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땅볼-땅볼-삼진-뜬공-삼진' 오타니 굴복시킨 우상 다르빗슈의 눈물…"다시 한번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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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에게 완전히 당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우상 다르빗슈 유(3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만나 또 고전했지만, 팀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덕에 포효했다.
오타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다르빗슈의 팽팽한 투수전에 양팀 통틀어 6안타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다저스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다르빗슈에게 솔로포 2개를 뺏어 2-0으로 신승했다.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운명이 걸린 경기였다. 다저스는 1차전 7-5 승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2차전 2-10, 3차전 5-6 패배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다저스는 불펜데이로 치른 4차전에서 8-0 완승을 거두면서 기사회생했고, 5차전 선발투수로 고심 끝에 야마모토를 앞세워 챔피언십시리즈를 노렸다. 다저스는 시리즈 3승2패를 기록하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오타니는 생각보다 폭발력이 떨어졌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열린 1차전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큰 경기에도 강한 면모를 보여주나 싶었는데, 이후로는 잠잠했다. 지난 4경기에서 16타수 4안타(타율 0.250),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는데, 다저스가 월드리시즈까지 순항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오타니의 폭발력이 필요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우상이자 천적인 다르빗슈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오타니는 올해 정규시즌에도 다르빗슈에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는데, 지난 7일 열린 2차전 선발투수 다르빗슈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 1루수 땅볼, 투수 땅볼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다르빗슈의 2차전 구위가 대단하긴 했다. 7이닝 82구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10-2 완승을 이끌며 샌디에이고가 시리즈 2승1패로 앞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환상적이었다. 오타니를 포함해서 상대 타자 모두에게 공을 잘 던져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5일 뒤 다르빗슈를 만난 오타니는 여전히 고전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6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싸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배트로 허공을 갈랐다.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2번째 타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타니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다르빗슈의 커터를 건드려 3루수 뜬공에 머물렀다.
▲ 다르빗슈 유 ⓒ 연합뉴스/AP통신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오타니는 다르빗슈 앞에서는 계속해서 작아졌다. 6회초 1사 후 3번째 맞대결에서도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커브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다르빗슈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에도 오타니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8회말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완 태너 스콧을 만나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실트 감독은 오타니를 봉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상대적으로 약한 좌투수를 붙여 보겠다고 했는데, 스캇은 이번 시리즈에서 오타니와 이날 포함 4차례 맞대결에서 전부 삼진을 잡았다. 다르빗슈와 스캇까지 천적 둘을 연달아 만난 오타니는 속절없이 당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침묵에도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확정하자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오면서 포효했다. 오타니가 뉴욕 메츠와 맞붙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조금 더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르빗슈는 이날도 6⅔이닝 77구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7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다저스 타선을 요리했다. 커브(19개), 스위퍼(14개), 싱커(10개), 스플리터(9개), 직구(9개), 슬라이더(8개), 커터(8개)를 섞어 혼란을 줬고, 직구 최고 구속은 95.7마일(약 154㎞)까지 나왔다.
다르빗슈는 다저스에서 가장 두려운 타자인 오타니를 시리즈 내내 6타수 무피안타 3탈삼진으로 처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는데, 다저스 에르난데스 듀오에게 홈런 2방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3차전부터 이날까지 24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한 것도 뼈아팠다.
실트 감독은 경기 뒤 다르빗슈의 투구와 관련해 "다르빗슈는 다시 한번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다저스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2차례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다르빗슈는 정말 좋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 다르빗슈 유의 일본인 메이저리거 후배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왼쪽)와 오타니 쇼헤이가 축배를 들었다.
▲ 맥주 세례를 받는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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