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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없으니까 힘들어?" SD 벌써 공백 느낀다, 악마의 에이전트 FA 전략 어떻게 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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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
▲ 김하성(왼쪽)과 잰더 보가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 김하성 없이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게 힘든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7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받은 질문이다. 보가츠는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한 시즌을 보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마이크 실트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2루수로 밀려나야 했다. 실트 감독은 지난해 2루수로 뛰었던 김하성을 다시 주전 유격수로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 보가츠는 겸허히 팀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2루수로 옮겼는데, 시즌 막바지 김하성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다시 유격수 중책을 맡게 됐다.

샌디에이고는 벌써 김하성의 공백을 느끼고 있다. 보가츠는 취재진의 질문에 "힘들다. 어깨 부상은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김하성이 필요한 것들을 이뤄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계약 상황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그는 분명 훌륭한 동료고, 내가 내야에서 뛸 때 내 일이 수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료라고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김하성은 그에게 오는 타구나 그의 근처에 오는 타구는 수많은 타구를 매번 다 잡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포스트시즌에 맞춰서라도 건강하게 돌아오길 원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훈련 시설이 있는 애리조나에 머물면서 마이너리그 경기를 치렀는데, 송구에 자꾸 문제가 있어 메이저리그 경기를 뛸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구단은 김하성이 어깨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하성은 수술 결정 당시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 모든 것을 다해서라도 팀에 도움을 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내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나도 그 일부가 될 수 있었는데 정말 답답하고 실망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답답한 몸 상태와 별개로 김하성은 예비 FA로서 겨울 대비를 시작했다. 김하성은 지난 5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악마의 에이전트'로 유명한 스캇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보라스코퍼레이션은 류현진(현 한화), 추신수(현 SSG) 등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한국인 선수들은 물론이고,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계약도 이끌어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하성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는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와 김하성.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케빈 에이시 기자는 김하성이 보라스와 손을 잡은 이유를 분석하면서 "김하성에게는 2025년 샌디에이고와 상호 옵션이 있는데, 아마 김하성이 거절할 것 같다. 어깨 수술로 인한 공백에도 김하성은 FA 시장에 나서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액 2800만 달러(약 376억원)에 계약했다. 4년이 흐른 지금은 샌디에이고가 헐값에 계약했단 말이 나올 정도로 김하성은 빅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540경기,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78도루, 200타점, 229득점, OPS 0.706을 기록했다. 타격은 조금 아쉬움이 있었어도 수비는 아쉬운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김하성은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몸값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김하성이 다치기 전까지 올 시즌 유격수 FA 대어 가운데 하나로 분류했다. 최대어는 밀어키 브루어스의 윌리 아다메스가 꼽혔고, 김하성은 2순위로 평가받았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김하성이 최소 1억 달러(약 1344억원)에서 2억 달러(약 2689억원) 사이 규모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바라봤다.

김하성은 어깨 수술 변수가 생기면서 FA 전략을 더 잘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7일 '김하성의 어깨 수술이 걸림돌이 된다면, 과거 다른 보라스의 고객들이 그랬던 것처럼 높은 연봉으로 단기 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사실상 FA 재수 전략이다. 일단 FA 시장에 나와서 샌디에이고와 2025년 상호 옵션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고, 추후 더 큰 계약을 노리면 된다는 뜻이다.

김하성은 그라운드에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샌디에이고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내내 더그아웃을 함께 지키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샌디에이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 김하성의 겨울은 과연 4년 전보다 더 따뜻할 수 있을까.

▲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로는 첫 골드글러브 수상이라는 대업을 쌓은 김하성이지만, 시즌 막판 어깨 부상은 2년 연속 수상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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