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한국은 쓰레기"라더니, 한국인과 같이 뛰면 뭐라 해명할까… 기구한 운명 어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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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힘겨운 26인 로스터 진입 경쟁에 나서는 버치 스미스
▲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배지환은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한화와 정말 잠깐 함께했던 우완 버치 스미스(35)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과 함께 퇴출됐다. 시즌 개막전에서 60구를 던진 뒤 부상을 당해 결국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시즌 전 그를 외국인 에이스로 생각하고 데려온 한화는 날벼락을 맞았다.
부상이 선수의 의지는 아니지만, 한 경기만 던지고 통증을 호소했다는 점에서 한화 팬들이 스미스를 보는 시선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전력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큰 타격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선수를 구하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돈도 많이 날렸다. 스미스도 그런 한화 팬들의 원성에 SNS상에서 "쓰레기 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한화 팬들에게나, 스미스에게나 서로 최악의 이별이었던 그 사건 이후 스미스는 미국으로 돌아가 구직 활동에 나섰다. 2023년은 부상 재활 기간이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러다 2024년 전기를 맞이했다.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스미스는 시즌 초반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되며 감격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뤘다. 이전 스미스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21년이었다.스미스는 마이애미에서 25경기에 나가 29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25로 나름 선전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때로는 1이닝 이상도 던지며 팀 불펜의 가려운 곳을 긁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우승권 팀이었던 볼티모어로 트레이드됐다. 다만 볼티모어에서 25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5.74에 머물면서 재계약 가능성은 떨어졌다. 이 정도 성적은 마이너리그에서 다른 선수들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었다.
그런 스미스는 2025년 시즌에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 간다.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액을 했다. 그리고 피츠버그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스프링트레이닝에 초대권을 받은 마이너리그 계약 선수들을 발표했고, 스미스는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단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자신이 준비한 구위를 보여줄 기회 자체는 얻었다. 최악은 면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피츠버그는 최근 마운드는 어느 정도 리빌딩이 완성되어 가는 상황이다. 폴 스킨스, 미치 켈러, 제러드 존스를 위주로 한 선발 로테이션은 젊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로 채워진다. 불펜도 나름 필승조는 구축되어 있다. 지난해 부진하기는 했지만 마무리 데이비드 베드나가 있고, 콜린 홀더맨이 뒤를 받친다. 이어 데니스 산타나, 카멘 머진스키, 케일럽 퍼거슨까지 자리가 보장되어 있는 불펜 투수들이 있다.
스미스는 이 자리를 꿰뚫고 들어가야 하는데 마이너리그 계약 신분인데다 나이도 많고, 이 선수들에 비해 경쟁력을 보여줬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불리하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 피츠버그 26인 로스터 진입 경쟁에 나선 버치 스미스
물론 홧김에 한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지만, '쓰레기 나라'로 비하했던 한국인 선수와 같은 무대에서 뛸 수도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피츠버그 내야수 배지환(26)이다. 배지환은 40인 로스터에 들어가 있는 선수고, 지난 세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메이저리그 세 시즌 동안 150경기에 나갔다. 당초 주 포지션인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하며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는 부상도 있었고, 경쟁에서도 밀리며 메이저리그에서는 29경기 출전에 그첬다. 타율도 0.189에 머물렀다. 방망이에서 경쟁력이 부족했다. 다만 트리플A 66경기에서 타율 0.342를 기록한 만큼 이미 마이너리그에서는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줬다고 봐야 한다. 팀도 배지환의 능력을 잘 안다. 계기만 한 번 찾아온다면 다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자리를 잡을 확률도 충분하다. 스미스와 배지환은 이처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모두에서 접점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벽을 나란히 뚫을 수 있을지도 올해 피츠버그를 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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