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모두의 강백호'를 앞둔 포석? 연봉 7억 파격에 담긴 의미, kt 총력전 의지 드러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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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억9000만 원에서 무려 4억1000만 원이 오른 7억 원에 2025년도 연봉 계약을 마친 강백호 ⓒ곽혜미 기자
▲ 고과에서는 나올 수 없는 금액을 책정한 것은 FA 자격을 앞둔 강백호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형 타자로의 성장이 큰 기대를 모았던 강백호(26·kt)는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kt는 팀의 간판스타가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기량과 스타성을 동시에 갖춘 강백호를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강백호의 kt는 기대대로 순조롭게 성장하는 것 같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138경기에 나가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거의 완벽한 신인 시즌을 보냈다. 홈런 개수에 비해 타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2019년에는 타율 0.336을 기록했다. 타율이 높아지니 홈런 개수가 떨어졌다는 지적(2019년 13홈런) 또한 비웃었다. 강백호는 2020년 129경기에서 타율 0.330과 23홈런을 동시에 기록했다. 2021년에는 고타율(.347)과 생애 첫 100타점(102타점) 고지도 같이 밟았다.
이정후와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미래가 창창한 젊은 타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강백호 또한 자신감이 있었고, 어느덧 kt하면 강백호라는 이름이 생각날 정도의 간판이 됐다. kt가 원하는 대로 착착 흘러간 셈이다. kt는 그런 강백호에게 공을 많이 들였다. 물론 구단과 선수의 생각은 조금 다를 수도 있었겠지만, 대체적인 곡선에서는 분명 대우를 잘 해줬다는 게 드러난다.
강백호는 2년 차였던 2019년 곧바로 억대 연봉(1억2000만 원)에 진입했고, 2020년에는 2억1000만 원, 2021년에는 3억1000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에는 5억5000만 원까지 연봉이 뛰었다. 업계에서는 "이정후에 버금가는 대우를 하려는 구단의 의지가 잘 드러났다"고 평가하곤 했다. 실제 강백호의 5년 차 연봉은 이정후와 더불어 KBO리그 역대 5년 차 최고 연봉이었다. 하지만 2022년부터 부상과 그에 따른 심리적인 문제로 슬럼프가 왔다. 2022년 62경기, 2023년 71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2022년 강백호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683이었고, 2023년은 0.763이었다. 2022년은 리그 평균보다 아예 못했고, 2023년의 공격 생산력 또한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수비나 주루에서 만회를 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kt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강백호의 연봉을 2억9000만 원까지 깎았다. 2024년 연봉도 2억9000만 원로 동결했다. 선수로서는 큰 충격을 받을 만한 삭감 폭이었고, 실제 연봉 협상이 진통을 겪은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규정 타석에도 크게 미달된 2년(2022년 264타석, 2023년 271타석)이었음을 고려할 때 kt도 2년 연속 삭감을 하지는 않으면서 최소한의 체면은 세워줬다는 평가가 있었고, 3억 원이 기준인 연봉 감액도 해당 사항이 없었다.
그런 강백호는 2024년 144경기에서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으로 기지개를 켰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내리막을 타던 흐름을 다시 반등시켰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포수 마스크까지 쓰는 등 의욕을 보였고, 144경기에 건강하게 나가며 팀에 공헌했다. 그러자 kt는 2025년 강백호의 연봉을 크게 올렸다. 지난해 2억9000만 원을 받은 강백호는 올해 무려 4억1000만 원이 인상된 7억 원을 받는다. KBO 8년 차 최고 연봉자였던 김혜성(2024년 6억5000만 원)의 기록을 깨뜨렸다.
5억50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으로 떨어질 때는 생각보다 삭감폭이 과도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올해는 4억1000만 원이라는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올 법도 하다. 7억 원이라는 연봉은 고과대로라면 결코 나올 수가 없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kt는 지난 2년간 강백호가 섭섭했을 부분을 풀어주는 한편,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강백호 지키기에 미리 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kt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클 수 있는 강백호 잔류를 위해 총력을 다할 전망이지만,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앞둔 강백호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곽혜미 기자
비록 한창 좋을 때의 흐름은 아니지만 강백호는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인데다, 리그가 키우기 가장 어려워하는 유형인 좌타 거포 자원이다. 내년에 강백호와 계약하는 팀은 그의 전성기를 모조리 뽑아 쓸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됨은 물론, 4년 뒤 찾아올 2차 FA 때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당장 100억 원 이상 가치 평가가 나오는 강백호를 일단 품에 안으면 그 다음에는 보상 장벽이 어마어마해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kt는 일단 보상 장벽을 치면서 강백호 지키기에 들어갔다. 현재 강백호가 시장에 나오면 노릴 만한 팀들이 제법 된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kt로서는 일단 보상 장벽을 친 뒤 시즌 중 비FA 다년 계약을 노릴 것이라는 게 절대 다수의 관측이다. 이미 kt는 강백호에 대한 비FA 다년 계약 구상을 짜놓고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봉 협상 때도 그런 분위기를 서로가 직·간접적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백호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좋은 대우를 할 경우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게다가 시장에 나가면 금액이 더 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비FA 다년 계약보다는 일단 시장에 나가 오퍼를 들어보고, kt의 제안이 가장 좋다면 그때 다시 손을 잡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즉, kt는 비FA 다년 계약을 위해서라면 강백호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향후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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