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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이어 흙신도 간다' 나달, 24년 프로 은퇴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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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끝으로 확실하게 은퇴를 선언한 '흙신' 나달. 사진은 2024파리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백핸드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모습.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 기자
테니스 황제에 이어 흙신도 코트를 떠난다. 메이저 대회 프랑스 오픈의 지배자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24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나달은 10일 자신의 SNS에 "프로 테니스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남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인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가 마지막 무대가 된다.

불굴의 플레이로 코트를 달궜던 나달이지만 끝내 세월의 무게와 부상을 이기지 못했다. 나달은 최근 몇 년 동안 고관절 등 부상으로 신음했다. 지난해 5월 나달은 이미 자신의 주무대인 프랑스 오픈 불참을 밝히면서 올해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나달은 "지난 2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면서 "분명히 어려운 결정이었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라며 은퇴를 알렸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나달은 11월 19일 네덜란드와 8강전을 펼친다. 나달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내 나라 스페인을 대표해 뛰는 게 내 마지막 무대여서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처음으로 대단한 기쁨을 누린 게 2004년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을 때이기 때문"이라면서 "완벽한 원을 그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나달은 2001년 프로에 데뷔해 메이저 대회에서 22번이나 우승했다. 은퇴한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의 20회를 넘어 한때 남자 선수 최다 그랜드 슬램 우승 기록 보유자였다.

특히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에서만 1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강력한 톱 스핀 스트로크와 엄청난 커버력으로 클레이 코트를 지배해 '흙신'으로 불렸다. 호주 오픈(2회)과 윔블던(4회), US 오픈(2회)은 물론 베이징올림픽 우승까지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24파리올림픽 남자 테니스 단식 경기에서 나달이 조코비치에 패한 뒤 팬들의 응원에 답하는 모습. 2024.7.2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 기자

나달은 페더러,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와 10년 가까이 이른바 남자 테니스 '빅3'를 형성했다. 최초의 남자 테니스 메이저 대회 20회 우승을 이룬 페더러가 2022년 9월 은퇴하면서 나달이 앞서 가는 듯했다. 이들 중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나달은 페더러를 넘어 22회로 최다 메이저 우승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다만 여전히 전성기 기량을 보이는 조코비치가 나달이 주춤한 사이 추월했다. 지난해 1월 호주 오픈에서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 22회 우승으로 나달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프랑스 오픈과 US 오픈까지 24회로 기록을 늘렸다. 조코비치는 올해 파리올림픽 금메달까지 수집해 나달에 이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이룩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도 올해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최근 조코비치도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언급하는 등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계획하고 있다. 나달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빅3의 종언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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