 노린다. 당초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의 MVP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면서도, 수비에 나서는 않는 지명타자라는 점을 고려해 만장일치는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지명타자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메이저리그 투표인단의 성향을 고려하면 수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오타니는 상징적인 50-50을 달성했고 아주 강력한 경쟁자가 없어 세 번째 만장일치 MVP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두 번 만장일치 MVP도 어려운데, 세 번의 만장일치 MVP는 말 그대로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이후 6년을 뛰었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가을야구와는 한 번도 인연이 없었다. 오타니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다저스를 선택한 것도 결국 매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라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시즌을 끝까지 완주한 오타니는 이제 첫 가을야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오타니는 30일 정규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제 정규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누적된 통계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정규시즌 성적은 잊고 포스트시즌에 올인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오타니가 가을의 전설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인 가운데, 다저스는 6일부터 디비전시리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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