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조상우 트레이드 결심, '미국 제보'가 확신 더했다? "몸에 자신 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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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KIA와 키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조상우. ⓒ곽혜미 기자
▲ KIA는 조상우를 위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2장과 현금 10억 원을 투자했을 정도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19일 키움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조상우(30)를 받는 대신, 2026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두 장(1라운드·4라운드)과 현금 10억 원을 키움으로 보냈다. 불펜에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KIA, 미래 전력을 그리고 있는 키움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상우는 2024년 시즌 중반에도 KIA 트레이드설이 나돌았던 선수다. 다만 KIA는 당시 여러 고려 끝에 조상우 트레이드에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은 그렇게 끝났다. 올해 성적과 별개로 구속이 떨어지고 피안타율이 높았던 조상우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는 한다. 하지만 실전에서 검증이 된 건 없다. 결국 장현식(LG)의 이적으로 불펜 공백이 생긴 KIA가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승부수를 걸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지배적으로 흘러 나온다.
조상우 영입은 장현식의 이탈과 무관하지 않다. 심재학 KIA 단장은 트레이드 후 올해 80이닝 가깝게 던진 투수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기존 불펜 뎁스가 나쁘지 않고, 내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젊은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장현식의 공백을 오롯이 메워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장 책임자인 이범호 감독과 불펜 보강을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고, 다시 조상우의 이름이 테이블에 올려졌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트레이드 논의가 이뤄진 것은 일주일 남짓이다. 지난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시 심재학 단장과 고형욱 키움 단장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고, KIA는 이 자리에서 키움이 조상우 트레이드에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안하기에 따라 지금 당장 데려올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생겼다. 스카우트 팀, 데이터 팀 등 프런트가 머리를 맞댄 가운데 지금이 조상우를 데려올 수 있는 적기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2024년 시즌 우승팀인 KIA는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 순번을 가지고 있다. 스카우트 팀이 지금까지 관찰한 것으로 봤을 때 조상우라면 10순위 지명권은 보낼 만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트레이드는 조상우의 정상적인 회복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다. 2024년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사실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대목이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조상우는 2024년 팀 전력에 합류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적이 있는 국가대표팀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올해 44경기에서 39⅔이닝을 던진 가운데 피안타율은 0.272,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51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시속 150㎞ 이상을 펑펑 던지던 예전의 그 압도감이 아니었다. 갈수록 구속이 오르기는 했지만 초반에는 150㎞가 나오지 않는 경기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시즌 중반에는 어깨 쪽이 좋지 않아 개점 휴업하는 날도 많았다. 시즌 막판 통증은 많이 회복된 상황이었지만 정작 그대로 시즌이 끝나 뭔가를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다고 KIA가 키움 몰래 신체검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데이터 팀이 조상우를 놓고 연구를 많이 한 것도 이 지점으로 풀이된다. 시즌 전체를 보고 조상우의 컨디션 추세를 파악하고, 2025년 반등 가능성이 얼마인지를 파악해야 했다. 소속팀 선수가 아니라 이를 분석하기 더 어려웠다.
그때 KIA의 마음을 흔든 하나의 제보(?)가 있었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들려온 이야기였다. KIA는 근래 들어 소속팀 선수들을 미국의 훈련 아카데미에 보내며 선진 문물을 흡수하고 있다. 여기서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네트워크도 적잖게 쌓였다. 그런 상황에서 KIA는 최근 미국 한 아카데미 관계자로부터 "한국 선수가 이번 오프시즌에 우리 아카데미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지 더 알아보니 "조상우라는 선수"라는 답이 돌아왔다. KIA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게 있는 순간이었다.
▲ KIA는 조상우의 몸 상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선수도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곽혜미 기자
해당 아카데미는 체계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구속 증강에 일가견이 있는 유명 트레이닝 센터다.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이 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적절한 투구폼을 찾으면서 구속을 끌어올렸다. 구속을 올리는 데 왕도가 있다기보다는 신체 개조와 훈련 방식의 변화를 통해 그 기반을 만들어주는 아카데미다. 자연히 훈련 강도가 높다. 해당 아카데미에 다녀온 선수들은 "지옥 훈련이라고 해서 하루 종일 훈련을 하는 게 아니다. 휴식도 굉장히 잘 챙겨준다. 다만 훈련을 할 때는 강도가 엄청나게 높다"고 입을 모은다.
몸이 뒷받침이 안 되면 사실 갈 곳이 못 된다. 재활을 목표로 가는 시설이 아니다. KIA는 여기서 조상우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어깨 통증에서 상당 부분 회복됐음을 직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스로 가기 힘든 곳이다"면서 "어떻게 하다 보니 또 그런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구단의 판단에 하나의 확신을 더하는 에피소드였다.
조상우도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깨 통증은 이미 회복됐고, 정상적으로 2025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으로도 2025년 시즌을 잘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만큼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심 단장은 "(트레이드 이후) 통화를 했을 때도 '몸에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라고 하더라. 몸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대를 걸었다. 정상적인 컨디션의 조상우야 KBO리그 최고의 구위를 가진 선수다. 구위파 선수들이 많은 KIA 불펜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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