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소속팀을 넘어 '잉글랜드 중원 미래'로 꼽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유망주 코비 마이누(1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리한 연봉 요구로 팬들 속을 끓게 하고 있다. 팀 내 다섯손가락에 드는 수준이자 현재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받는 액수인 20만 파운드(약 3억7000만 원)를 주급으로 요구 중인데 맨유 보드진도 대화를 중단하고 이적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영국 정론지 가디언은 8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누가 맨유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했다. 계약 잔여 기간은 2년이지만 팀 역시 (협상을 단념하고) 마이누 이적을 추진 중"이라면서 "맨유는 최소 이적료로 7000만 파운드(약 1310억 원)를 책정했다. 해당 금액 이상 제안에는 전향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꾸린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데일리 미러, 더 선 등 현지 언론도 "마이누 에이전트는 최소 주급 18만 파운드(약 3억3000만 원)에서 최대 20만 파운드를 원한다. 다만 맨유는 그럴 자금적 여유가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정 규칙인 PSR 탓에 오히려 팀 내 젊은 피를 매각해야 할 처지"라고 보도했다.
마이누는 이른바 '성골 유스'다. 2005년 젊은 미드필더로 2022년 1군에 입성했다. 이 해 찰턴과 잉글랜드풋볼리그컵(EFL컵)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 기대 이상 경기력으로 1군 코치진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2027년 여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차기 시즌부터 잠재성을 드러냈다. 2023-24시즌에 리그 24경기 3골 1도움을 챙겼다. 안정적인 볼 간수 능력과 탈압박은 동 나이대 선수보다 한두 수 위라는 호평을 받았다. 창의적인 빌드업과 전진 드리블을 즐기는 성향, 침착성도 돋보였다. 빠르게 맨유 미래이자 현재로 자리매김했다. 기라성 같은 여러 선배를 제치고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대표팀 커리어 역시 순조로웠다. 유로 2024 결승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성장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골든보이 최종 후보 25인에도 뽑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무랄 데 없이 착실히 순항하는 '예비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흐름이었다. 폴 스콜스와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뒤를 잇는 잉글랜드 중원 후계자 평가까지 나왔다.
다만 올 시즌 부침을 겪었다. 꾸준히 선발로 나섰지만 잔부상에 시달렸다. 현재도 종아리를 다쳐 한 달 가까이 결장 중이다. 경기력도 기대에 못 미쳤다. 리그 18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수확하지 못했다.
팀이 전반적으로 무너진 상황이라 영향을 받은 것도 있다. 하지만 에릭 텐하흐가 경질되고 지휘봉을 물려받은 후벵 아모링 체제에서 시스템적으로 녹아들지 못하는 인상이 짙었다. 아모링 감독은 여러 포지션에 아미누를 기용하며 실험을 이어 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와중에 재계약 이슈가 터져 눈길을 모은다. 예상보다 양 측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결국 돈의 문제다. 현재 주급 2만 파운드(약 3600만 원)를 수령하는 마이누는 그보다 10배 많은 액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완벽히 부활한 주전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받는 금액이다.
가디언은 "1군에서 총 60경기를 소화한 마이누는 맨유와 오랜 기간을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마이누 에이전트는 선수의 가치가 온전히 재계약 조건에 반영되길 원한다"면서 "첼시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EPL 내 타 팀으로 이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누가 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유는 현실적으로 마이누 요구를 들어줄 여유가 없다. 최근에도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적체된 구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50명가량 직원을 해고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추가 감원을 예고 중이다. 여기에 재정적페어플레이(FFP) 위협도 받고 있다. 마커스 래시포드를 필두로 고액 연봉자를 차례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