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체중 논란→부상→1군 캠프 불참… 계속되는 김범석의 시련, LG의 미래는 다시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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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부상 여파로 2025년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김범석. ⓒ곽혜미 기자
▲ 김범석은 뛰어난 펀치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적정 수준의 몸 상태를 찾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남고를 졸업한 포수 김범석(21)을 전체 7순위에서 지명했다.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파워를 가진 선수로 정평이 난 김범석을 품에 안은 LG는 기대감이 넘쳤다. 공·수를 모두 아우르는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지명 직후 마이크를 잡은 차명석 LG 단장의 기대 섞인 설명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KBO리그 1군에서 콘택트가 미지수였을 뿐 로우 파워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부족한 포수 기본기는 프로에서 갈고 닦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겼다. 당시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롯데)이 30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LG의 미래 안방을 책임질 수 있는 기대주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드넓은 잠실도 김범석의 힘이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LG 구단과 팬들의 큰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다만 지명 이후의 행보가 힘겹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팀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LG 감독도 김범석에 대한 관심이 컸다. 관심이 큰 만큼 지도자로서의 욕심도 컸다. 일단 박동원을 영입해 포수 자리의 급한 불을 끈 만큼 김범석은 조금 더 천천히 확실하게 준비시키겠다는 게 염 감독의 구상이었다. 김범석의 재능을 이야기할 때 항상 즐거웠던 염 감독이다. 프로의 몸을 만든 뒤 본격적으로 다듬어도 결코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포수는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박동원의 계약 기간이 4년이라는 것도 고려했다.그런데 김범석의 몸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았다. 체중 조절이 쉽지 않았다. 김범석의 프로필상 신장은 178㎝, 체중은 110㎏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나간다는 게 중론이다. 포수치고도 큰 몸이다. 포수가 비교적 덩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블로킹 등 날렵하게 움직여야 할 대목이 많다는 점에서 너무 큰 덩치는 문제가 됐다. 염 감독도 살을 빼는 게 김범석의 앞으로 야구 인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하는 포수의 특성상 허리나 무릎에 큰 타격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범석의 체중 조절이 이뤄지지 않았고, 2023년은 1군에서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수비 훈련 등 기본기 훈련도 더 해야 한다는 게 1군 코칭스태프의 의견이었다. 그래도 기대를 저버린 건 아니었다. 2024년 체력적인 소모가 심한 박동원의 백업 포수, 그리고 장타력을 갖춘 우타 지명타자로 두루 활용하겠다는 게 염 감독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2024년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모든 구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체중 관리 조절 실패 여파로 몸에 부상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염 감독도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이 부분에 대한 '작심 발언'을 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는 방증이었다.
김범석은 2024년 몸을 다시 만들어 1군에서 나름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펀치력은 역시나였다. 시즌 70경기에서 타율은 0.241에 그쳤지만 6개의 홈런을 때리며 순장타율에서는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몸의 한계는 결국 시즌 완주의 한계로 나타났고, 염 감독도 김범석을 '제2의 포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서서히 접어가고 있었다.
2025년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김범석의 이름은 없다. LG는 21일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선수단 명단을 발표했다. LG는 이번 캠프에 참가할 포수로 주전 포수인 박동원, 수비력이 좋은 선수로 백업 포수로 기대를 모으는 이주헌을 비롯해 박민호 이한림까지 총 4명의 선수를 데려간다. 김범석은 빠졌다. 1군 엔트리는 몰라도 캠프에는 데려갈 선수였는데 빠진 것은 부상 때문이다. 허리에 부상이 있다. 장거리 이동이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캠프에 가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김범석은 당분간 이천의 2군 시설에서 몸을 가다듬고 훈련을 할 예정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기약 없는 봄의 시간이 지나가는 가운데, 어쩌면 1군 코칭스태프 내부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는 점에서 뒷걸음질쳤다는 시선도 있다.
▲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부상으로 1차 캠프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범석. ⓒ LG 트윈스
박동원의 백업 포수를 놓고 김범석과 이주헌이 경쟁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김범석이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주헌이 우선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의 스타일상 김범석은 몸을 확실하게 다시 만들고 건강을 되찾아야 1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범석의 이탈로 포수 기대주인 박민호 이한림이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하는 반사 이익을 누렸다.
한편 LG 트윈스는 1월 23일 2025년 전지훈련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한다. LG는 "1월 23일부터 2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애리조나 전지훈련에는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탭 18명, 주장 박해민을 비롯한 선수 42명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23일에 귀국하여 24일에 2차 전지훈련을 위하여 오키나와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오지환, 박동원, 임찬규, 백승현, 손주영, 이영빈, 진우영 등 7명의 선수들은 1월 15일에 먼저 출국하여 애리조나에서 자율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LG는 애리조나에서 1차 캠프를 하며 몸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2차로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실전 위주의 캠프를 치르고 귀국할 예정이다. 2023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었던 LG는 정상 탈환을 목표로 여러 가지 과제 풀이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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