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슈퍼루키' 전미르의 갑작스러운 육성선수 전환, 롯데는 왜 이같은 결단을 내렸나? "서두르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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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선수가 서두르지 않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1일 전미르를 비롯해 정성종과 최이준, 이주찬을 육성선수로 전환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전미르였다.
지난해 짧았지만, 전미르가 남긴 임팩트는 어마어마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태형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전미르는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개막전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엄청난 낙폭의 커브를 앞세워 3월 4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그리고 전미르는 3월의 흐름을 4월 초반까지 이어가는 등 7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특히 지난해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과 불펜이 모두 붕괴되는 등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전미르의 투구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고, 자연스럽게 전미르가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미르는 4월 13경기에서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하면서 필승조로 자리잡았고, 5월에는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13경기에서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로 훌륭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잦은 등판에 성적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6월 7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4.40을 기록한 뒤 휴식 차원에서 전미르가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더이상의 등판은 없었다.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몸 상태를 점검한 결과 오른쪽 팔꿈치에 많은 피로가 쌓여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전미르는 주사치료를 받으며 복귀를 노렸지만, 시간이 지나도 팔꿈치에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결국 1군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전미르가 수술을 받게 됐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전미르에 대해 "의사의 소견상 심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팔꿈치 인대에 약간의 손상이 있었다. '재활로 충분하다'고 했지만, 전미르 본인이 불편함을 느껴서 수술을 받게 됐다"며 "팔꿈치 상태가 심각했던 것은 아니기에 재활 기간은 6개월이다. 회복이 빠를 경우엔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전미르 SNS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재활 기간이 6개월, 후반기에는 마운드로 복귀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서 전미르가 갑작스럽게 육성 선수로 전환됐다. 이는 마치 전미르가 결국 올 시즌 중 마운드로 돌아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미르가 육성 선수로 전환된 배경에는 롯데의 배려가 숨어 있었다.
고교 시절까지 '이도류'로 명성을 떨쳤던 전미르에게 부상은 처음이다. 특히 데뷔 첫 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선수가 프로 유니폼을 입자마자 큰 수술대에 올랐다. 부상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던 만큼 일반적인 토미존 수술보다 복귀까지 필요한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지만, 롯데는 전미르가 1군 복귀를 목표로 조급해 하거나, 무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롯데 관계자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6개월 만에 돌아오는 케이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선수가 어리기 때문에 회복세가 좋아서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기간을 정해놓고, 복귀를 서두를 순 없다. 특히 1군 경험을 해본 선수는 더 빨리 복귀하고 싶어 한다"며 "선수가 서두르지 않게, 정해진 재활 절차를 다 마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전미르는 언제든 마운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하지만 당장의 팀 성적을 위해 선수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순 없다. 그만큼 롯데가 전미르의 재능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전미르 입장에선 지금 당장 육성 선수로 전환된 것에 아쉬움이 클 수 있다. 하지만 가까운 것보다는 더 먼 미래를 볼 필요성이 있다. 지금은 복귀를 서두르는 것보다 향후 수년 동안 마운드에서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지더라도 탈이 나지 않도록 팔꿈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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