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오타니와 동급 대우를 받다니… 그렇게 대단한 재능인가, '슈퍼갑'의 최종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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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팀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사키 로키는 1월 16일을 전후해 자신의 소속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 뉴욕의 두 팀(양키스ㆍ메츠),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사사키의 유력한 행선지로 뽑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너도나도 그의 앞에 와 "우리 팀을 선택해 달라"고 프리젠테이션을 열었다. 심지어 구단의 전·현직 간판 스타를 대동한 팀들도 있었다. 오타니에게 최대한 잘 보이기 위한 조치였다.
오타니의 특이한 신분과 연관이 있었다. 오타니는 일본에서 뛰던 당시의 소속팀인 니혼햄의 허가를 얻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여기까지는 여러 일본 선수들의 전례가 있으니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당시 오타니의 나이가 만 26세 생일 전이었다는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었던 오타니는 규정에 따라 국제 아마추어 신분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했다.
국제 선수 계약은 각 구단이 지닌 보너스 풀 한도에서 진행해야 한다. 팀 성적과 여러 규정, 보너스 풀 거래에 따라 구단마다 다르기는 했지만 당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팀이라고 해봐여 600만 달러 안팎이었다. 오타니는 돈을 많이 받아봐야 600만 달러였고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을 감수해야 했다. 오타니도 이를 알고 있었다. 돈보다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적응을 돕고, 최적의 환경을 가진 팀을 찾았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보니 스몰마켓 팀들도 이론적으로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대급 영입전이 벌어졌던 게 당시의 일이었다. 구단들은 프리젠테이션 일정을 잡아 오타니에게 최대한 자신의 팀을 유리하게 홍보하려고 했다. 그런 가운데 오타니는 결국 LA 에인절스의 손을 잡으며 기나긴 계약 과정을 마무리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어떻게 그 약속을 지킬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마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비슷한 일이 2025년 1월에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이후 소속팀 지바 롯데로부터 포스팅 승낙을 받은 우완 사사키 로키(24)가 그 주인공이다. 사사키는 오타니보다 더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역시 국제 아마추어 계약 대상자다. 대표팀 선배인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처럼 만 26세 이후 시장에 나왔다면 총액 2~3억 달러 계약이 유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단돈 보너스 풀 몇 백만 달러에 영입할 수 있고, 연봉 조정에 들어가기 전 최소 3년은 최저 연봉 근처에 쓸 수 있으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비록 부상 경력,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전력이 걸리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천천히 육성해도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속 160㎞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확실한 결정구, 그리고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사사키가 당장 우승권 팀의 3선발, 하위권 팀은 원투펀치 몫을 해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영입전이 타오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팀들이 사사키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섰고, 각자 프리젠테이션을 끝냈다. 현재 유력 행선지로 거론되는 팀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 뉴욕의 두 팀(양키스·메츠),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다. 사사키는 이미 계약에 있어 구단 마켓 크기나 돈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못을 박은 상태다. 공교롭게도 영입을 원하는 팀들에 일본인 선수가 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부담스러운지 오타니 때와는 다르게 "선수는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 2025년 보너스 풀이 514만6200달러로 타 팀에 비해 적은 편인 LA 다저스는 구두 계약을 했던 두 명의 유망주와 계약을 파기할 정도로 사사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 FA 시장에 나왔다면 총액 2~3억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재능으로 뽑히는 사사키를 두고 보너스 풀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 연합뉴스
각 구단들은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수 있는 다양한 그들만의 생각을 어필했을 가능성이 크다. 6년의 시간을 두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을 창의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거주 조건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는 점 또한 유력한 원인으로 뽑힌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 풀은 1월 15일(한국시간 16일) 초기화되고, 사사키도 초기화 이후 계약에 나설 전망이다. 포스팅 기간이 45일로 정해져 있어 너무 끌 수는 없다. 사실 이 정도 만났다면 원하는 팀을 결정했을 수도 있고, 적어도 최종적으로 2~3팀을 압축하는 단계까지는 갔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주 내에는 사사키가 최종 목적지를 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구단들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다.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는 경우도 있다. LA 다저스는 애당초 유격수 유망주인 대럴 모렐, 외야 유망주인 올랜도 파티뇨와 구두로 계약을 한 상황이었다. 규정상 13살이나 14살 선수와 계약할 수는 없기에 미리 구두로 계약하고 추후 계약이 가능한 나이에 사인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두 선수와 계약을 파기했다. 모렐은 110만 달러, 파티뇨는 40만 달러를 주기로 했는데 사사키에게 줄 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40만 달러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저스는 2025년 보너스 풀이 514만6200달러로 타 팀에 비해 적은 편이다.
돈 20~30만 달러 차이가 사사키에게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돈으로도 대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 팀에 밀리지 않으려는 다저스의 속셈이 보인다는 평가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는 다저스조차도 이렇게 공을 들인다. 이번 오프시즌 유독 조용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사키의 경기를 매번 따라다니며 일찌감치 관심을 드러낸 뉴욕 양키스 등도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사키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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