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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커쇼 콤비를 소환했다… 오타니 부활에 트레이드 승부수 성공? 다저스, 메츠 기세 확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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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비전시리즈에서의 상대적인 부진을 씻고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안타 포함 2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 상승을 알린 오타니 쇼헤이
▲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기대에 120% 부응한 잭 플래허티.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33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가공할 만한 마운드의 힘을 뽐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달렸던 LA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충격적인 패배에 망연자실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거치고 올라온, 그리고 정규시즌에서 자신들보다 한참 아래에 있었던 애리조나와 디비전시리즈에서 3패로 탈락한 것이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모두가 다저스의 가을 약세를 다시 조롱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게 가장 컸다. 그래도 건강할 때는 괜찮은 컨디션을 보여줘 믿었던 클레이튼 커쇼가 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건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랜스 린(2⅔이닝 4실점), 바비 밀러(1⅔이닝 3실점)도 자기 몫을 못했다. 선발이 이렇게 무너지는데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여기에 타선에서도 믿었던 'MVP 듀오'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동반 침묵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애리조나는 다저스에 틈을 보여주지 않고 그렇게 짜릿한 업셋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완점을 찾은 다저스는 망설임 없이 오프시즌 선발 시장을 뒤졌다.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계약을 했다. 팔꿈치 수술 탓에 2024년에는 투수로 나서지 못하는 오타니지만, 2025년부터는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했다.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선발 최대어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에는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를 안겨줬다. 총액 기준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었다. 탬파베이와 트레이드로 에이스급 스터프를 갖춘 타일러 글래스나우까지 영입했고, 보험용으로 제임스 팩스턴까지 영입하며 화려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선발 투수가 차고 넘치는데도 다저스가 이렇게 맹렬하게 선발진을 개편한 것은 수술 전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고, 야마모토와 오타니는 6인 로테이션이 더 어울리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가진 선수들을 잘 활용해 정규시즌을 버티고, 아낀 힘으로 포스트시즌까지 가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부상으로 죄다 쓰러지는 바람에 다저스 로테이션 구상은 완전히 꼬였다. 글래스나우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출전이 좌절된 것은 가장 큰 문제였다.

당장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는 세 명의 선발 투수만 활용했다. 1승2패로 위기에 몰린 4차전에서는 믿고 낼 만한 선발이 없어 불펜데이를 했을 정도다. 그렇게 선발진을 달러로 도배했는데 다저스로서는 허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 5차전, 그리고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는 적어도 두 명의 영입생 덕에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신뢰를 잃는 가 했던 야마모토는 가장 중요한 5차선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야마모토의 활약에 힘입어 샌디에이고를 2-0으로 누르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에 결국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영입한 잭 플래허티(29)의 활약이 빛났다. 모처럼 다저스가 선발 야구를 했다.

올해 디트로이트에서 뛰던 플래허티는 디트로이트에서 18번의 선발 등판을 가져 7승5패 평균자책점 2.95의 좋은 성적을 냈다.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 일보 직전에 온 상황에서 다저스는 두 명의 유망주를 주고 플래허티를 영입했다. 다저스 입단 후 10경기에서 55⅓이닝을 던지며 6승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해 다저스의 정규시즌 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다.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 오타니는 이날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 타자로서의 몫을 다했다.
▲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건 2018년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1,2차전 선발로 나섰던 류현진-클레이튼 커쇼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는 14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잭 플래허티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9-0 완승을 거두고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중부지구 챔피언 밀워키, 디비전시리즈에서 동부지구 챔피언 필라델피아를 차례로 격파하고 올라온 뉴욕 메츠의 기세를 잠재웠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한 판이었다.

플래허티는 이날 7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모처럼 두 경기 연속 활약한 장면이기도 했다. 야마모토와 플래허티는 모두 5이닝 이상 무실점 기록을 충족했다. 다저스 선발 투수들이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무실점을 합작한 것은 2018년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 차례로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클레이튼 커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를 치렀던 다저스는 1차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7이닝 4피안타 무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하면서 가을야구를 힘차게 출발했다. 다음 날 2차전 선발로 나선 클레이튼 커쇼는 한술을 더 떠 8이닝 2피안타 무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다저스는 당시 애틀랜타와 시리즈에서 3승1패로 이기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를 꺾었다. 다만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에 지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개빈 럭스(2루수)-토미 에드먼(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플래허티가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기세가 좋은 데다 다저스보다 휴식일이 더 있었던 뉴욕 메츠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유격수)-마크 비엔토스(3루수)-브랜든 니모(좌익수)-피트 알론소(1루수)-스탈링 마르테(우익수)-제시 윙커(지명타자)-호세 이글레시아스(2루수)-타이론 테일러(중견수)-프란시스코 알바레스(포수) 순으로 맞섰다. 선발은 센가 코다이였다.

다저스가 플래허티의 역투 속에 시작부터 점수를 내면서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센가의 경기 초반 제구가 너무 좋지 않았다. 모든 구종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서 고전했다. 다저스도 이를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공을 보며 1회부터 무더기 볼넷을 얻었다. 다저스는 1회 1사 후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모두 볼넷을 골라 1사 만루를 만들었고 2사 후 맥스 먼시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 디비전시리즈에서의 승리 기운을 이어 갔다.

추가점도 빨리 나왔다. 다저스는 2-0으로 앞선 2회 선두 개빈 럭스가 볼넷을 골랐고, 토미 에드먼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1·2루간을 빼는 우전 적시타를 쳐 1점을 추가하고 센가를 마운드에서 몰아냈다. 센가는 30개의 공만 던지고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투구 수 제한이 있어도 2~3이닝 정도는 버텨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보다 못했다.

다저스는 3-0으로 앞선 4회 3점을 추가하며 메츠의 모든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다저스는 4회 선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개빈 럭스에게 다시 희생번트를 지시해 성공시켰다. 이 작전은 2회에 이어 또 성공했다. 토미 에드먼이 우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뽑아냈다. 이어 오타니 쇼헤이가 우중간 담장 상단을 맞히는 큼지막한 안타를 쳤다. 우익수 스탈링 마르테가 이를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해 에드먼이 힘차게 홈까지 들어왔고, 오타니는 2루까지 갔다. 마르테의 실책으로 인한 득점으로 기록됐다. 다저스는 2사 후 오른 발목 상태가 성치 않은 프레디 프리먼이 오타니까지 홈으로 부르는 좌전 적시타를 쳐 6-0으로 달아났다. 다저스 불펜을 고려하면 경기 승부가 기우는 순간이었다.

▲ 1.1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
▲ 메츠는 간판 타자인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무안타에 그치는 등 이날 팀 전체가 3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플래허티가 여전히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뽐낸 가운데 다저스는 6-0으로 앞선 8회 3점을 추가하고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8회 선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중전 안타에 이어 케빈 키어마이어의 타석 때는 1루수 피트 알론소의 실책까지 나오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1사 후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웠고, 이어 무키 베츠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신바람을 냈다. 다저스가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선발 플래허티가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선보인 가운데 다니엘 허드슨이 8회를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는 벤 카스파리우스가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4·5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뒀고, 이날까지 세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 어마어마한 마운드의 괴력을 과시했다. 최근 33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1966년 볼티모어가 기록했던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33이닝)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타선에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던 오타니 쇼헤이가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활약했다. 장타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우측 담장 직격 안타는 오타니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키 베츠는 1안타 1볼넷 3타점, 프레디 프리먼은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는 등 MVP 트리오가 맹활약했다.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이날도 2안타를 치며 최근 좋은 감을 이어 갔고, 토미 에드먼은 1안타 1타점으로 윤활유 몫을 했다.

반면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자주 시차를 넘나들고 있는 메츠는 이날 센가가 1⅓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마운드 운영 계획이 다 꼬였다. 승부수로 투입한 세 번째 투수 데이비드 피터슨이 2⅓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제 몫을 못한 것도 문제였다. 타선은 팀 전체가 3안타에 머물렀다. 제시 윙커, 호세 이글레시아스,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까지 세 명만 각각 1안타씩을 치는 데 그쳤다.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격돌한 두 팀은 2차전 선발로 상반된 선택을 했다. 메츠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영웅 같은 활약을 했던 션 머나야가 예정대로 등판하는 반면,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은 다저스는 2차전을 불펜데이로 가져가기로 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 당시 라이언 브레이저를 필두로 한 완벽한 불펜데이를 선보이며 벼랑에서 벗어났다. 1차전에 다니엘 허드슨을 제외한 필승조를 모두 아낀 상황이기 때문에 2차전 불펜데이 여력은 충분하다. 2차전은 15일 오전 5시 8분(한국시간)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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