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k1.live] "근육과 무릎이 버텨주지 못했다" 구자철이 축구화를 벗은 이유
본문
[포포투=정지훈(신문로)]
"제 근육과 무릎이 버텨주지 못했다." 약 18년의 현역 생활 동안 유럽과 국내를 오갔던 구자철이 결정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이유는 분명했다.
대한민국 축구의 '레전드' 구자철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구자철은 "은퇴를 한다고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하면서 홀가분한 마음도 있었고, 한국 축구를 위해 또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책임감을 더 갖게 되는 것 같다"며 짤막하게 소감을 전했다.
구자철은 축구화를 벗지만 제주의 유니폼을 벗지는 않는다. 현역 은퇴한 구자철은 제주 유스 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명함을 받았고, 자신의 경험을 제주 유스 선수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이에 대해 구자철은 "은퇴를 수년 전부터 생각하며 준비를 해왔다. 한국 축구를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전해주고 싶었고, 역할을 하고 싶었다. 독일에 있을 때, 구단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유소년 축구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겠지만 매듭을 지을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자철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2007년 제주 SK에서 프로 데뷔해 2011년까지 활약하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2010년에는 K리그1 베스트11과 도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A매치에 데뷔해 본격적으로 국가대표로 뛰었고, 2011년 아시안컵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으며 당시 대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주장을 맡으며 동메달 신화를 쓰기도 했다.
한국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평가받은 구자철은 2011년 볼프스부르크의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이후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 유럽 무대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19년에는 알 가라파로 이적해 2022년까지 중동 무대에서 생활하다가 2022년 친정팀인 제주로 돌아오며 자신이 한 약속을 지켰다. 비록 제주 복귀 이후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은퇴 전에 K리그와 제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구자철이 현역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몸 상태. 약 18년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유럽과 국내를 오갔던 구자철은 선배인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구자철은 "제 근육과 무릎이 버텨주지 못했다. 예전이라면 어느 정도 회복력이 있어야 했는데, 유독 한국에 들어와서 그 회복기간이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 걸렸다. 계속 반복이었다. 은퇴를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미련 없이 축구화를 벗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제 꿈은 저를 발굴해준 제주로 돌아와 은퇴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감사하다. 최종 꿈은 아직은 가슴속에 간직하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구자철은 "저보다는 가족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만들어준 아버지에게 감사하다. 제가 결혼을 일찍 했는데, 아내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독일에 있을 때, 첫째를 낳았는데, 제가 대표팀 경기를 위해 10일씩 자리를 비우면 혼자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정말 감사하다. 남자는 가족이 생기면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