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6)의 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자 파르한 자이디 야구 운영 사장을 경질했다. 그의 후임은 샌프란시스코 레전드 선수였던 버스터 포지(37)다. 자이디 사장 주도로 영입한 이정후이기에 내년 시즌 복귀할 이정후의 입지가 달라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버스터 포지. AP연합뉴스 |
샌프란시스코는 1일(이하 한국시간) 파르한 자이디 야구 운영 사장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버스터 포지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보좌로 메이저리그 프런트 커리어를 시작한 자이디는 201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9년 샌프란시스코의 야구 운영 사장으로 취임해 구단 운영을 총괄해 이끌었다. 자이디의 샌프란시스코 사장으로서의 커리어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2019년부터 올 시즌까지 6시즌 동안 453승417패로 5할 승률은 넘겼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2021년 딱 한 차례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107승55패를 거두며 2012년 이후 9년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3년부터 이어져온 다저스의 서부지구 우승 독주를 막아낸 성과였다. 아울러 107승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신기록이었다. 그러나 202년부터 샌프란시스코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다저스) 영입전에서 다저스에게 패배했고,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영입전에도 뛰어들었으나 물을 먹었다. 슈퍼스타급 대어들이 샌프란시스코행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이적 시장에서 실리적인, 나쁘게 말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실력도 그럭저럭인 선수들만 영입해 팀을 꾸렸다가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자이디의 경질로 이정후의 입지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자이디는 지난해 12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출신인 이정후에게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3000만달러의 거액을 안겼다. 그러나 이정후는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2홈런 8타점 OPS 0.641로 부진했고, 지난 5월 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 펜스와 부딪혀 어깨 부상을 입어 시즌아웃됐다. 자이디는 이정후 외에도 올 시즌을 앞두고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인 좌완 블레이크 스넬과 공수겸장의 3루수 맷 채프먼을 영입하는 등 FA 시장에서 3억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 금액 대비 팀을 획기적으로 바꿔낼만한 선수들은 아니었고, 결국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자이디 후임으로 사장에 취임한 포지는 샌프란시스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구단 역사를 상징하는 포수로 꼽힌다.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은 받은 후 이듬해 곧바로 빅리그 무대를 밟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의 포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1500안타, 158홈런, 663득점, 729타점, OPS 0.831의 발자취를 남겼다. 2012시즌에는 타율 0.336, 24홈런, 103타점, OPS 0.957로 엄청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해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포지는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2021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포지는 은퇴 후 샌프란시스코 구단 주주로 참여했다. 3루수 맷 채프먼의 연장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37세에 불과한 포지는 프런트 업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레그 존슨 구단주는 "포지는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라며 "밥 멜빈 감독과 협력해 우리 팀을 우승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