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언어 장벽에 무너진 '우즈벡 김민재'의 데뷔전…3분 만에 대형 실수 저질렀다 "더 나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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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20)가 최악의 데뷔전을 치렀다.
맨체스터 시티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첼시와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후사노프가 선발로 출전해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잊고 싶은 데뷔전이 됐다.
후사노프의 데뷔전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악몽으로 바뀌었다. 첼시가 롱볼 패스를 시도하자, 그는 공중볼을 헤더로 처리하며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패스는 정확하지 않았고, 공은 첼시의 니콜라 잭슨에게 흘렀다. 잭슨은 침착하게 공을 옆으로 연결했고, 노니 마두에케가 이를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첼시는 손쉽게 선제골을 얻었다. 후사노프는 실수 직후 고개를 푹 숙이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그의 불안정한 플레이는 실점 이후에도 이어졌다. 1분 뒤 그는 첼시의 콜 파머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과도한 태클로 팀에 또 다른 부담을 안겼고, 이는 그의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그는 공중 경합과 지상 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첼시 공격진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허용했다.
결국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9분 후사노프를 존 스톤스와 교체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감독과 동료들은 그를 지지하며 위로했다. 교체 당시 벤치에 있던 동료들은 박수를 보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를 직접 안아주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후사노프는 이제 막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어린 선수다. 그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라며 "그러나 수비수는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후사노프는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잘하지 못해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후사노프는 언어 장벽을 해결해야 한다. 수비수에게 의사소통은 경기력만큼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2004년 2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태어난 후사노프는 분요드코르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2022년 벨라루스의 에네르게틱-BGU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이듬해 7월 프랑스 리그1 RC 랑스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 리그1 무대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선수가 뛴 것은 후사노프가 처음이었다. 후사노프는 랑스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31경기에 출전하며 중앙 수비수로 인정받았고, 2023년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오만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급성장했다.
후사노프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주목받아온 선수다. 186cm의 훌륭한 신체 조건에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경기 이해력을 겸비한 그는 유럽 빅클럽들의 스카우터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이름을 알렸다.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뛰며 '챔스 우승 경쟁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에 비견되며 "우즈벡 김민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전 수비진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았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수 영입을 추진했다.
결국 과르디올라 감독은 랑스에서 활약하는 '젊은 수비수' 후사노프에 눈독을 들였고, 마침내 영입에 성공했다. 영국 매체에 따르면 후사노프의 이적료는 3,360만 파운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사노프는 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를 통해 "오랫동안 즐겁게 봐왔던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맨체스터 시티에서 빨리 뛰고 싶다. 도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사노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 구단은 "후사노프는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능력을 보유한 오른발잡이로, 중앙 수비수로 양쪽에서 모두 뛸 수 있다. 또한 스리백 전술에서도 효과적으로 기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 시티는 풀백이 중원으로 전진하며 공격에 가담하는 전술을 자주 활용하는데, 후사노프의 뛰어난 위치 선정과 볼 배급 능력은 이러한 전술에 적합한 자질로 평가받는다. 구단은 "후사노프는 맨체스터 시티의 볼 점유 기반 축구에 완벽히 어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후사노프가 맨체스터 시티 시스템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녹아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선수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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