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다저스맨' 김혜성 이렇게 절박하다니, 귀국행 비행기 티켓 없다… 14일 출국, 10개월 뒤 웃으며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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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김혜성은 14일 미국으로 출국해 입단식 및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곽혜미 기자
▲ 김혜성은 올 시즌 다저스의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LA 다저스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와 계약하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도전의 출발 자격을 얻은 김혜성(26·LA 다저스)이 일찌감치 출국해 미국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한다. 계약 이후 조금은 기분을 내 볼 법도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태평양을 건너는 김혜성은 적어도 10월까지는 한국에 돌아오지 않는다.
김혜성의 원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이 14일 출국한다고 공지했다. 김혜성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최종 목적지는 팀의 스프링트레이닝 훈련 시설이 있는 피닉스다. 보통은 항공편수가 많은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LA 지역의 큰 산불 여파인지 시애틀을 경유해 피닉스로 향한다.
김혜성은 지난 1월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계약이 확정됐다. 다만 아직 최종적으로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김혜성은 11월 말에 출국해 12월 중순까지 미국에 머물다 귀국했다. 계약이 틀어진 게 아니라 병역특례요원 신분상 해외 체류 기간을 더 늘리기 어려워 미리 예정했던 귀국 일정이다. 다만 그 이후 계약이 확정된 까닭에 신체검사 최종 일정이 남아있고,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입단식도 해야 한다.
신체검사에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미국에 체류하던 기간 동안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도 이미 그 정보를 입수해 알고 있기에 계약을 선언할 수 있었다. 이제 '공식적인' 다저스맨이 되는 일만 남은 셈이다.보통 메이저리그에 가는 한국인 선수들은 계약을 전후해 출국하고, 계약과 함께 입단식을 한 뒤 한국에 돌아온다. 한국에서 마지막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미국 취업비자를 획득하고, 그 절차가 마무리되면 스프링트레이닝에 조금 앞서 미국으로 떠나는 게 일반적인 루틴이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번에 출국하면 시즌 끝까지 한국에 돌아오지 않는다. 아예 1년치 짐을 다 싼 것이다. 김혜성은 입단식 이후 귀국하지 않고 그대로 훈련에 매진할 전망이다. 아직 다저스의 스프링트레이닝 시작까지는 한 달 정도가 남아있다. 하지만 한국을 오가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고려할 때 그냥 미국에 남아 훈련을 이어 가고 현지 생활에 적응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하루 앞서 출국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은 소속팀 키움의 허락을 받아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왔다.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혜성의 능력에 주목해왔고, 이런 분위기를 충분히 읽은 김혜성 측도 꿈을 키워왔다. 시즌을 앞두고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 등 대형 스타들을 대리하는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하고 1년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절차를 시작한 김혜성은 포스팅 마감 당일까지 계약을 확정하지 않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많은 이들이 계약 규모와 소속팀에 주목했던 가운데, 최종 승자는 김혜성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함은 물론, 김혜성의 선망 팀이었던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의 뒤를 이어 내·외야를 모두 오갈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원하고 있었고 오랜 기간 김혜성의 운동 능력과 수비 활용성을 점찍은 끝에 최후 승자가 됐다.
▲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팀의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큰 기대를 모은다. ⓒ곽혜미 기자
▲ 김혜성은 출국 후 귀국 일정 없이 현지에서 시즌 대장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곽혜미 기자
다저스는 김혜성과 3+2년 총액 2200만 달러를 제안해 사인을 받아냈다. 보장 금액은 3년간 1250만 달러다. 김혜성은 계약과 함께 우리 식으로는 계약금인 사이닝 보너스 100만 달러를 받는다. 2025년 연봉은 25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은 각각 375만 달러를 수령한다. 그리고 2028년 시즌을 앞두고 구단이 +2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으로 150만 달러를 받는다. 이것을 모두 합치면 설사 2년 옵션이 없다 해도 1250만 달러 보장이다.
반대로 다저스가 2년 옵션을 실행하면 바이아웃 150만 달러는 사라지고, 대신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500만 달러씩의 연봉을 받고 팀에 남는다. 상호 옵션이 아닌 구단 옵션이라 다저스의 필요에 의해 실행되면 김혜성은 이를 따라야 한다. 2028년과 2029년은 첫 3년에는 없는 타석 수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다. 매년 500타석을 넘기면 50만 달러씩 총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가 걸려 있다. 김혜성이 5년 계약을 완주하고 인센티브까지 모두 다 따낸다면 최대 2200만 달러가 된다.
현지에서는 팀 내 포지션이 다소 중복되는 김혜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관심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이미 주전 2루수로 개빈 럭스를 공언한 상황이었고, 토미 에드먼과 크리스 테일러라는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김혜성이 이들보다 나은 것은 주력밖에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을 영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에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김혜성을 위한 판을 깔아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김혜성은 현재 개막 2루수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대가 크다. 다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개막 26인 로스터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만약 김혜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다저스는 에드먼을 내야로 불러들이고 외야수 한 명을 로스터에 더 넣을 수도 있다.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김혜성으로서는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시즌 시작을 마이너리그에서 하면 시즌 내내 승격 경쟁을 해야 한다. 다저스의 두꺼운 로스터에서 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기 전 한 달 전에 미국으로 향하고, 귀국 일정 없이 계속 미국에 있다는 것은 김혜성도 그런 '초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갈 확률이 굉장히 높은 팀이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팀에서 꾸준히 생존한다면, 귀국은 11월이나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혜성이 웃으며 돌아올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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