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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조이]'3연승 주역' 이한비, 페퍼 '삼각편대'의 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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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12일 현대건설전 20득점22디그로 맹활약, 페퍼 창단 첫 3연승후반기에 처음으로 한 경기 승점 3점을 가져간 팀은 '막내' 페처저축은행이었다.

장소연 감독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1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13-25,25-19,26-24)로 승리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구단 역대 최다승과 최다승점, 후반기 첫 경기에서 구단 최초 승점 20점을 돌파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현대건설을 꺾고 창단 후 첫 3연승을 기록했다(8승12패).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가 33.77%의 점유율과 44.23%의 성공률로 24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블로킹 3개를 기록한 박정아와 서브득점 4개를 기록한 장위가 나란히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의 청단 멤버로 지난 3시즌 동안 팀의 흑역사를 몸소 경험했던 이한비는 43.59%의 성공률로 20득점을 올리며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첫 3연승을 견인했다.

페퍼 신생 구단 특별 지명의 유일한 생존자

 이한비는 2021년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팀의 암흑기를 견뎌왔다.
ⓒ 한국배구연맹

KBO리그와 마찬가지로 V리그에서도 신생 구단이 창단하면 신생 구단이 기존 구단으로부터 보호 선수 9명을 제외한 선수 1명을 지명할 수 있는 '신생 구단 특별 지명'이 진행된다.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2011년 팀을 창단하면서 국가대표 출신의 이효희(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코치)와 박경낭을 비롯해 5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그 중 이효희는 2012-2013 시즌 기업은행의 첫 우승을 이끈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2021년5월 신생 구단 특별 지명을 통해 현대건설을 제외한 5개 구단으로부터 5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이 지명한 선수들은 10년 전 기업은행과는 성격이 크게 달랐다.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 김형실 감독은 젊고 패기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기조 아래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베테랑 선수 대신 만25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을 지명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이 신생 구단 특별 지명으로 선택했던 5명의 선수 중 현재까지 페퍼저축은행에 남아있는 선수는 단 1명 뿐이다. 기업은행으로부터 지명했던 최가은(GS칼텍스 KIXX)은 이적 후 꾸준히 기회를 얻으면서 2022-2023 시즌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3년5월 트레이드를 통해 도로공사로 이적한 최가은은 작년 4월 강소휘(도로공사)의 보상선수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1980년대 한국 여자 배구를 대표했던 거포 지경희의 조카이자 2016-2017 시즌 신인왕 출신의 아웃사이드히터 지민경도 페퍼저축은행에서 끝내 재능을 꽃 피우지 못했다.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시절부터 부상이 잦았던 지민경은 페퍼저축은행 이적 후에도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23경기에서 단 10득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결국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팀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이 밖에 창단 첫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올스타전까지 출전했던 이현 세터는 페퍼저축은행이 이고은 세터(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영입하면서 입지가 크게 줄었다가 2023년 4월 방출됐다. 미들블로커 유망주였던 최민지(정관장 매니저)는 이적 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현재 프런트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 험난한 방출과 이적의 바람에도 이한비는 꿋꿋하게 페퍼저축은행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진 극복하고 박정아와 '토종 쌍포'로 맹활약

 이한비는 페퍼저축은행이 3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경기당 평균 19.67득점을 기록했다.
ⓒ 한국배구연맹

원곡고 시절 강소휘와 함께 팀을 이끌었던 이한비는 2015-2016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이한비는 파워가 좋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박미희 감독(KBS N 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재영이라는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에게 밀려 좀처럼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특히 김연경이 합류한 2020-2021 시즌에는 정규리그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렇게 입지가 좁아지던 이한비에게 2021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페퍼저축은행으로의 이적은 아주 좋은 기회였다. 창단 첫 시즌 31경기에서 262득점을 기록한 이한비는 2022-2023 시즌 34.4%의 공격성공률과 39.23%의 리시브 효율로 439득점을 올리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페퍼저축은행과 3년 총액 10억6000만원에 FA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아의 합류로 팬들의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커졌던 지난 시즌 이한비는 35경기에서 31.57%의 성공률로 263득점을 기록하며 성적이 뚝 떨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6월 기본기가 좋은 아웃사이드히터 이예림을 영입했고 프로 4년 차를 맞는 박은서 역시 호시탐탐 이한비의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한비는 이번 시즌 주전 자리가 위태로웠던 위기의 순간에 재도약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이 치른 20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는 이한비는 36.33%의 성공률로 2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연승을 거둔 지난 2경기에서 39득점을 기록한 이한비는 12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20득점을 올리며 3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이한비는 42.53%의 리시브 점유율을 책임졌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2개의 디그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사실 이한비는 2022-2023 시즌 39.23%까지 끌어올렸던 리시브 효율이 지난 시즌 27.77%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 시즌엔 19.7%로 더 하락했다. 대신 28.79%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박정아에게 집중되는 목적타 서브를 상당 부분 나눠서 받고 있고 득점에서도 국내 선수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이 정도의 활약이라면 이번 시즌 박정아,테일러와 함께 페퍼저축은행의 '삼각편대'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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