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조이]허웅, 최준용 없어도 승리한 KCC의 비결 : ‘호랑이’ 이승현의 매치업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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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유석주 인터넷기자] 유의미한 결과는 결코 행운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부산 KCC는 9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93-68로 승리했다. 대승으로 5연패를 끊어낸 KCC는 새해 첫 승리를 챙김과 동시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KCC의 승리가 극적이었던 이유는 주전 네 명이 전부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이다. KCC는 허웅(종아리)을 비롯해 최준용(발바닥), 송교창(무릎), 정창영(무릎)이 모두 코트를 나서지 못했다. 반면 소노는 이정현과 이근준 등 핵심 자원들이 복귀하며 KCC를 상대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팀의 베테랑이자 버팀목, ‘두목 호랑이’ 이승현의 퍼포먼스가 모든 걸 바꿨다.
이날 KCC의 공격 패턴은 매우 단순 명확했다. 이승현에게 사냥터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승현이 선호하는 베이스라인-코너 부근의 지역에서 공을 잡고 공격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전술을 설정했다. 덕분에 페인트 존에서 편하게 자리 잡은 이승현은 자신을 홀로 맞이한 사냥감을 마음껏 공략하며 소노의 인사이드를 헤집어 놓았다.
선발로 이름을 올린 캘빈 에피스톨라, 김동현과 이근휘는 이승현이 공을 잡은 위치의 반대쪽에 최대한 머무르며 해당 지역으로부터 파생되는 3점 슛 & 드리블 돌파 기회를 노렸다. 심지어 외국 선수 리온 윌리엄스까지 자유투 라인 부근에 위치시키며 이승현에게 최대한 넓은 공간을 제공하려 했다. 이는 NBA 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에이스 조엘 엠비드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대형이기도 하다. 공격력이 뛰어난 센터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간단하지만 개인의 역량에 팀 공격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상당히 위험한 전술이다.
그러나 KCC의 선택은 100% 적중했다. 이승현은 3점 슛 한 방 포함 1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센터지만 메인 핸들러와 같은 수준의 영향력을 끼쳤다. 매치업 상대였던 임동섭, 이근준은 이승현을 홀로 막기 어려워했고, 소노가 도움 수비를 시도할 때마다 KCC는 이승현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볼 흐름을 선보이며 16개의 3점 슛을 62%로 집어넣는 정교함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3점 슛 6개 포함 22점을 터뜨린 이근휘, 자유투 라인 부근 풀업 점퍼를 자주 시도하며 18점을 집어넣은 윌리엄스가 ‘이승현의 사냥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상대의 유기적인 공격에 허물어진 소노의 수비 대형은 좀처럼 복구되지 않았고, 경기는 3쿼터부터 일찍이 가비지 타임으로 흘러갔다.
높은 전술 이해도, 다재다능함과 긴 슛 거리까지. 핵심 자원들이 전부 자리를 비웠음에도 이승현과 함께 굳건히 버틴 KCC는 2025년 첫 번째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제 KCC는 오는 11일, 또다시 고양에서 소노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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