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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조이]대한체육회장 선거 '대이변'... '탁구 레전드' 유승민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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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IOC 선수위원, '3선 도전'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38표 차이로 꺾어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큰 이변이 일어났다. 유승민 전 IOC 선수위원이 3선 도전에 나선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38표 차이로 꺾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승민 전 IOC 선수위원은 총 1209표 중 417표, 34.5%의 득표율로 379표를 얻은 이기흥 현 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유승민 전 위원은 '모든 체육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내륙 군 지역 체육 현장은 물론, 비인기 종목 현장까지 방문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어차피 체육 대통령은 이기흥'이라는 대세론을 누르고 유승민 전 위원이 당선된 데는 선수와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표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장에서 뛰었던 유승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후보자가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소견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2년 은퇴 이후 유승민 전 IOC 선수위원은 체육 행정가의 길로 들어섰다. 2016년 IOC 선수위원 당선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선수촌장을 역임한 유승민 전 위원은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대한탁구협회장 선거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체육 행정가의 행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유 전 위원은 대한탁구협회장 역임 기간 동안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탁구 종목 세계선수권대회인 부산 탁구 세계선수권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또한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으로서는 '신남방 선수 육성 사업', '드림 프로그램' 등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레거시 사업을 원활히 진행했다.
가시적 성과가 있었던 만큼 정치권에서의 러브콜도 적잖았다. 그렇지만 유 전 위원은 총선을 앞둔 지난해 한 정당에서 보낸 인재 영입을 거절한 바 있다. 유 전 위원은 "나는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고 영입하러 온 사람에게 분명히 말했다"며 "다른 큰 자리에 나설 욕심도 아직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여름 개최된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정부 사이의 갈등이 부각되는 한편, 국가대표 선수단의 해병대 캠프 입소, 대한체육회 사유화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8년 동안 한국 체육을 지배했던 '이기흥 리더십'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그러자 자연스럽게 IOC 선수위원 임기가 마무리되면서 유승민 전 위원이 다음 대한체육회장으로 나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하마평이 돌았다. 올림픽 폐막 이후 장고하던 유승민 전 위원은 9월 대한탁구협회 협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21년 전 '왕하오' 꺾듯... 극적 당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두 손을 들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위기도 있었다. '반 이기흥 연대'를 천명하고 나선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단일화 논의에 나섰지만 합의가 무산됐다. 토론회에서는 단일화 논의에 나섰던 후보끼리의 '네거티브'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 이기흥 연대'의 실패 등 불리한 지형 속 열린 14일 투표에서 유승민 전 위원의 당선 가능성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체 투표인 2244명 중 120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유승민 전 위원이 417표를 얻으며 379표를 얻은 이기흥 회장을 극적으로 따돌린 것. 뒤이어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216표, 강신욱 명예교수가 120표를 얻었다.

동계 아시안 게임 지원, 정부와 관계 회복 과제

유승민 당선인은 오는 28일부터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당장 오는 2월 7일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이 개최되는데, 선거 일정 탓에 체육계 내 관심이 크지 않았기에 지원이 시급하다. 아울러 올해 갑작스럽게 악화된 정부와 체육계의 관계 회복에도 나서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쌓여 왔던 체육계 내부 갈등 해소, 그리고 개혁 사안에 대한 따끔한 처방 역시 필요하다.

유승민 당선인은 당선 인터뷰에서 "아직 누구와 척을 졌던 적이 없다"며 "부드럽게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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