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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조이]'105억 FA' 이래서 과감히 보냈나…16년 기다린 재능, 천재 유격수 후계자 내야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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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두산베어스 창단기념식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신인 박준순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email protected]/2025.01.15/2025 두산베어스 창단기념식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025 신인 박준순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email protected]/2025.01.15/[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허경민(kt 위즈) 이적 소식을 듣고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에 큰 구멍 2개가 생겼다. 먼저 팀의 간판 3루수였던 허경민이 올겨울 kt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허경민은 두산과 4년 전에 4+3년 총액 85억원에 계약하며 원클럽맨으로 남는 듯했으나 4년 65억원 계약이 끝난 뒤 선수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이적을 택했다. kt로 이적하면서 허경민은 FA 몸값을 8년 105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허경민이 이탈한 빈자리가 큰 상황에서 '천재 유격수' 김재호마저 은퇴를 선언했다. 두산은 이 감독 부임 이후 주전 유격수 없이 2시즌을 보냈다. 이 감독은 이유찬, 안재석(군 복무), 박계범, 박준영 등에게 차례로 기회를 주며 새로운 주전 유격수가 되길 원했으나 누구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고, 결국 시즌 중반부터는 김재호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였던 김재호가 유니폼을 벗으면서 진짜 새로운 팀의 간판 유격수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 감독은 오는 24일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떠나기에 앞서 내야 구성에 고민이 많았다. 1루수는 양석환을 그대로 고정하되 주전 2루수였던 강승호를 3루수로 옮기면서 키스톤콤비를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감독은 허경민과 김재호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약해졌다고 판단이 됐다면 내가 보강을 해달라고 구단에 요청을 했을 것이다. 허경민의 자리가 당연히 클 것이다. 그런데 허경민이 이적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다. 넘볼 수 없었던 자리가 하나 비었다.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이 완전히 달라진 눈빛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두산은 시드니 1차 캠프에 내야수 9명을 데려간다. 강승호 양석환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거포 유망주인 김동준은 1루수 백업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고, 박지훈 여동건 오명진 이유찬 임종성 등과 함께 올해 신인 박준순이 기회를 얻었다.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NC전. 7회초 2사 1, 2루 김재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9.23/박준순은 두산이 무려 16년 만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한 내야수로 눈길을 끌었다. 2009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 허경민 이후 처음이었다. 1차지명까지 포함하면 2021년 안재석 이후 4년 만이다. 두산은 전체 6순위로 박준순을 지명했으나 팀 내부적으로는 "야수 전체 1순위, 야수 최대어"로 부르며 프로에서 이른 시일 안에 재능을 꽃피우길 기대하고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박준순을 지명했을 당시 "박준순은 올해 최고의 내야수다. 앞으로 두산 내야의 한 축을 20년 동안은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5툴에 가까운 올해 최고 내야수"라고 치켜세웠다.

박준순은 은퇴한 김재호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52번을 물려받았다. 선수 스스로 과감히 레전드의 뒤를 따르겠다며 선택했다. 앞서 '제2의 김재호'로 불린 유망주 안재석은 2021년 데뷔 시즌부터 유격수로 뛰며 경험치를 쌓았다. 박준순은 유격수와 2루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스프링캠프 동안 눈도장을 잘 찍으면 안재석처럼 곧장 유격수로 뛸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든 것은 박준순의 노력과 증명에 달렸다.

두산은 나이 30대 후반인 허경민과 김재호가 직접 물러나기 전까지 이들을 밀어낼 수 있는 젊은 내야수들이 성장하지 않아 지난해까지 꽤 애를 먹었다. 이번 시드니 캠프에는 박준순을 비롯해 김동준, 박지훈, 여동건, 임종성, 오명진 등 그동안 1군에서 거의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을 대거 데려간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19살 고졸 루키 박준순은 판을 뒤흔들 만한 재능을 입증할 수 있을까.

2025 두산베어스 창단기념식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신인 박준순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email protected]/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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