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와 KT의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가 열린 8일 수원 KT위즈파크. 지난 5일 1차전을 내준 LG는 6일 2차전에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인한 자멸과 선발 임찬규의 5.1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7-2 승리를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이날 선발 매치업은 KT 벤자민 대 LG 최원태. 이름값과 상대전 성적을 보면 LG가 다소 열세가 예상되는 경기다. 2022시즌부터 KBO리그에서 뛴 벤자민은 퉁산 LG전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의 극강의 모습을 보인 대표적인 ‘LG 킬러’다. 반면 최원태는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0.1이닝 만에 넉점을 내주고 조기강판 당하는 등 그간 가을야구만 되면 평소보다 훨씬 부진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이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무려 11.17에 달한다. LG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무너졌을 때를 대비한 플랜B가 있느냐’는 질문에 “왠지 (최)원태가 잘 던질 것 같다. 아니 잘 던질 때가 됐다”라고 웃으며 말한 뒤 “원태도 긁히기만 하면 6~7이닝은 쉽게 던져줄 수 있는 투수다. 오늘이 원태가 긁히는 날이길 바라는 게 첫 번째다. 그런 날이 하루는 오지 않을까. 그렇지 않았을 때는 (손)주영이를 바로 붙여서 간다. 길게 던지기보다는 2~3이닝을 던지면 훨씬 강한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KT와의 올 시즌 맞대결에선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규시즌과는 모든 요건이 다르기에 뒤를 잘 커버해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투수진 운용 계획을 살짝 공개했다.
염 감독은 3차전 타순을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지명 타자)∼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로 짰다. 박동원이 5번으로 한 단계 올라온 게 눈에 띄는 라인업이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상대가 좌완인 벤자민이라 강한 타자들이 몰려있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동원이를 올렸다. 1∼5번 타자가 해결해야 한다. 부수적으로 6∼9번 타자가 4번의 찬스에서 한 번만 만들어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에 왔으니 ‘빅볼’이 좀 되어야 하지 않겠나. 홈에서는 뛰는 야구, 원정에서는 빅볼 야구가 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 팀에는 언제든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들이 5~6명은 된다. 빅볼 야구가 된다면 잘 풀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1,2차전에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필승조 역할을 톡톡히 해낸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3차전 등판 가능성에 대해 ‘1%’라고 언급했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어차피 4,5차전까지 있기 때문에 오늘 어설프게 잘못 써버리면 4,5차전이 어려워진다. 오늘 한 경기를 이기면 끝이 아니고, 시리즈 전체에서 3승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에르난데스의 활용을 99%는 참을 것”이라고 말했다. ‘1%는 어떤 상황이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만약 연장을 가서 한 타이밍만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에르난데스에게 등판 여부를 물어보겠다. 그런 상황이 올 확률이 1%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결국 LG의 3차전 성패는 벤자민을 공략하느냐에 달렸다. 염 감독은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더 기대된다. 벤자민의 구위도 좀 떨어졌고, 우리 타자들도 벤자민에 대해 더 적응한 상황이다. 5회 이전에 리드하는 팀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선취점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래서 오늘 1회에 (홍)창기가 출루한다면 바로 번트 사인을 낼 수 있다. 앤드런이나 버스터도 있지만, 번트 확률이 제일 높을 것”이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