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콘 별실시간 접속자 수
  • 사이트 내 전체검색
  • 아이콘 유저 로그인
벳조이 무료슬롯체험 바로가기
먹튀사이트 제보시 위로금 최대 100,000P 즉시 지급!

벳조이만의 스포츠존!

최신 스포츠 관련 정보를 함께 공유합니다.
벳조이에 다양한 정보를 만나보세요.

[벳조이][김종석의 그라운드] 만리장성 허문 탁구 황제 유승민, 거함 꺾고 스포츠 대통령 등극

컨텐츠 정보
본문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당선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43세 스포츠 대통령이 된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 SNS

2004년 7월 그리스의 여름은 뜨거웠습니다.
 
당시 필자는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이 열린 갈리치홀에서 스물두 살 유승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승부의 열기는 40도까지 치솟던 무더위마저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습니다.
 
필자의 머리에는 유승민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기사가 맴돌았습니다. 네트 넘어 상대 왕하오는 이면 타법의 달인. 왕하오에게는 1승 6패로 절대 열세였으며 그것도 첫 대결에서 이긴 뒤 6연패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승민은 기적 같은 승리를 따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2.7g 공으로 13억을 울렸다’였습니다.

중국 탁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쳐야 뉴스가 될 정도의 세계 최강. 결전을 앞두고 삭발까지 했던 유승민의 송곳 스매싱은 만리장성을 무너뜨렸습니다. 중국의 올림픽 3회 연속 전 종목 우승의 신화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죠.



<사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의 쾌거를 거둔 유승민 당선인. 동아일보 지면 캡쳐.

한국 탁구 선수가 올림픽에서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한 건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16년 만이었습니다. 유승민이 월계관을 쓴 뒤 한국 선수는 20년 동안 노골드에 머물러 있습니다.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 탁구 황제로 등극한 유승민이 40줄에 접어들어 대한민국 스포츠 대통령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아테네올림픽 탁구 결승처럼 대이변을 일으킨 끝에 단 한 장뿐인 영광의 당선증을 받았습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겁니다. 아테네에서 왕하오의 승리가 유력했듯 이번 선거에서는 3선에 도전한 이기흥 현 회장(70)의 연임이 유력해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치 과거 정치판을 강타한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유승민 당선인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1209표 중 417표(34.5%)를 획득해 5명의 경쟁 후보를 모두 따돌렸습니다. 유승민 당선인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 4년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이기흥 후보가 379표를 얻어 38표 차이로 2위가 됐습니다. 이기흥 후보는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에 지난 8년 동안 표밭 관리에 공을 들인 덕분에 정부 차원의 압박과 비리 혐의 등에 따른 사법 리스크에도 무난히 당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반(反) 이기흥을 외치던 후보들이 결국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이기흥 후보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습니다. 이기흥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기흥 후보의 경우는 당선이 돼도 정부에서 인준을 하지 않아 결국 낙마할 것이란 우려가 표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 유승민 후보는 400표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다른 후보들 표까지 많이 잠식했지만, 이기흥 후보는 부동표 확보에도 실패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시 체육회장 출신인 강태선 후보(블랙야크 회장)는 216표를 얻었습니다. 강신욱 후보가 120표, 오주영 후보가 59표, 김용주 후보가 15표를 각각 획득하는 데 그쳤습니다. 무표는 3표였습니다. 선거인단 2244명 가운데 1209명이 참가해 투표율을 53.9%를 기록했습니다.

저조한 투표율이 이기흥 후보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기흥 후보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할 것으로 봤습니다만 오히려 개혁과 변화를 외친 유승민 후보의 투표 참여율이 월등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자신보다 많은 타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양보 권유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명분 없는 단일화를 거절하며 마이웨이를 선택했습니다.


<사진> 유승민 당선인의 선거 운동 모습. 유승민 당선인은 대한체육회 회원단체의 종목을 직접 체험해 보는 동영상을 찍어 화제를 뿌렸다. 개인 SNS

당선 확정 후 유 당선인은 자신의 캠프에서 헌신적으로 일한 탁구 선배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 부회장과 포옹을 나눴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아테네올림픽 결승 직후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유승민 후보는 당시 대표팀 김택수 코치와 뜨겁게 껴안았죠. 
 
유 당선인은 “많은 책임감이 느껴진다. 체육계 현안이 너무 많다”라면서 “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체육인 여러분과 힘을 합했을 때 가능하다. 부족하지만 제가 그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유 당선인은 2016년부터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으로 스포츠 외교관 역할을 맡았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IOC 선수 위원 선거에서도 유 당선인은 승산이 적어 보였습니다. 워낙 인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유 당선인은 하루에 25㎞씩 걸어 다니며 선수촌과 경기장 구석구석을 누볐습니다.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한 그는 전체 23명의 후보 가운데 2위에 올라 최다 득표 4명이 차지하는 IOC 선수 위원에 당선되는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37세였던 2019년부터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아 행정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국내 개최를 기념해 설립된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으로도 일했습니다.
 
유 당선인은 이번에 7대 선거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지방체육회 및 종목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 & 지도자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으로 요약됩니다.
 
유 당선인 앞에 놓인 한국 스포츠는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8년 전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통합된 대한체육회가 출범했지만, 두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부 주도의 승강제도 실효성 논란과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 추락은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는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 구기 종목이 모두 출전조차 못 하는 수모를 떠안았습니다. 
 
학교체육도 심각합니다. 공부하는 운동부를 강조했지만 오히려 운동과 공부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체육활동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교체육 정책은 교육(입시) 정책과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이기흥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문 체육인 출신 체육회장이 다시 등장한 것도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체육회장으로 엘리트 스포츠 선수 출신이 취임하는 것은 38대 김정행 회장(유도) 이후 12년 만입니다. 그만큼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의사 출신인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연세아이미스템의원 대표 원장)은 “유승민 후보의 진정성 있는 선거 운동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새로움을 만들어 줄 젊은 회장을 기대한다”라고 덕담을 했습니다.
 
다만 극단적인 세대교체나 편 가르기로 갈등을 유발한다면 한국 스포츠는 더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주원홍 회장은 “유승민 당선인을 도왔던 캠프에서도 당선에 도취해선 안 될 일이며 자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유승민 당선인은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60%가 넘는 선거인단의 선택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는 “변화를 향한 체육인들의 열망에 몸이 부서지라 열심히 뛰겠다”라고 당선 일성을 밝혔습니다. 우문현답이라고 했던가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합니다. 유승민 당선인은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리고 누구보다 많이 발품을 팔며 탁구 선수로도 스포츠 행정가로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그의 말마따나 진정성과 순수한 마음으로 비정상이 일상화된 한국 스포츠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를 바랄 뿐입니다. 일부 특정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돌아갈 때 오히려 목표 달성은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유승민 당선인의 취미 가운데 하나는 골프다. 개인 SNS,

사족 한가지입니다. 골프가 취미인 유 당선인은 10년 남짓 짧은 골프 구력에도 평생 한 번 하기 힘들다는 홀인원을 낚은 데 이어 이듬해 앨버트로스(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까지도 했습니다. 홀인원(확률 1만2000분의 1)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고 합니다. 그 확률이 200만분의 1로 홀인원보다 훨씬 어렵다는 앨버트로스까지 잡았으니 도대체 몇 년 동안 운수 대통일까요. 참고로 앨버트로스는 2022년 6월에 했다고 하니 아직 유효기간은 충분해 보입니다. 훈련을 열심히 할수록 운이 더 따른다고 하지 않습디까.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기사제보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보증업체 off보증업체 스포츠존 on스포츠존 홈 off 토토존 off토토존 로그인 off로그인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